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이재익
물 맑은 수청리水淸里 복사꽃 피던 옛집
진달래 꺾어 꽂은 흙벽 검은 부엌에서
매운 연기로 눈을 씻는 할머니
어린 손자 삼남매 배곯리보았다.*
동트는 새벽에 동산에 올라서
아카시아 가시 거꾸로 꽂으며
-남의 눈에 꽃이고 잎이게 하소서!
천지신명에게 삼눈* 내려주던 약손이었다.
콩고물로 비빈 도시락*
급우들이 다 빼앗아 먹어도
나는 먹지 않고도 배가 불렀다.
-네 장가갈 때 까지 살리라... 시더니
허리 휘며 가꾸던 그 밭머리에 잠들었다
묵정밭 억새풀은 해 더욱 거칠고
배롱나무는 무심히 연연 붉어라.
----------------------------------------
* 그리운 할머니를 회상하며
* 콩고물도 당시엔 특식이라, 친구들이 빼앗아 먹고, 화자는 정성만 먹었다.
* 부모 여윈 손자를 거두는 할머니 모습. 정인보 <자모사>에도
‘부른 배 곯리보아’ 라는 표현이 있다.
* 삼눈 ; 눈병
--------------------------------------
*[연번-33/ 시집명 이재익, <<함께 가는 길>> 2011, 시선사 / 분류-사랑, 가족 ]
부산 양정 동래정씨 시조묘 화지공원 배롱나무꽃
부산 양정 동래정씨 시조묘 화지공원 배롱나무꽃
함양 일두 정여창 모신 남계서원
부산박물관 정원
의령 곽재우 장군 유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