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나물이나 새순을 뜯어 말리거나 생것으로 많이들 먹는다.
봄에 나는 새순 중에서 최고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참가죽나무(이하 참죽나무) 순이다.
참가죽의 새순은 4월 하순경에서 5월 중순경까지 채취하는데, 무기질이나 각종 비타민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참죽나무는 고려 말 중국에서 들어왔는데, 겨울에 동해를 입기 쉬워 중부 이남에서 잘 자라는
수종이다. 토심이 깊으면서 비옥하고 습윤한 곳에서 잘 자라며, 비교적 햇빛이 잘 드는 곳을
좋아한다. 참죽나무는 새봄의 신록이 좋을 뿐 아니라 열매가 달린 가을의 모습 또한 관상용으로
인기가 있기 때문에 공원 등지에 적합한 나무다.
어릴 때는 일년에 1~2m 정도씩 자라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장 속도가 늦어져
약 20m까지 자란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가죽나무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생김새가 비슷하다.
하나는 멀구슬나무과의 참죽나무이고 또 하나는 소태나무과의 가죽나무로 경상도에서는 개가죽나무라 한다. 영남지방에서는 이를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새순을 먹거나 목재, 가로수 등으로 이용하는 것이 참죽나무이고, 한약재로 이용하는 것이 가죽나무로 새순을 먹을 수 없다.
가죽나무란 이름은 가짜 중나무란 뜻의 가중나무(假僧木)에서, 참죽나무는 진짜 중나무란 뜻의 참중나무(眞僧木)에서 유래된 것이다. 채식을 하는 스님들이 나물로 먹던 참죽나무와 비교해 이름과 형태가 비슷하지만 먹을 수 없다는 뜻으로 가죽나무라 했다고 한다.
참죽나무는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만 식재료로 사용하는데 맛이 쓰고 독이 약간 있다. 약리학적으로
참죽나무의 순(香椿)은 단백질, 비타민B1, 비타민B2, 비타민C, 칼슘, 마그네슘 등을 함유하고 있다. 소염, 해독, 살충의 효능이 있어 장염, 이질, 종기 등을 치료한다. 또한 항염`항균작용이 있어 폐렴구균, 장티푸스균, 이질균, 포도상구균, 대장균, 곰팡이균 등을 억제시키는 작용이 있다.
가죽나무는 뿌리나 줄기 껍질을 3~6월 사이에 채취해 건조한다. 성질이 차고 맛은 깔깔하면서 매우 쓰고 독이 있다. 열을 내리고 습을 말리며 지사, 지혈, 지대(止帶, 대하를 멈추는 작용) 등의 효능이 있어 만성 이질이나 설사, 혈변(血便), 자궁의 염증이나 감염으로 분비물이 나오는 대하, 월경량 과다, 자궁출혈 등의 증상에 응용한다. 근래에는 여성의 질 세정제로 피부 재생에 효과적이어서
기능성 화장품의 원료로 이용되고 있다.
참죽나무의 순은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면 안 되고 속이 냉한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
가죽나무의 줄기와 뿌리 껍질은 소화기가 평소 좋지 못한 사람이 복용하면 복통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민간요법에서 치질이나 이질로 인한 혈변, 위염`위궤양에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량 복용하면 심한 복통과 설사로 인해 탈수가 생길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