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용빼는 재주라도 있나"라고 할 때 '용빼다'의 '용'은 새로 돋은 사슴의 연한 뿔을 가리키는 '녹용'의 준말이다. 살아 있는 사슴의 머리에서 녹용을 빼낼 때는 날랜 솜씨가 필요한데, 이런 기술을 '용빼는 재주'라 한 것이다. '용빼는 재간'으로도 쓰이며 남다르게 큰 힘을 쓰거나 재주를 지닌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2.어깃장을 놓다
"어깃장을 놓았다"에서 '어깃장'은 대문이나 부엌문 등을 짤 때 문짝이 일그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붙인 띠 모양의 나무를 가리킨다. 쉽사리 비틀어지거나 휘어지지 않게 대각선으로 붙인 어깃장의 모양에서 착안해 어떤 일을 어그러지게 하거나 바로 되지 못하게 훼방 놓는 것을 '어깃장을 놓는다'고 했다.
3.말짱 도루묵
"말짱 도루묵이 됐다"고 할 때 '도루묵'은 생선 '도로묵'에서 온 것이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피난길에 생선을 먹었는데 별미여서 이름을 물으니 '묵'이라고 했다. 맛에 비해 이름이 보잘것없어 '은어(銀魚)'라 부르도록 명했으나 나중에 궁중에 돌아와 다시 먹으니 예전과 달리 맛이 없었다. 그래서 "은어를 도로 묵이라고 해라"고 일렀다. 이렇게 해서 '도로묵'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발음이 변해 '도루묵'이 됐다고 한다. 아무 소득 없는 헛된 일이나 헛수고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4.어처구니가 없다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처럼 쓰이는 '어처구니'는 '상상 밖으로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을 뜻한다고 사전에 나와 있다. 그러나 '없다'와 어울려 '뜻밖이서 몹시 기가 막히다'는 의미를 나타내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어처구니'가 바윗돌을 부수는 농기계의 쇠로 된 머리 부분 또는 맷돌을 돌리는 나무막대로 된 손잡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5.어안이 벙벙하다
"어찌 된 일인지 어안이 벙벙하다"와 같이 사용되는 '어안' 역시 사전엔 '어이없어 말을 못하고 있는 혀 안'이라고 돼 있지만 '벙벙하다'가 얼빠진 사람처럼 멍하다는 뜻이므로 서로 의미가 잘 통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안'을 '정신'을 가리키는 말로 보기도 한다. '어안이 벙벙하다'와 함께 '어안이 없다'는 표현도 쓰이므로 '어안'을 '정신'으로 해석하면 그럴 듯하기 때문이다.
6.을씨년스럽다
"날씨가 몹시 을씨년스럽다"처럼 쓰이는 '을씨년'은 1905년 '을사년'에서 온 말이다. 국권을 빼앗긴 을사조약으로 온 나라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인 이후로 몹시 쓸쓸하고 어수선한 날을 맞으면 그 분위기가 마치 을사년과 같다고 해서 '을사년스럽다'는 표현을 쓰게 됐고 차츰 '을씨년스럽다'로 변했다고 한다.
첫댓글 떡 주무르듯 잘도 만들어지는게 우리말이네요.
참 다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