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위 독배일기 13. <행정관료는 행정으로만 말하는가?>
항의방문 가는 길에 나도 같이 갈 수 없느냐 했더니 방해된다고 불편하다고 오지 마라 했다. 면담의 자리에 당사자가 없는 것이 항의방문단을 배려하는 것인지, 정책국장과 민주인권생활교육과장을 배려한 것인지, 아니면 나를 배려한 것인지는 잘모르겠다.
하지만 청력이 좋지않아 전화통화도 못하고 그리워만 하는 서울의 조원배선생이 페북을 보고서 광주를 내려오고, 전 위원장 김정훈 선생이 남원에서, 전국탈핵운동의 전도사였던 김영진 선생이 군산에서 내려와주셔서 너무도 고맙고 감사했다.
그 먼거리를 달려온 분들의 뜻이 무엇일까, 단지 나를 염려하는 것만의 문제는 아니지않을까? 수업활동조차 최소확인절차 없이 오로지 민원만으로 성비위를 확정짓는다는 것은 80년대 전교조운동의 선배들이 들어도 모두 웃을 일이다. 너무도 퇴행적이고 투쟁의 박물관에 있는 귀신이 걸어나온 것 같다.
그런데 그러한 교육권탄압의 당사자가 진보교육감이라는 것에 대해 충격을 먹는다. 그 어떤 실천적 지성도 인간의 살아온 역사를 믿는 이들은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생각하겠지만 혼란과 위기감의 수위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 증후군에 휘말리지않으려는 경계심을 상승시킨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거니와 나에게 페북은 담담한 내 생의 일기요, 성찰이다. 모든 사람에게 내 속의 고백을 드러내고 울타리넘어 고백을 지켜보는 이들과 대화한다. 하지만 행정이 인간에게 무례하고, 행정이 상식적 민주주의를 지키지않으면서 그냥 '우리, 나쁜 짓 안했어요. 매뉴얼 지켰어요.'를 최고의 금과옥조로 삼고 있으니 나는 결국 페북에서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수업배제를 통보받았던 10일부터 지난주까지 거즘 10여일동안 그들은 답하지않았지만 나는 말을 걸었고, 그들이 답하는 시간을 주면서 기다렸다.
알고 그러는지 모르고 그러는지 어느 시기 동지였던 교육감과 정책국장의 일처리방식을 알 수 없어 페북을 통해 이 상황의 문제점들을 차근차근 드러냈다. 그러나 그들은 답하거나 물어오기보다는 이 페북을 불편해했다. 민원을 다시 언급하지만 불편의 당사자는 교육감이다.
민선교육감은 교육에도 행정에 더하여 정치가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정치는 없고 홍보만 있다. 학교현장의 많은 교사들이 수업권침해를 염려하고, 현장의 도덕교사들이 성윤리,성평등단원의 수업을 기피한다는 말까지 나오는데도 그들에겐 정치가 없고 법규도 없고 처리매뉴얼만 있다. 행정행위라는 단어에 숨어 대화를 거부하고 회피하는 민선교육감이 과연 민선의 의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