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수행의 효과
③심리적 성장(삶의 질의 향상): 자가상담/자가심리치료
위빠사나 수행은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로 보는 훈련이기도 하므로, 자기 자신을 좀 더 잘 이해하게 되며, 그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습관적인 그릇된 사고 및 행동체계로부터 벗어나게 되어, 심리적으로 성장되게 된다. 자기와 세계(특히 자신이 대하는 사람들)를 객관적으로 보게 됨으로써 더 이상 무익하게 자신을 괴롭히거나 세계를 자신의 욕망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게 된다. 점차적으로 비집착의 삶을 살게 되며, 금강경에서 표현한 '머무른 바 없이 마음을 내라'가 되는 것이다. 집착 없이 산다는 것이 무미건조하게 방관적으로 산다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의 비집착(non-attachment)과 분리(detachment)의 구분을 인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비집착은 분리와 혼동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우리의 인생에서 무엇인가로부터 분리되려고 할 때,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냉담하게 떨어져 있게 되고 관계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억압하고 그것을 다루고 싶어 하지 않는다. 비집착은 우리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일들이 자연스럽게 오고 가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감정이 일어나는 대로 주의를 줌으로써 수용하지만, 그것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위빠사나 수행의 위와 같은 특성은 최근에 심리치료의 한 방법인 현실치료(reality therapy)내에서 위빠사나 수행의 알아차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현실치료에서는 삶에서 개인의 통제력과 책임을 중시하는 통제이론(controltheory)을 기반으로 두고 있는데, 이러한 통제력의 발휘에서 올바른 선택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선택이론(choicetheory)으로 불리기도 한다. Barbieri(1996)는 이러한 통제이론에 알아차림이 수용되어 통제이론의 유용성이 증가한다고 본다. 즉, 알아차림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은 공포와 같은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지 않고 직면함으로써 갈등을 멈추고 몸과 마음을 긍정적인 삶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제가 된다. 실생활에서의 작은 예를 들면, 평소 같으면 거의 급격한 변화 시 분노를 터뜨리는 성향에서 그 성향에 대한 마음수용 움직임이 알아차림으로 변화함으로써 필요한 것에 대해 적절하게 분노를 표현할 수도 있고 나아가 더 나은 반응을 선택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작은 분노수용에는 알아차림 즉시 사라져 버리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수용하는 생각과 행동을 돌아보면, 종소리에 조건화된 Pavlov의 개처럼 특정 단서에 대해 급격한 감정 변화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는 알아차림을 통해, 더 이상 Pavlov의 조건화된 개처럼 종소리에 무조건 침 흘리듯이 반응하는 행동에서 벗어나 행동과 사고에 더 많은 자유를 얻게 된다. 알아차림을 통제이론에 적용하면 삶에 있어서 개인의 통제력이 증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위빠사나 명상을 통해 점차적으로 '나'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된다고도 할 수 있다. 즉, 좋든 나쁘든 과거의 경험을 통해 형성된 자기의 상(욕망, 가치관, 기호, 반응양식 등)을 고정시키는 (혹은 화석화시키는)대신 자신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지금-여기에 깨어서 생활함으로써 심리적으로 더 성장하게 된다.
<우울증에 대한 불교적 심리치료 방안 연구/ 장지호(보우)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