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모터트렌드>의 특집 기사는 전기차였다. 국내에서 살 수 있는 전기차 14대를 모두 다뤘고 출력이 같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비교 시승했다.
개인적으로 전기차에 대한 소소한 궁금증을 풀어준 기사가 가장 좋았다.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을 바로잡아줬기 때문이다.
이번 달 중고차 기사의 주제를 전기차로 정한 건 지난달 특집의 연장선이다.
처음으로 ‘완판’을 기록하며 전기차 시장의 문을 열었던 쉐보레 볼트가 등장한 지 벌써 3년이 지났다. 중고차 시장에 전기차가 등장할 시기가 됐다는 의미다.
매달 중고차에 대한 알짜배기 정보를 전해주는 차파는 누나 오영아 대표와 SK엔카 이후상 대리에게 전기차에 대한 질문을 건네자 비슷한 반응이 돌아왔다. “전기차요? 음, 쉽지 않겠는데요?”

현대 아이오닉 EV
전기차는 시기상조?
전기차를 검색하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단어가 있다. ‘시기상조’다. 회원수가 10만명에 가까운 어떤 전기차 동호회는 온라인 카페 대문에 ‘전기차는 시기상조’라고 적어놓기도 했다. 정말 그럴까? 이후상 대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는 지금이 가장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몇 년 사이에 충전시설이 눈에 띄게 많아졌어요. 주말에 가족과 대형 쇼핑몰에 갈 때마다 전기차 전용 주차구역이 부러울 정도죠. 게다가 전기차 의무 보유기간(2년)이 끝난 차들도 조금씩 중고차 시장으로 흘러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국가보조금을 받기 위해 각종 서류를 준비하기보단 중고차로 구매하는 게 가격과 편리성 면에서 이득입니다.” 오영아 대표는 신중론을 펼쳤다.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가졌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예상 주행거리가 짧고 동선 내에 충전시설이 있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거든요. 어떤 식으로 차를 이용할 계획인지 충분히 고려하고 구매하기를 권장합니다.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도 충전소를 찾기 쉽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쉐보레 볼트 EV
내연기관 자동차와 다른 점은?
“배터리죠. 배터리 상태가 가장 중요합니다. 자칫하면 배보다 배꼽이 커질 수도 있어요.” 오영아 대표의 말이다. 이후상 대리는 감가율을 꼽았다. “신차 기준으로 감가율을 계산하면 전기차의 감가율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높습니다. 하지만 보조금을 제외한 실제 구매가로 비교한다면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수준이죠. 오히려 신차 수준의 전기차는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감가율이 낮습니다.” 그는 전기차를 중고로 구입할 땐 주행거리를 잘 살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고객 입장에선 배터리 수명에 대한 불안감이 커서 주행거리가 긴 차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또 국가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이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는 탓에 중고차 시세 역시 변동폭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
추천하고 싶은 매물이 있다면?
두 전문가의 의견이 이렇게 다른 적이 있었나 싶다. 같은 전기차라고 보기엔 차이가 큰 두 가지 모델이 추천 목록에 올랐다. 테슬라 모델 S와 현대 아이오닉 EV였다. 모델 S를 고른 건 오영아 대표였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무시무시한 가속력도 그렇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도 예쁘죠. 전용 충전소를 이용하면 충전비가 무료인 점도 장점입니다. 사실 모델 3를 더 추천하고 싶지만 아직 국내 시장엔 없어서요.” 반면 이후상 대리는 실리를 택했다. “트위지를 제외하면 아이오닉 EV가 중고 전기차 매물 중 가장 많습니다. 볼트나 쏘울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지만 그만큼 충전시간도 짧죠. 굳이 긴 거리를 달려야 하지 않는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이오닉 EV를 선택하는 게 합리적입니다. N과 Q 트림이 있는데, 저는 주행거리가 2만~4만km인 2017년형 Q트림 모델을 추천합니다. 2200만원이 적정 시세예요.”


전기차 이모저모
오영아
GOOD 부드러운 승차감과 정숙성. 호쾌한 가속성능은 덤
BAD 번거로운 충전
FOR 남들과 다른 자동차 생활을 꿈꾸는 이들
이후상
GOOD 낮은 유지비와 각종 혜택
BAD 멀리 갈 땐 쥐약
FOR 시티 커뮤터
출처 : 모터 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