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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독서토론
일시 : 2019년 10월 25일(금) 오후 7시-
장소 : 카페 쏘렐라(송현동)
사회 : 진영샘
참석 : 7명
발제 또는 감상평
영: 각자 이 책을 읽은 후의 소감을 말해보자.
은: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가지고 다니기도 편해 아껴가면서 읽었다. 두 아이들이 처한 상황이 힘들지만 작가가 재밌게 쓴 것 같다. 소녀가 떠나는 것을 보며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turning point가 되는 책을 만나면 자신의 삶의 터전을 뒤로 한 채 떠날 수도 있구나 생각했다. 남자 아이들 둘은 순수하고 예쁘다. 우리 아이들 17~19세때의 모습과 많이 달라 흥미로웠다.
배: 사실 읽으면서 큰 재미는 못 느꼈다. 처음에는 "책 제목이 왜 이럴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다 읽고 나니 (이야기의 결론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큰 감흥은 없었다.
영: 이 책에 대한 여성 vs. 남성의 감상이 다를거라 예상하면서 정말 그럴지 궁금하기도 했다. 책을 읽다가 잠깐 머문 부분은 없었나?
배: 발자크의 「고리오영감」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 앞부분은 내용도 심심하고 문장도 짤막하여 읽는 맛보다는 서술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문화혁명은 장예모감독의 작품에도 있고 여러 곳에서 이미 다루어져서 주제 자체는 식상했는데, 끝부분의 바느질소녀가 떠나는 장면에서는 해방감이 느껴졌다. 임신과 낙태를 그 나이에 겪었지만 거기에 개의치 않고 아버지의 극진한 사랑과 두 남자의 애정공세를 뿌리치고 자신의 길을 갔다. 감동이 확 밀려왔다.
은: 바느질소녀가 책을 접하면서 '내가 이런 시골바닥에 머물 인간이 아니다'고 자각하여 자유롭게 떠난 것 같다.
허: 남자 아이들은 통제된 상황에 놓여 있으나 소녀는 통행증만 받으면 어디든 자유롭게 떠날 수 있어 대조적이었다.
영: 우리 아이도 부모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 것 같은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식으로서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장려하고 싶었다.
권: 소설은 모두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화혁명의 암울한 시대, 획일적 사회에서도 사랑이 싹틀 수 있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바느질소녀가 떠나는 그 장면보다 뤄와 소녀가 만나는 과정에서 떨림이 있었다.
영: 나(화자)와 뤄가 힘든 상황에 놓여있지만 그 안에서도 소소한 재미가 있고 희망도 있다.
권: 버티는 힘이 소녀때문에 생겼을 수도 있다. 소녀가 없었다면 이 둘은 어떻게 살았을까? 아마도 죽지 않았을까?
종: 다 읽고난 후 작가가 진짜 재미있게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 번 더 읽었다. 제목이 기존 번역본에는 '사라진 소녀'라고 표시되었으나 이후에는 원제 그대로 '바느질하는 중국소녀'로 발행되었다. 작가가 프랑스에 유학 가 있으면서 문화혁명 당시 친구들의 사연을 프랑스어로 썼고 그것을 동포가 읽고는 가치를 발견하여 번역하여 나왔다. 뤄를 제외한 나머지 등장인물들은 이름이 나타나지 않는데 재미있는 설정이다. 군데군데 뤄가 소녀에게 「고리오영감」을 읽어주는 부분들이 등장해서 호기심을 자극했다. 재미있었다. 도회지에서 부모 잘 만나 공부만 하다가 문화혁명으로 시골로 보내진 소위 (예비) 지식인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읽어주는 책을 들은 소녀가 오히려 깨우치고 세상으로 나가니 뚜렷이 대조가 되었다. 책 표지에 빨간 신발이 나온다. 소녀는 마지막 부분에서 흰색 테니스화를 신고 떠난다. 특별한 의미가 있을가?
허: 신발은 주인이 떠났음을 보여주려는게 아닐까?
권: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은 엉뚱한 곳에서 시작되게 마련이다. 여기도 소녀의 신발에 대한 화자의 인상을 통해 그런 감성을 아주 잘 그려놓았다.
영: 우리나라 단편소설인 '꽃신'이 생각난다. 백정집의 남자아이가 꽃신집의 여자이이를 좋아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이 소설에서 여자아이가 꽃신을 신은 모습을 남자아이가 보고 묘사하는 부분이 나온다. 시대가 변하고 고무신이란 대체제가 나오면서 꽃신집은 망하고 백정집은 부자가 되는, 결국 둘은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허: 이 책에도 화자가 소녀의 신발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이 앞에서 나온다.
종: 소녀가 책을 통해 바뀌는데 우리도 독서토론을 하면서 책을 많이 읽고 있다. 어떤 책이 어떻게 좋았는지 얘기해봐도 좋겠다.
영: 이 책에서는 어떤 부분이 가장 인상에 남는가?
손: 재봉사인 소녀의 아버지가 몽테크리스토 백작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만든 옷에 항해의 이미지들을 드러내던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다.
영: 재봉사 아버지의 변화를 보면, 스토리를 읽는다는 것과 스토리를 읽어준다는 것에는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딸도 스토리를 듣고 영향을 받았다. 둘이 이런 점에서 닮았다. 이 시대의 예쁨은 지금의 예쁨과는 달랐을 것이다. 소녀가 떠날 때 외모의 아름다움 외에 내면에 뭔가가 생겨 떠난 것 같다.
허: 임신과 낙태의 과정을 겪으며 강해졌을 것이다.
권: 도회지에서 온 아이들이 산골에서 겪었을 문화적 충격은 아마도 소녀의 변화보다 컸을 것이다. 소녀의 변화는 책을 통한 것일까? 아니면 임신과 낙태라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한 것일까?
영: 책을 들으면서 쌓인 (간접적인) 경험이 임신 등 이후의 변화에 견딜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을 것이다.
권: 당시와 같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정조를 잃어버렸다는 것은 충격이 큰 일이었을 것. 발자크의 소설은 자유연애를 표방하고 있는데 이 소설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영: 문화혁명이 중국 전통사상을 뒤엎고 획일화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도시에 있던 아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산골로 왔지만 산골소녀는 문화혁명이 억압하던 문화의 영향을 받아 도시로 가게 된다.
허: 사람들은 어디에서 어떤 상황하에 살든 근원적으로 문화에 대한 갈망이 있는 것 같다.
종: 사실 뤄가 처음에는 발자크의 「위르실 미루에」를 상당부분 읽어주고 나중에 「고리오영감」을 읽어주었다. 책에 의해 감동을 받았다기보다 산골에 있으면서 느껴보지 못한 것을 찾기 위해 호기심에서 떠났을 것이다. 작가가 중국인이지만 프랑스에서 책을 써서 유명해진 것 처럼 소녀도 책이 매개체이긴 했지만 주원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권: 발자크의 소설 고리오영감의 한 챕터가 프랑스 사교계를 묘사한다. 바느질소녀의 입장에서는 바깥세상에 대한 동경을 품었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떠날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나왔는가? 허선생님 말씀처럼 일련의 일들을 겪은 것이 요인이 되었을 수 있다.
영: 특별히 재미있었던 부분을 말해보자.
은: 안경잡이에게서 책을 훔치던 부분이 재미있었다. 바깥에 나가서 볼일 보는 부분도 스릴이 있고...
권: 안경잡이야말로 문화혁명에 따라 하방교육을 받아야할 인물. 지식인은 이러지 말았으면 한다. 엄마 찬스나 쓰고.
은: 다른 나라들의 경우에 비추어봐도 그렇고 중국도 부르주아들을 척결하는 과정에서 책을 없애는 것이 당연했을 것이다.
영: 뤄와 나의 똥지게 나르기, 탄광에서 채굴하기 등은 나름대로 그들에게 좋은 체험이었을 것이다. 단 1966년부터 1976년까지의 10여년에 달하는 긴 기간동안 행해졌다는 것에 역사적인 아쉬움이 있다. 모든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
종: 시대적 배경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똥지게, 바느질 등등. 1971년이면 우리나라에서 전태일이 분신자살했던 해이다. 수많은 딸들이 재봉틀을 돌리던 시기이고. 아버지가 치과의사인데 재봉틀을 이용해 촌장의 이를 치료하는 부분은 묘사가 실로 뛰어났다. 그리고 바느질소녀의 수영, 특히 다이빙하는 모습을 묘사한 부분이 좋았다.
영: 뤄는 못하지만 소녀는 높은 곳에 올라가 다이빙을 했다. 다이빙을 할 수 있으니까 떠날 수 있었다.
종: 인간의 생애 중 16~18세가 가장 예쁠 시기이다.
은: 우리나라 고교생들을 보면 불쌍하다. 아이들이 지쳐서 집에 돌아오면 아무것도 못한다. 그래서 고교생이 보약을 먹는 것이다.
권: 상대적으로 바느질하는 소녀는 예쁠 수밖에 없다. 산골 오지에서 햇볕에 그을리지도 않고 실내에서 재봉틀만 돌리니 예쁠 수밖에.
허: 신발도 차별화 포인트. 그 동네에 제대로 된 신발을 신은 이는 소녀가 유일했다. 도드라진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문화혁명 당시의 중국과는 달리 강제적으로 보내진게 아니라 돈이 없어서 다들 평화시장 같은 곳으로 일하러 왔다. 얼마나 많은 딸들이 오빠를 위해 미싱질을 했나.
권: 공산당 관료들의 부패때문에 문화혁명이 나타났다. 대장정의 어려웠던 과거를 잊어버린 관료들을 벌하고 경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래서 홍위병이 잘 사는 사람들을 원수처럼 여기고 핍박했다. 극단으로 치달았던 상황. 그러나 여기 보내진 아이들은 그들의 자제들이었기에 인간적 감성이 억눌리는 상황에서도 시멘트바닥에 풀이 뚫고 올라오듯...
종: 남자 아이들 중 뤄가 매력적이다. 화자는 무미건조한 편.
배: 책 말미에서 말하는 '여자의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은: 처음에는 외적인 아름다움이라 생각했으나 나중에 다시 보니 내적인 보물인 것 같더라.
권: '여자'를 여자로 읽지말고 '사람'으로 읽어보라. 남자들에게도 아름다움이 있다. 물론 여성의 아름다움과는 결이 좀 다를 수도 있으나 예를 들면, 용기와 같은 것도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
은: 옷에다 발자크의 글귀를 쓰고 소중히 여기는 부분도 예뻤다.
종: 뤄 아버지의 인민재판을 보고 오는 길에 뤄가 나의 뺌을 때리는 장면이 있다. 도대체 왜?
은: '네가 말 안해도 알고 있어. 나는 괜찮으니 위로하려 하지 마.'라는 의미 아닐까?
허: '울지마 이 자식아! 난 괜찮아.' 라는 식의 표현.
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나한테 영향을 준 책, 나에게 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얘기해보자.
손: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
영: 고등학교때 대학을 다니던 오빠가 집에 오면 가방 속의 책들을 열어보았다. 자기 앞의 생은 여기서 발견한 책인데 마지막 문장이 '사랑해야 한다'로 끝난다.
종: 이번 책은 '책을 왜 읽게 되나' 고민하게 된 책이다. 문학책은 지금까지 나에게 큰 충격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이영희교수의 「대화」는 읽으면서 내가 모르고 사는 것에 대해 바보같 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지금의 정치상황을 보면 본질을 꿰뚫지 않고 왜 사는가? 후회점은 없는가?와 같은 고민과 물음이 없다. (이럴 경우) 삶을 후회하게 될 것 같다. 그래서 책을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이다. 함께 가져온 「D의 콤플렉스」도 시지에가 재미있게 쓴 책이다.
권: 인생의 변곡점이 된 책은 있을 수 없다. 좋았던 책일 뿐이지. 사람의 경험, 환경이 각기 다르며 책 속에서 내 경험이 위로를 받는 것 뿐이다. 책을 읽는 것은 내 경험을 반추하게 되는 계기이다. 어떤 책을 읽어도 이해가 된다는 것은 내 경험의 범주에 그 책의 내용이 있다는 의미이다.
허: 어릴 때 한국근현대소설 단편집을 빼서 읽은 적이 있다. 배따라기, 봄봄 등. 그것이 나의 자양분이 된 것 같다. 책 읽는 힘도 그때 생긴 것 같다. 우리나라 아이들의 독서는 초등학교때 동화를 읽으며 극대화되다가 중학생이 되면 죄와벌 식의 고전명작을 읽어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들해진다. 재미있는 책은 재밌고 어려운 책은 어렵다고 인정했으면 한다. 책은 내게 도피처이자 위로, 힘을 주는 존재이다. 바느질소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렇게도 극복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내게 힘을 준다.
배: 책이 특별히 내게 영향을 준 경험은 없다. 지금은 다양한 매체의 시대. 근래에 영화에서 내 생각이 전환되는 경험을 했는데 그 영화는 바로 「어바웃 타임」이다. 우리가 살면서 매순간 열심히 살고자 하지만 지나면 실수가 보인다. 회귀해서 실수를 만회하고 싶지만 설사 그 능력이 주어진다해도 결과는 똑같더라. 뭔가 아쉬움은 항상 남는다. 내용 중에 '우리는 태어나서 시간을 여행하는 사람들이다. 걱정거리를 벗어나 즐기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주인공이 재판에서 이기는 것에만 몰두하다 재판정까지 가는 길동안 펼쳐지는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는 부분도 나온다. 또 인상깊었던 부분은 남편이 힘들게 하루를 보내고 퇴근했을 때 그런 남편을 위해 뭐든 해주겠다는 아내의 의지가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결혼식때 남들 다 입는 새하얀 드레스가 아니라 빨강색 드레스를 입고, 음악도 시아버지가 좋아하는 곡을 트는데 나 아닌 소중한 이를 위한 배려가 보기좋았다.
은: 인생의 변곡점 정도의 책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기적으로 읽어야 할 책이 「어린왕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어릴 때, 20대, 30대, 40대 식으로 내 연령대가 바뀔때마다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읽을 때마다 감동이 새롭고 좋다. 또 「연을 쫓는 아이」는 눈물을 흘려가며 읽었다.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다룬 책으로, 어느 해 이 시기에 실컷 울면서 읽은 책이라 그런지 가을바람이 불면 생각이 난다.
영: 그 소설은 자전적 소설로 영화화도 되었다. 영화는 책을 고스란히 잘 옮겨 놓았다. 책을 읽으면 그 나라가 보인다. 시아파와 수니파의 대립도 사실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다.
은: 「천 개의 찬란한 태양」도 구입했는데 너무 슬펐다.
영: 내게 turning point가 된 책은 특별히 기억나지 않는다. 책은 오빠가 많이 읽었다. 한 번은 "책이 재밌니?"하고 물었는데 오빠가 "그렇다"고 했다. 난 재미없다고 하니 "그럼 그림만 봐"라고 답해줘서 그림만 보다가 5학년 어느 일요일 오후 너무 심심해서 책장에서 「도련님(저자: 나쓰메 소세키)을 읽었는데 책이 재미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그 때 처음했다. 그 이후로 쭉 읽게 되었다. 초등학교때 읽었던 펄벅의 「대지」도 함께 생각난다. 우리 집은 취침시간이 이른 편이었지만 환한 달빛에 다 읽고 잔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때 읽었던 여자의 일생은 제법 야했고, 고3 시험치고 읽은 이방인은 충격이었다.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소설은 거의 다 읽었다고 생각해 지나쳤는데, 이후 새로 꺼내든 소설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자 없는 남자들에서 위로를 받았다. 도련님에서는 주인공의 성격이 맘에 들었는데, 첫 장면이 2층에서 뛰어내리는 것이었다. 결국 뛰어내렸고 다리가 부러졌는데, '한다면 한다'는 식의 마인드가 멋있었다. 내 어릴적 비슷한 경험도 있고해서 공감이 되었다. 이후 주인공이 교사가 되어 교장과 붙어 싸우는 일화들도 나오는데 주인공(남자)의 화끈한 성격도 맘에 들었다.
은: 나는 빨강머리 앤의 앤 성격이 좋았다. 자기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당당하게 하는 소녀가 맘에 들었다.
영: 지금 자신의 기분을 말하고 마무리하자.
은: 10월엔 행사가 많아 힘든 가운데에서도 문경새재길을 걸었는데 너무 좋았다. 안 왔으면 어쩔 뻔했나 싶었다. 좋은 계절을 만끽하자.
허: 책을 빨리 읽어야지 하는 나쁜 습관이 생긴 것 같아, 다시 천천히 읽었다. 책읽기를 숙제하듯이 했던 습관을 이 책을 통해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렵고 두꺼운 책만 중요한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 책이다.
권: 직장인의 삶은 기본적으로 삭막한데, 무미건조한 일상에 이 책은 단비같은 존재였다. 아련한 옛사랑이 생각나고 이런 감정이 있을 때가 좋았구나 싶었다. 누구를 만나서 좋은게 아니라 이런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이 고마웠다. 이런 시간을 지속적으로 가지고싶다.
종: 발자크는 커피를 하루 40잔씩 마셨다고 한다. 연상의 여자와 함께했고. 민음사에서 나오는 책들이 좋아서 여기서 소개한 책들을 읽고 있는데 참 좋다. 109페이지 3째줄 '나는 앞날에 대한 작은 희망이 사람을 그토록 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다. 그는 완전히 돌아버린 사람처럼 목소리에 힘을 잔뜩 주며 거들먹거렸다.'에서 뤄와 화자인 나는 3퍼밀의 확률안에 갇혀서 탈출하지 못하고, 미래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인데 안경잡이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벗어난다. 작은 희망에 의해 사람이 바뀌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앞으로 읽을 책을 선택할 때 민음사 고전 시리즈를 함께 지속적으로 해도 좋겠다.
영: 내 친구들은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책을 보고 있으면 와서는 책을 덮고 놀자고 하는 편이었다. 편하게 책 이야기를 할 계기가 없었는데 여기서는 편하게 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다.
권, 배: 진영님은 진행을 참 잘 하신다. (일동 수긍)
<다음 읽을 책>
11월: 고리오영감
12월: 중국의 붉은 별(잠정)
1월~3월: 열하일기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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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토론이 새록새록 복기 되누만요..
같은 책을 읽어도 생각하는 바가 제각각 이라는게 재밌다능~^^
재밌네요
각자 성향도 보이고...다 손샘의 부지런함과 매끄러운 정리 덕입니다요~
고생하셨습니다 ㅎ
늘 느끼지만 내용정리가 뛰어난 점에 감동.
뤄의 소녀에게 읽어주는 감동보다 서기의 정리가 확 와 닿습니다요. 감사
선생님... 담번에 제가 가방이라도 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세상 어느 서기도 이런 과도한 칭찬은 받아볼 수 없을겁니다. 제가 뤄를 이기다니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