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지만 새벽공기는 차갑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주민서명을 받으러 다녔습니다.
힘들지만 따스한 격려에 용기를 얻습니다.
하수관거와는 다른문제까지 울분을 끝없이 쏟아 내십니다.
철저하게 소외되고 고립된 구 도시민의 가난한 사람들의 울분이랄까?
가난한 삶은 먹고 사는데 바빠 울분을 표출할 여유마져 없었던 사람들입니다.
나는 어떠한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분기를 모아 건설자본의 패권을 제압하고
반드시 이 일을 관철키고야말리라 다짐합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농성동 건강관리협회 건너편에 사시는 ㅅ씨 할아버지를 만나고 왔습니다.
척추수술을 하셔서 거동이 상당히 불편하심에도 쌀을 드린데에 대한 답례를 하실려고 애쓰십니다.
무슨 사연이 있으셨길레 2두평 남짓한 쪽방에서 여든 넷의 노구의 몸으로 힘겹게 혼자 사시는지 안타까움이
밀려옵니다.
오후에 아이들 다니는 초등학교 총회가 있어 농성초등학교에 갔습니다.
시청 생태하천수질과 김재식과장으로 전화가 빗발칩니다.
농성초등학교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글쎄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눔과 배려 시민교육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특히, 경쟁이 아닌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다소나마 학부모 입장에서 알려주고 싶습니다.
학교를 나와 김재식 과장을 만났습니다.
역시 광주 하수관거 사업때문입니다.
주민대책위 조직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협상에 신중을 기해야 하기에 듣는 입장으로 경청했습니다.
나머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에 다시 만나자고만 했습니다.
해가 지고나서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칩니다.
서명을 받으면서 내가 누군지 알려드리고자 명함을 드렸더니 위로받고자 끝없는 하소연이 들어옵니다.
관과 정치권에 깊은 불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내가 이분들을 위해서 뭘 해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하루를 마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