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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족 이야기 O: 문과 급제자와 내부 '명문(!?)'
문과 급제를 통해 본 반남박씨 내부 '명문(!?)'
반남박씨는 조선시대 '명문(名門)'이었다. 아마 반남박씨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라도 갖고 있다면 문외인(門外人)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을 인정할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名門'이란 무엇일까?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명문(名門)'이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이름 있는 문벌. 또는 훌륭한 집안.>
'명벌(名閥)' 또는 '명가(名家)'라는 말도 名門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데, 그 정의에 사용된 "이름 있는", 또는 "훌륭한"이라는 말이 실제로 무엇을 기준으로 한 표현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이것은 주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고관대작(高官大爵)이나 대학자(大學者)를 많이 배출한 집안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관대작이나 대학자를 배출했다고 그 가문(家門)이 '훌륭한 집안'이 되고 '이름 있는 문벌'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고관대작이나 대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이른바 '글공부'에 매진해야 하는데, 글공부의 목표는 대개 과거(科擧: 소과+대과) 급제였다. 특히 문과(文科) 급제는 환로(宦路: 벼슬길)에 오르는 객관적 등용문(登龍門)이었으며 세상에서 공식적으로 재주(또는 지능)를 인정 받는 징표였다. 물론 오로지 과거 급제만으로 명문이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문과 급제자 없이 명문이 될 수는 없었다. 다시 말해, 조선시대에 있어서 한 가문이 명문이 되기 위해서는 문과 급제가 가장 기본적인, 그리고 가장 객관적인 필요조건이었다. (참고: 실제 '명문' 판정 기준에는 관직과 학문 외에 비빈, 의빈, 훈봉, 호당, 청백리, 피징(被徵), 문묘/종묘 배향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참작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기준들의 중심에는 문과 급제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조선시대 문과 급제자는 총 15,151명이었다. 그 가운데 본관 미상인 경우를 제외하면, 전주이씨(全州李氏: 870명)를 필두로 하여 흥양조씨(興陽趙氏: 1명)에 이르기까지 750개 성관(姓貫)에서 14,874명의 급제자를 배출하였다. 반남박씨(潘南朴氏: 201명)는 13번째로 랭크되어 있다(경고!: 각 성관별 급제자수는 다소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음).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해야 할 문제가 있다. '名門'에서 '門'은 명가(名家)의 '家', 또는 명벌(名閥)의 '閥'과 같은 의미이다. 그런데 이것은 혈통적(血統的) 개념, 즉 생물학적 유전(遺傳) 개념을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서, 명문이란 '양질(良質)'의 유전자를 대대손손 물려 받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개념이 과연 성립 가능할까? 예를 들어, A라는 남성의 '훌륭한' 유전자가 5대, 10대, 20대 후손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대대손손 유전되어 내려갈 수 있을까? 어림없는 일이다. 물론 A의 Y-염색체는 대대손손(남성) 유전된다고 하지만 Y-염색체는 '훌륭한'(또는 양질의) 유전자와는 상관이 없다. 자녀는 남성인 아버지와 여성인 어머니의 유전자를 50%씩 물려받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名門은 생물학적 혈통을 근거로 한 개념이다. 따라서 아래 자료에 등장하는 모든 내용은 생물학적 혈통을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서, 외부에서 입양한 경우는 고려하지 않고 본생가(本生家)를 근거로 했다는 뜻이다. 입양은 가계 상속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제도이지 생물학적 혈통을 승계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기 바란다. 유전자는 그것이 우성(優性)이든 열성(劣性)이든 생물학적 혈통으로 유전되는 것이지 인위적인 입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반남박씨가 '명문'이라고 해서 모든 반남박씨가 다 '명문'이란 뜻은 아닌 것이 된다. 지나간 어느 때 명문이었다고 하더라도 후손들이 그 이름을 유지하지 못하면 명문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대(代)를 이어가며, 그리고 (가급적) 많은 후손들이 문과에 급제하여 환로에 올라야만 명실 공히 명문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본다. 말하자면, 명문 중에서도 계파별로 '클래스(!)'가 다르다는 뜻이다. 13세를 기준으로 보면, 반남박씨 문중에서는 참봉공(박동민)계ㆍ서포공(박동선)계ㆍ오창공(박동량)계가 두드러진다. 물론 이들의 후손 중에도 역시 '클래스' 차이는 존재한다. 가장 늦은 세대(世代)를 기준으로 한다면, 충헌공(박준원) 후손들이 단연 돋보인다. 다만, 아래의 사실들은 그저 '심심파적' 삼아 볼 일이다. 거기에 무슨 대단한 의미를 갖다 붙이지 말았으면 한다. 그리고 이것은 오로지 문과 급제만을 고려한 것임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해 둔다('명문' 속에는 '명문'의 격을 떨어뜨리는 '부끄러운' 인물도 섞여 있다는 점을 기억할 것).
<혈손 중에 5인 이상(본인 포함)의 문과 급제자를 배출한 가계>
色相: 150인 이상. 色相: 100인 이상. 色相: 50인 이상.
色相: 30인 이상. 色相: 10인 이상. 色相: 5인 이상.
3세 | 4세 | 5세 | 6세 | 7세 | 8세 | 9세 | 10세 | 11세 | 12세 |
允茂 윤무 | 秀 수 | 尙衷 상충 | 訔 은 | 葵 규 | 秉文 병문 | 林宗 임종 | 兆年 조년 | 紹 소 | 應川 |
應福 |
應寅(出) |
秉鈞 병균 | 䃞 숙 | 琛 | 承張 | 聃壽 |
珩 | | |
薑 | 䎩 | 堧 | 譍 | 澍 | |
3세 | 4세 | 5세 | 6세 | 7세 | 8세 | 9세 | 10세 | 11세 | 12세 |
12세 | 13세 | 14세 | 15세 | 16세 | 17세 | 18세 | 19세 | 20세 | 21세 |
應川 응천 | 東民 동민 | 煥 환 | 世城 세성 | 泰迪 | | | | | |
泰遠 | 弼履 | 師錫 | 準源 | 宗輔 | 周壽 |
炳(出) | 世基 | | | | | | |
東善 동선 | 炡 정 | 世堅 세견 | 泰尙 태상 | 弼純 | | | | |
弼健 | | | | |
世堂 | 泰維 | | | | | |
應福 응복 | 東說 동열 | 濠 | 世楷 | | | | | | |
潢(出) | | | | | | | |
東望 | 榴 | 世櫶 | 泰昌 | | | | | |
東亮 동량 | 瀰 미 | 世橋 세교 | 泰斗 | 弼夏 | 師正 | 興源 | | |
泰萬 | 弼哲 | | | | |
應寅(出) | 東緯 | 梠 | 世㷪 | 泰舒 | 弼載 | 師郁 | | | |
12세 | 13세 | 14세 | 15세 | 16세 | 17세 | 18세 | 19세 | 20세 | 21세 |
(出): 다른 가계(家系)로 입양되어 나감. 그러나 위의 도표에서는 본생가(本生家)에 올렸음.
이유는 위의 설명을 참조할 것.
[2]로 계속.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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