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가 동기
2013년에 처음으로 서울국제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했었다.
왼쪽 발목 바깥 쪽에 부상을 입고 달려서 완주를 했는데 그 때 느꼈던 감동과 추억을 다시 한 번 느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참가를 결심을 했다.
☆ 이번에도 부상이 왔다.
3월에 운동을 딱 하루를 했었다. 운동을 너무 안 해서 금요일에 5km 조깅을 했는데 오른쪽 발바닥에 100원 짜리 넓이의 물집이 잡혀 있었다.
물집 때문에 걸을 때 마다 욱신거렸다.
주변에 마라톤을 하시는 분들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했는데 후시딘을 바르고 스포츠 테이핑을 하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다행히 대회 당일에는 물집 때문에 고생을 하지 않았다.
☆ 으악 ~ 늦잠 잤다. 못 가는 것인가?
대회 당일 오전 2시 45분에 버스를 타고 대회장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2시 32분에 일어났다.
알람 설정을 해놨는데 전혀 듣지 못했다.
일어나서 든 생각이 "이번에 대회 못 가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기를 켜보니 사무국장님께서 전화를 2번이나 하셨다.
연락을 드리고 부랴부랴 옷을 입고 가방 챙겨서 집을 나왔다.
다행히 집에서 버스 탑승 장소 까지는 가까워서 늦지 않게 도착을 했다.
정말 정신이 없었다.
☆ 출발 전 이모저모
대회장에 6시 40분 경에 도착을 해서 곧바로 동반주자 김우준 선배님께 연락을 드렸다.
4시간 20분을 목표로 함께 달리기로 약속을 드렸다.
광화문 8번 출구에서 준비를 하고 계셨다.
뵙자마자 인사를 드리고 복장을 갖추고 스트레칭을 하는데 내가 너무 뻣뻣해서 선배님께 혼이 났다(?)
그런데 이 많은 인파 속에서 반가운 얼굴을 뵈었다.
2월에 함께 고구려를 같이 뛴 이윤선님이셨다.
서로 서로 도와가면서 같이 달린 기억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다행히 나를 알아보셨다.
서로 격려를 하고 김우준 선배님과 나는 물품을 맡기러 이동을 했다.
물품을 맡기고 선배님과 조깅으로 몸을 풀고 우리가 속한 C그룹으로 이동을 하는데 "런돌핀" 회원님들을 뵈었다.(김동윤님, 홍석현님)
카페에서만 소통을 하다가 이렇게 대회장에서 직접 뵈니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도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알아봐주셔서 감사했다.
8시가 되자 행사가 진행이 되었고 선두그룹 부터 출발이 되었다.
나는 8시 19분에 출발을 하였다.
◇ 배고파요. 누나(~20km)
광화문을 빠져 나오니 서울 시내가 눈앞에 펼펴지기 시작했다.
선배님의 페이스의 맞춰 본다.
초반에 시간을 아끼자고 말씀을 하셨다.
1km,1km 지날 때 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1분 씩 빨랐다.
근데 연습 부족인지 페이스가 좀 처럼 잡히지가 않는다.
선배님께 살짝만 늦춰달라고 말씀을 드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배도 고팠다.
새벽에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도무지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 뱃속에 거X가 있는지)
5km,10km,15km 급수대에는 물과 이온음료만 제공을 해서 물을 많이 마셨다.
청계천을 들어오니 참가자가 많아서 주로가 좁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아서 괜찮았다.
근데 누군가 뒤에서 "형님" 이라고 소리를 지른다.
김선태 지부장님이 선배님을 뒤에서 알아보신 것이었다.
나도 너무 반가워서 뒤에서 와락 안아 드렸다.
원래 대회장에서 뵙기로 했는데 시간이 촉박해서 연락을 드릴 수가 없었는데 이렇게 라도 뵙게 되어서 너무 반가웠다.
지부장님은 시각장애인 도우미로 달리시고 계셨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윤선님을 뵈었다.
옆에 다가가서 "누나 배고파요. 파워젤 얻어주세요."(나)
"지금 없는데 어쩌지 26km 쯤에 강북구 육상연합회 분들이 계시는데 누나 이름 대고 먹을 것 부탁드리면 드릴거야."(이윤선님)
그렇게 라도 말씀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이윤선님과 헤어지고 다시 선배님 옆에 붙어서 달린다. 이제는 선배님의 페이스가 적응이 되었다.
선배님 바로 앞에서 달렸다.
근데 선배님께서 "현중아 20km에서 급한 볼 일을 봐야 할 것 같다. 그 때 기다리지 말고 먼저 가."
아쉬웠지만 "예, 알겠습니다. 어차피 후반에 힘이 떨어지니까 다시 뵈어서 함께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나)
◇ 감동을 주신 시민분과 울트라 여제님과의 재회 (~26km)
청계천을 빠져 나오니 응원을 해주시는 시민분들이 눈에 들어온다.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감사합니다.^^
20km 급수대에서 간식이 처음으로 제공이 되어서 왕창 먹었다.
바나나, 초코파이 2개씩 먹었다.
원래는 이렇게 많이 안 먹는데 내가 배가 많이 고프긴 고팠나보다.
너무 맛있게 열심히 먹다보니 선배님이 보이지를 않았다.
먼저 가셨나보다.
아쉬웠지만 선배님과 함께 달렸던 페이스가 몸이 기억을 하고 있어서 크게 마음이 동요 하지는 않았다.
21km가 가까워지고 있는데 응원을 하고 계시는 여성분께 손뼉을 치고 싶어서 손바닥을 들었는데 손뼉은 치시지 않으시고 내 손바닥에 초코렛을 쥐어 주시는 것이었다.
내게 "힘내세요. 화이팅!" 이라고 말씀을 해주셨고 나도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감사합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다.
지금도 그 분의 눈빛과 모습이 선명히 기억이 난다.
초코렛이 아까워서 안 먹으려고 했는데 주머니가 없어서 먹었다.
그 분께 받은 감동을 완주로 이어지게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달리고 있어서 외롭지도 않았고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26km 지점에 울트라 여제 "김순임님"이 서 계시는 것이 아닌가.
너무 반가워서 "김순임씨"(나)
김순임님도 나를 알아 보시고 "이거 맛있는 초코렛이야. 얼른 먹어."(김순임님)
뛰고 있어서 별 말씀을 드리지는 못하고 바로 헤어졌다. 다음에도 꼭 뵙고 싶었다.^^
◇ 힘내세요! 그리고 고맙습니다!(30~34km)
무념무상으로 6분 페이스를 지키면서 차근 차근 달리고 있는데 30km 쯤에서 낯이 있는 분이 한쪽에서 다리를 절고 계셨다.
옆에 다가가보니 출발 전에 뵈었던 런돌핀 홍석현님이셨다.
무릎 부상과 근육통 때문에 고생을 하고 계셨다.
얼른 레이스패트롤께 파스를 빌려서 뿌려드리고 함께 달렸다.
완주를 무조건 하겠다는 의지가 크셨다. (대단하셨다.)
내게 연신 고맙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내가 도움이 된다는게 그저 감사 할 따름이었다.
둘이서 걷다 뛰다를 반복 하다가 32km에서 런돌핀 김민지님, 강종구님께서 자원봉사를 하고 계셨다.
처음 뵈었는데 너무 반가웠고 알아봐주시고 파워젤도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근데 석현님이 계속 아파하셨다.
너무 안타까웠다.
거기다가 나는 기다리는 일행이 있어서 계속 같이 있어 드릴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할 수 없이 먼저 가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34km에서)
혼자 왔으면 끝까지 같이 있었을 텐데 그럴 수 없어서 아쉬웠고 미안했다.
☆ 최강 산마(산악마라톤) 화이팅! (35km~42.195km)
아쉬운 작별을 하고 나서 어떻게 해야 할 까 고민에 빠졌다.
이대로 달리느냐? 아니면 속도를 올려서 달리느냐?
4시간 20분 안에 들어갈려면 시간 계산을 해보니 5분 페이스로 달려야지 그나마 여유가 있었다.
연습도 안 되 있는데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35km에서 5분 페이스로 달리기 시작했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지만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악착 같이 달려보자고 마음 먹었다.
4시간 20분 페메를 따라 잡고 그 다음 4시간 20분 페메도 따라 잡고 정말 정신 없이 달렸다.
힘들게 달리고 있는데 문득 떠오르는 분들이 계셨다.
우리 "백두대간 트레일런 트레킹" 삼촌, 이모님들이었다.
이번에 같이 못 오신 분들이 꽤 많았는데 보고 싶었다.
토요일에 처음처럼님이 "이모 몫까지 열심히 달려줘."
산악짱님 "꼭 완주 하고 와. 갖다와서 이모가 커피 사줄께."(나 커피 안 먹는디.....^^)
라고 말씀을 하신게 떠올랐다. 그 외에 씽씽이님, 권이윤님도 생각이 났다.
너무 보고 싶었다. 힘들어도 끝까지 내 자신을 채찍질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회원님들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잠실종합운동장이 가까워지고 있을 무렵 시간을 확인을 하니 충분히 목표 시간 안에 들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장이 가까줘질수록 응원을 해주시는 시민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운동장에 들어왔을 때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42.195km를 완주 했다는 것이.
결승선을 통과를 할 때 소리를 지른다. 목표 했던 시간에도 1분 빨리 들어왔다.
말로 표현 하지 못 할 감동이 마음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저 감사하다. 풀코스를 무사히 완주 했다는 것이
절대 내 힘으로 이루어 낸 완주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도움의 손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 하남에서 헐레벌떡 달리시는 분들과.^^
결승선 통과 후 물품을 찾고 다시 결승선으로 돌아가서 사진을 찍고 싶었다.
물품을 찾고 아픈 다리 질질 끌고 결승선으로 가는데 하남시 헐레벌떡 마라톤 클럽 현수막을 보았다.
순간 신진욱님이 떠올랐다.
대회장에 오면 연락을 꼭 하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헐레벌떡 마라톤 클럽 천막에 들어가니 신진욱 형님을 뵈었다.
다시 뵙게 되어서 너무 반가웠다.
형님은 내게 수고 했다고 밥 먹자고 말씀을 하셨는데 나는 형님과 사진을 찍고 싶었다.
형님을 졸라서 결승선으로 가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다시 천막으로 돌아와서 식사를 했다.
클럽 분들이 환영을 해주시고 반겨주셔서 감사했다.
클럽에는 내 고향 삼척에 거주하는 회원님도 계셨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형님과 아쉬운 작별을 했다.
형님 ~ 그리고 헐레벌떡 마라톤 클럽 가족 여러분 감사합니다.^^
@.@ 맺으며
먼저 초반에 오버페이스 하지 않게 페이스를 잡아 주신 김우준 선배님 감사합니다.
선배님이 아니었으면 혼자서 멍멍이 고생 많이 했을 것입니다.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다음에는 꼭 같이 완주해요.
대회장에서 주로에서 뵙게 된 런돌핀 회원 여러분들.^^
직접 뵈니 너무 반가웠습니다.
특히 회원분들을 위해서 아침 부터 나와서 자원봉사를 하신 김민지 매니져님, 김동윤부매니져님, 강종구님 고생하셨습니다.
젊은 달림이분들과 인연이 되었다는게 그저 감사 할 따름입니다.
다음에도 뵙게 되기를 바랍니다.
대회 끝나고 식사를 제공해주신 헐레벌떡 마라톤 클럽 회원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형님 ~ 다음에도 꼭 뵈요.^^
그리고 주로에서 감동을 주신 시민분과 울트라 여제 김순임님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응원을 아끼지 않는 우리 최강 산마 백두대간 트레일런 트레킹 연맹 회원여러분들 감사합니다.
막내가 우리 삼촌, 이모님들 많이 많이 사랑하는 거 아시죠.^^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첫댓글 동마 주로에서 만날 때 어찌나 반갑던지 ~~~
후기 실감나게 잘 읽었다.
내 마라톤 일정은
3/28 ~ 3/29 : 세종울트라대회 시각장애인 동반주 봉사
4/04 ~ 4/05 : 성지순례222 사전주
4/11 ~ 4/12 : 청남대울트라
4/18 ~ 4/18 : 불교108울트라
4/24 ~ 4/26 : 성지순례222울트라
6/13 ~ 6/14 : 광주빛고을울트라
6/28 ~ 7/05 : 몽골고비울트라225 참가 예정이니
현중이도 울트라 갈 경우 참고하세요.
현중아 !!!
후기를 읽으며 주로애서 내가 뛰는것같이 실감나게 잘 읽었다....
35키로지점에서 생각나는 많은사람중 내이름도 포함된것이 흐믓하며 감사한마음이 든다......
서로에게 감사하며 황영조에서 즐달을 위하여 노력하자... " 아자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