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군 해결의지 없어…충남도가 허가 취소를”
한겨레 전진식 등록 :2014-08-25 21:20
‘청양 강정리 석면광산 폐기물처리장’ 토론회
“인허가·감독 권한 회수
안전하게 폐광한 뒤
주민건강 모니터링 서둘러야”
주민들 1인시위 한달 넘어
석면광산에 들어선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 문제를 두고 전문가들이 광산을 즉시 폐쇄·복원하고 업체 또한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주민들은 문제 해결을 요구하면서 지난달 초부터 한달 넘게 충남도청과 청양군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
25일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에서 열린 ‘강정리 석면-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토론회’에서 하승수 변호사(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는 “석면광산에 폐기물 처리 시설이 허가된 것 자체가 의문을 갖게 한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업체의 허가를 취소해야 하며, 이를 위해 충남도가 책임을 지고 실질적인 법률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양군 비봉면 강정리에서 ㅂ환경이 운영하는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장을 두고 주민·시민단체는 석면·폐기물 불법매립 의혹을 지난해부터 제기해왔다. 그러나 주민감사 청구로 이뤄진 감사에서 충남도 감사위원회는 의혹 규명의 핵심인 현장 굴착 조사도 없이 감사를 종결했으며, 도는 지난 3월 청양군에 직무이행 명령을 내리고도 계속 기한을 연장해주고 있다. 하 변호사는 “문제 해결 의지가 없는 청양군에 맡기면 안 되며 본래 충남도의 행정사무이기 때문에 조례 개정을 통해서라도 폐기물 처리업 인허가와 지도·감독 권한을 회수할 필요가 있다. 권한 회수 전에라도 도에서 직권으로 군에 허가 취소를 명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또한 “석면광산에 있는 폐기물 처리장의 허가를 취소하고 안전하게 폐광한 뒤 주변 환경 복원과 주민 건강 모니터링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 지역에는 전국 석면광산의 44%(107곳)가 집중돼 있다. 석면 질환의 발병 비율은 더욱 높다. 석면 폐암의 경우 전체 56명 가운데 충남 주민이 38명(68%)에 이르며, 석면 폐질환은 전체 460명의 85%(393명)나 차지하고 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석면 실태조사, 허가 취소를 비롯한 행정처분을 위한 증거자료 정리, 법률 검토, 주민 피해 방지를 위한 방안 등 종합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도지사 산하에 설치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강원도는 2011년부터 최근까지 최문순 지사 산하에 ‘강원도 골프장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했다.
그러나 충남도와 청양군 쪽 참석자들은 토론회 내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정송 청양군 부군수는 “주민들이 힘을 모아주면 중앙정부에 해결을 요구하겠다”는 취지로 말해 일부 주민들이 강하게 항의했다.
이상선 충남참여자치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행정혁신을 아무리 떠들어도 한꺼풀 벗겨보면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안 지사가 결단하지 않으면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주민·시민단체는 안 지사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특위 구성을 촉구할 참이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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