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팀 선봉으로 출전한 원성진 9단(오른쪽)이 개막전에서 일본 선봉 무라카와 다이스케 9단을 완파했다. 154수 만의 불계승(사진=藍烈).
2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1국
선봉 원성진, 무라카와 꺾고 산뜻한 출발
8년 만의 태극마크가 헛될 수 없었다. 원성진 9단이 한국팀에 개막전 승리를 안겼다. 15일 베이징 주중한국문화원 특설대국장에서 열린 제2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1국에서 일본의 무라카와 다이스케 9단을 꺾었다.
농심신라면배는 한국, 중국, 일본에서 5명씩 팀을 이뤄 연승전으로 패권을 다투는 대회. '바둑 삼국지'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반상의 국가대항전이다.
▲ 10대, 20대에 이어 30대에도 출전한 원성진 9단. "감회가 새롭다"는 임전소감을 말했다.
부담스러운 선봉 임무를 맡은 대표팀의 맏형 원성진 9단은 일본 선봉 무라카와 다이스케 9단을 맞아 시종 리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다할 위기 장면은 없었다.
팽팽했던 초반을 지나 중앙 전투에서 과감한 끊음으로 흐름을 끌어당겼다. 반면 무라카와는 느슨했다. 전반적으로 원성진 9단의 힘이 무라카와 9단을 압도했다. 2시간 40분, 154수 만의 불계승. 원성진의 승리는 한일전으로 치른 이 대회 개막전에서 4연패를 끊은 것이기도 했다.
▲ 주중한국문화원에 차려진 대국장 모습.
원성진 9단의 농심신라면배 대표는 다섯 번째이자 8년 만이다. 흥미로운 점은 10대일 때에도, 20대일 때에도, 30대일 때에도 출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두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으며 본선 전적은 5승4패가 됐다. 3년 만의 다섯 번째 출전인 무라카와는 1승5패의 대회 성적.
개막전 주인공 원성진 9단은 16일 오후 중국이 1번주자로 발표한 양딩신 9단과 대결한다. 중국랭킹 4위 양딩신은 농심신라면배에 첫 등장한다(원성진은 한국 15위). 세계 타이틀 홀더 자격으로 중국 대표로 뽑혔다. 원성진은 양딩신에게 2015년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에서 이겼고 2018년 LG배 8강전에서 패한 바 있다.
▲ 전투 성향의 무라카와 다이스케 9단이지만 힘을 못 썼다.
우승국이 독식하는 제2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의 상금은 5억원. 개인 3연승시 1000만원을 획득하며, 연승상금은 이후 1승 추가시마다 1000만원씩 더해진다. 제한시간 1시간, 초읽기 1분 1회이다.
베이징에서는 18일까지 네 판을 두며 11월 22일부터 부산에서 2차전 다섯 판을, 내년 2월 17일부터 상하이에서 우승국이 결정날 때까지 최종 3차전을 속행한다. 그동안 우승 횟수는 한국 12회, 중국 7회, 일본 1회.
▲ 돌가리기.
▲ 흑을 쥔 무라카와 다이스케 9단이 첫 수를 놓으면서 21번째 '바둑 삼국지'의 패권 경쟁이 점화됐다.
▲ 현지 검토실.
▲ 한국팀 검토.
▲ 검토실의 신진서 9단.
▲ 박정환 9단(왼쪽)과 김지석 9단.
▲ 야마시타 게이고 9단(왼쪽)은 일본의 2번주자가 확실시되고 있다(중국에는 두 선수만 왔다). 오른쪽은 쑤야오궈 단장.
▲ 김용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앞줄 오른쪽)이 대회장을 방문했다.
▲ 기자실.
▲ 개막전 주인공 원성진 9단. 어젯밤 12시까지 팀원들과 함께 인공지능으로 공동연구했다는 후문이다.
▲ 무라카와 다이스케 9단은 일본 7대 기전의 하나인 천원전의 타이틀 보유자이다.
▲ 원성진 9단의 다음 상대인 양딩신 9단. 지난 2월 LG배를 우승했고 중국랭킹 4위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