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 원장 · 이미혜
우리나라는 탄소중립 달성,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출규제 및 4차 산업혁명 대응, 코로나19 펜데믹 대응 등의 시대적 이슈에 직면해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이러한 국가·사회적 현안의 중심에 서서, 화학 관련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국가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1976년 설립 이래 화학 및 관련 융복합 분야 기술 개발과 화학 기술의 산업체 이전, 화학 전문인력 양성 및 다양한 화학 인프라 지원 서비스를 통해 국가 화학산업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화학연은 깨끗한 대기와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친환경 화학 기술개발,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첨단 화학소재 개발, 건강한 삶과 의료 혁신을 위한 신약·바이오기술 개발, 지역 혁신성장을 위한 융합 신기술 개발, 사회와 산업의 요구에 대응하는 화학 플랫폼 기술 개발 분야에서 우수 연구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화학공정연구본부에서는 깨끗한 대기와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친환경 화학 기술을 개발하여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화학연은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20년 이상 개발해온 경험과 역량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산화탄소로부터 일산화탄소 전환 기술, 암모니아로부터 수소 생산 기술 등 다양한 탄소중립 관련 연구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탄소중립 화학 공정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화학연 기본사업의 실증연구 확대 및 과기부/산업부 실증사업을 확보해 전남 여수지역에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화학산업 탄소중립 원천기술의 상용화 지원, 민간기업의 투자 확대 유도,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등의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화학소재연구본부에서는 전 세계적 트렌드인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국가 전략 소재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소부장’ 사태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매트릭스 조직인 ‘화학소재전략사업단’을 통해 기관의 소부장 역량을 결집시켰으며 국가적 차원의 소부장 대응 전략을 수립했다. 또한 소재·부품·장비 국가 연구인프라(3N, N-LAB, N-Facility, N-TEAM)에 연구원 5개 부서가 지정되어 국내 소재 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그 결과, 수소차 연료전지의 핵심 원료인 첨단 불소 소재를 국내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국산화를 추진하는 등의 연구성과를 창출했다. 또한 소부장 관련 연구환경 최적화를 위해 소부장 산업 경쟁력 강화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인프라인 ‘화학소재부품 상생기술 협력센터구축사업’도 시작하여, 2024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약바이오연구본부에서는 건강한 삶과 의료 혁신을 위한 신약·바이오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 지구적 이슈인 코로나19를 비롯한 다양한 신변종 감염병 대응 연구, 암 등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화학연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신변종 감염병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16년부터 ‘ 신 종 바 이 러 스 융 합 연 구 단 ( C E V I 융 합 연 구 단 ) ’ 의 주관기관으로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함께 감염병 연구에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자했다.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시에 빠르게 백신과 진단키트를 개발, 기술을 이전하여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위기 극복에 일조할 수 있었다. 화학연은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관계부처와의 협력을 강화하여 지난 2월에 발표된 「감염병 중장기 R&D 생태계 고도화 방안」 수립을 지원하고, 감염병 대응 수월성 확보 목적의 국내외 R&D 협력을 위해 ‘바이러스연구협력협의체’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감염병 정책 수립에 필수적인 정보 분석과 기획 역량 확보를 위해 원내에 ‘감염병기술전략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화학연이 향후 국가 감염병 대응 전략의 싱크탱크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밀바이오화학연구본부에서는 지역 혁신성장을 위한 융합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산업 선도형 정밀화학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폐기물 저감 바이오플라스틱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신성장동력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생분해성 비닐봉지,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 등을 개발하고, 입김으로 위변조 여부를 알 수 있는 필름을 개발하는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연구성과를 창출했다. 최근에는 대표 연구성과로, ‘신선식품, 백신 유통에 활용할 수 있는 온도변화 감지 필름 스티커’ 기술이 2021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콜드체인(저온유통) 안심 스티커’는 상온(10℃ 이상)에 노출되면 스티커에 나타나는 이미지로 변질 여부를 알 수 있어, 최근 급성장하는 신선 배송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학플랫폼연구본부에서는 사회와 산업의 요구에 대응하는 화학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화학연은 국내에서 최초로 화학 분야 특화 인공지능 플랫폼인 ChemAI를 개발·공개해, 산·학·연 연구자에게 연구데이터를 활용한 화학 인공지능 연구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화학 안전과 관련해 2021년 화학제품 복합 위해성 예측 플랫폼 버전 2(MRA Toolbox V.2)를 개발하였으며 안전한 화학제품 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지속해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인공지능 기반 물성 예측 시스템 및 소재 데이터 표준화 기술이전, 핵심 화학소재 개발을 위한 첨단 평가 플랫폼 구축, 현실 모사적 촉진 내후성 시험법 및 초가속 광열화 시험기술 개발 등의 성과를 창출했고, 자동차 촉매제(요소수) 검사인증기관으로 지정되어 국가·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했다.
화학연은 세계적으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해 주목받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재 개발, 세계 최초 광사태 나노입자 발견 성과가 작년 2개월 연속 네이처지 표지에 선정되었다. 또한 화학연에서 개발한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이 국내 기업 기술이전을 통해 중국에서 신약으로 시판이 허가되어, 아시아 개발 첫 에이즈 신약으로 주목받았다.
화학연은 이렇게 여러 국가적 어려움 속에서 국책 연구기관으로서 국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개발 책무를 적극적으로 이행하였고 세계적 연구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한국화학연구원은 화학 관련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국가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풍요롭고 건강하며 안전한 삶을 실현하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필자소개
(현) 한국과학기술인단체총연합회 부회장
(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과학기술분과 위원
(현) 산업부 뿌리산업발전위원회 민간위원
(전)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에너지환경전문위원회 전문위원
(전) 한국고분자학회 부회장
(전)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본부장, 화학플랫폼연구본부장, 선임연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