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할머니 첫 번째 수업,
수업시작 시간보다 15분 정도 먼저 와 수업에 참여할 어르신들을 기다렸다.
수업이 진행 될 장소는 신항서원 계개당이다. 신항서원은 1570년(선조 3년) 호서지방에서 보은의 상현서원에 이어 두 번째로 건립되었고 1660년(현종 1년)에는 ‘신항’이라는 사액을 받아 청주사림의 구심점이 되었다고 한다.
10시가 조금 지나자 어르신들이 오셨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현수막에 쓰여 있는 프로그램의 이름을 소리 내어 함께 읽어보았다. “으랏차차 서원마을 이야기 할머니 마을 활동가 양성 과정” 어르신들과 함께 할 수업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어르신들이 이야기 할머니로서 어떤 역할을 하셔야 하는지를 말씀드렸다.
처음이라서 그런지 입은 웃고 계신데 눈에서는 긴장감이 엿보였다. 긴장도 풀고 마음도 열기 위해 간단한 손유희를 함께 했다. 먼저 노래를 같이 불러보고 노래에 맞춰 손동작도 함께 했다. ‘주먹 가위 보~~ 주먹 가위 보~~ 무엇이 될까?’ 노래를 부르며 손유희를 하다 보니 어느새 긴장이 다 풀어졌다.
먼저 돌아가며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였다. 원래 여섯 분이 수업에 참석하셔야 하는데 오늘 수업에는 한 분이 참석하지 못하셨다. 이정골에서 태어나 지금껏 80여년을 이 곳에서 살고 계신 어르신부터 결혼해서 이정골에 들어와 살고계신 어르신까지 이정골을 만난 시간은 다르지만 마을에 대한 애정은 누가 먼저 랄 것이 없었다.
최언년 어르신은 마을의 살아 있는 역사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알고 계셨다. 어르신들은 옛날이 좋았다며 옛날에 비하면 지금은 외지인들이 많이 들어와서 마을 인심도 예전 같지 않다고 아쉬워하셨다.
시골마을이 도시화되어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 하셨다. 어르신들 살아온 이야기, 마을에 관한 이야기, 마을이 변해가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수업시간을 마칠 시간이 되었다.
다음 시간에는 마을에서 전해지는 전설이나 지명 유래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틈틈이 생각해 보겠다고 하신다. 그래서 생각날 때마다 간단하게라도 메모를 해 두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신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