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Story - 장산의 바위 ④합장바위]
장산의 백미, 합장바위
상어이빨바위까지 올라오면 장산 정상이 지척으로 다가온다. 낙엽에 미끄러져 넘어진 탓에 얼얼한 엉덩이를 매만지면서 다시 오른 등산로는 이내 정상과 합장바위를 두고 선택을 요구한다.
오늘 같은 뿌연 미세먼지면 굳이 정상보다는 합장바위를 선택한다. 산의 가슴팍을 가로지르는 길이라 아주 평탄한 길을 걸으니 모처럼 살맛이 난다. 그러다 이내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등산할 때 내리막길은 결코 반갑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내려간 만큼 반드시 다시 오르게 되어 있는 게 산길 구조다.
◇ 도심을 향해 합장하는 뜻은?
먼발치 제법 시야가 트인 시내 풍경을 바라보며 내려가려니 덱 계단이 나온다. 덱 길 끝에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전망대에서 합장바위를 찾으니 오른쪽 절벽 끝에 손오공을 가둔 듯한 석가모니의 손이 보인다. 손바닥과 함께 길게 뻗은 손가락이 합해진 모양이다.
누가 합장바위라 했던가? 손바닥 안에서 손오공이 가끔 몸부림을 친 탓인지 손가락에 길게 금이 가 있다. 근데 두 손을 모은 모습이 카메라 렌즈 안에서 작게 보일 때는 정겹게 보이다 크게 보일 때는 아주 웅장한 것이 장엄하기까지 하다.
더 신기한 것은 가슴 앞에서 합장한 모습인데, 몸통 위에 있어야 할 머리가 없다. 머리로 인한 잡념 없이 합장하여 오로지 가슴으로만 기도를 드리는 무아지경의 경지를 그려놓은 것일지도 모른다.
전망대 아래는 천길만길 낭떠러지지만 높이 고개를 든 다양한 바위들이 당당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그중 오른쪽에서 아주 커다란 암벽군이 등장하더니 점차 정상 쪽으로 갈수록 높아진다. 그 중앙에 합장바위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합장바위 앞으로는 미세먼지에 가려지긴 했지만 온통 도심이 자리잡고 있다. 도심의 인간 세상을 바라보며 합장한 주인공은 무슨 심정일까?
두 손을 모아 합장한 바위를 본 영향인지 발길을 돌려 다시 돌아 나오는 길에서 연리목이 보인다. 참나무 한 그루와 이름을 알듯한 나무 한 그루가 밑동이 서로 붙어 있다. 마치 합장바위에 응답이라도 하듯 두 나무는 그렇게 밑동을 모은 채 합장하고 있다.
다시 정상으로 향하는 이정표 앞에서 정상을 코앞에 두고 하산하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이미 바닥난 체력도 체력이지만 이번 산행의 목적에만 충실하기로 한다.
◇ 사라진 합장바위의 머리를 찾다
내려오다 다시 만난 장군바위는 넘어가는 태양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서 있다. 장군바위의 시선을 따라 임도로 내려와 성불사로 향하다 성불사 뒤쪽 산속에 내밀고 있는 관음상의 머리가 보인다. 합장바위의 몸통에서 사라진 머리가 저기에 있구나! 저 관음상의 머리를 합장바위 어깨 위에 올리면 완전체로서 합장하여 기도하는 관음이 될 것도 같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