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 해발 800미터 고지의 더덕밭에서 더덕 이삭 주워왔습니다. 마치 바닷가 자갈 더미 위에서 조개 줍듯이 더덕을 주웠네요.작업하는 이들에게 보이지 않은 숨은 더덕들이 어찌나 많던지요. 심심치 않게 크고 좋은 더덕들이 나와주는 재미에 허리 아픈 건 저리가라 하고 더덕 줍기에 심취했어요.
Kt사에서는 지원 되지 않은 산속 고지대라 2박3일을 전화 통화 없이 지냈지만 불편한 걸 몰랐습니다. 친동생 덕분에 매년 이런 호강을 하니 동생 잘 둔 덕을 톡톡히 봅니다. 장작불 피워놓고 드럼 치고 춤 추고 노래 부르고 고등어를 굽고 더덕 튀김에 옥수수와 고구마를 구워먹었습니다. 셋이서 오붓이 소담한 농막에서의 힐링을 즐깁니다.
더덕 줍기를 하다가 쉬는 중에 산 속 자갈밭에서 즉석으로 끓여 먹는 라면, 아삭한 배추김치와의 환상적인 궁합의 맛은 또 어떻고요.
비가 좀 내리다가 그쳤고 늦은 밤부터는 빗발이 거세졌습니다. 주룩주룩 비 내리니 그 풍경과 차양으로 빗방울 후둑이는 소리가 참으로 멋졌답니다.
새벽 3시 기상 후 짐 싸고 준비한 뒤 4시반에 빗속을 뚫고 인천으로 향했습니다. 3시간 쯤 달려 인천에 도착했지요. 별스럽게 엊 저녁에 먹은 더덕튀김의 달달하고 고소한 맛이 생각나 아침부터 더덕튀김을 해서 먹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맛이 너무 다르게 느껴집니다. 홍천 해발 800미터에서 일하고 먹던 그 더덕튀김 맛은 그곳일 때만 느낄 수 있는가봐요. 맛은 같을텐데 느낌이 이리 다르네요.
달달하고 아삭한 더덕향이 당분간은 집안에서 가시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상, 미소퀸의 수다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