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삶을 바꾼 역사적인 사건 몇 장면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스티븐슨의 증기기관차 발명으로 촉발된 1차 산업혁명이 그 중의 하나이고, 1346년 부터 유럽을 휩쓸기 시작한 흑사병 또한 그중의 하나입니다. 몽고의 초원에서 사는 설치류에 기생하는 쥐벼룩이 옮기는 페스트는 유럽으로 전파되어 최소 7천만명 이상 사망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때 당시의 유럽 인구를 2억명 정도라고 추산하는데 유럽인구의 1/3 이상이 흑사병으로 죽었다는 얘기입니다. 대부분이 농민이었던 사망자들로 인해 농사짓기가 어려워 지면서 그동안 수작업에 의존하던 농사가 빠르게 기계화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페스트가 획기적으로 농기계의 발전을 이루는 바탕이 되어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농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되는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의 코로나19도 우리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석학들은 얘기하고 있습니다. 가능한한 사람들간의 접촉을 최대로 줄이면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 소위 비대면접촉이 바로 그것이지요. 이렇듯 정부시책에 의해서, 인천교구 결정에 의해서 일상적으로 해 오던 여러가지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베드로회도 정기회합을 비롯한 일체의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해마다 부활절에 하던 대청소를 하지 못하면서 본당 주변이 어수선하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이에 어렵게 본당 외벽만이라도 청소하는 시간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6개월여 만의 모임이자 봉사활동이라서 그런지 많은 회원님들이 참석해 주시고 열심히 봉사해 주셔서 빠른 시간 안에 청소를 마칠수 있었습니다. 청소를 진행하기 위해 준비를 하면서 임원진은 고민이 한가지 있었습니다. 모처럼 봉사활동이니 만큼 교중미사 후에 점심식사를 같이하고 청소에 임하는게 맞을거 같기는 한데, 모여서 식사를 하다 보면 반주가 빠질수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외벽 물청소라고 하는게 사다리를 이용해서 고공에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술을 한잔 먹고 하다보면 혹시라도 생길지 모르는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술을 못 마시도록 유도를 하기 위해 점심은 각자 댁에서 드시고 집합하도록 공지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유흥열 세례자요한 형님께서 모처럼만의 모임이니 점심식사를 찬조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여러가지 고민 끝에 찬조해 주시는 마음을 고맙게 받되 식사 중에 음주는 절대 불가라는 단서를 달고 식사를 하도록 하였습니다. 모든 회원님들께서도 충분히 공감해 주셔서 술 한방울 마시지 않고 식사를 끝낼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어려운 청소작업도 조그마한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잘 끝낼수 있었습니다. 협조해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늘 그렇듯이 성당 외벽 물청소는 신선희 스테파노 형제님을 비롯한 여러사람들이 보조를 해 주며 수월하게 시작 되었습니다. 아가페홀, 교육관, 성가정실 등 내부 방충망 청소는 새로 구입한 콤프레셔를 이용하여 먼지를 터는 청소를 하였는데, 한철민 가브리엘, 김태진 토마스 두 분 형제님께서 수고를 해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베드로회원은 아니지만 봉사활동엔 빠지지 않고 참여해 주시는 김태진 토마스 형제님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여러 자매님들께서도 물걸레로 뒷처리를 깔끔하게 해 주셔서 청소를 하고 나니 성당 전체가 반짝반짝 빛이 나는 거 같습니다. 봉사해 주신 자매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베드로회원들만 했더라면 뒷처리가 약간 부실할수 있었던 것을 자매님들이 계셨기에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될 수 있었습니다.
청소를 끝마친 후에는 굴세상에서 뒷풀이가 있었습니다. 베드로회의 수고에 본당에서도 회식비를 지원해 주겠다고 하는 바람에 더욱 봉사를 열심히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땀을 흘린 뒤라 그런지 예상보다 식대가 조금 많은 금액이 나왔습니다. 총 208,000원이 나왔는데, 본당에는 15만원만 청구하고 나머지는 회비에서 집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오랜만에 모여서 그런지 모두들 텐션이 한껏 올라갑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겐 또 내일이 있기에 아쉬움을 뒤로한 채 각자의 발길을 재촉합니다.
봉사뢀동 결산입니다. 그간의 회계내역을 공지하지 못해서 일괄 공지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연회비 납부가 불분명한 회원님들은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베드로회가 있어서 행복한 주일이었습니다. 모두에게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