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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우주) 저기 저 멀리 보이는 창백한 푸른 점, 지구입니다. 45억년 전에 생겨났죠. 거대한 우주에서 보면 먼지처럼 작기만한 저 행성에 80억 인류가 살아갑니다. 그런데 최근 이제것 껶어보지 못한 심각한 위험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폭풍 혹한 폭염 산불) 미래에 일어날 일이라는 것들 이 이미 시작된 겁니다.
김남희/프리젠터: 45억년 전에 만들어진 지구에 생명체가 살기 시작한 것은 약 38억년 전입니다. 그 중에 최근이라는게 맞겠죠. 약 6억년 동안 다섯 차례의 大滅種이 일어났습니다. 지구상의 種 가운데 4분의 3이 사라지는 비극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지구가 여섯번째 대멸종을 향해 가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합니다. 단 하나의 생물 중 다름 아닌 우리 인간 때문에 말이죠. 지구 역사를 24시간으로 압축하면 인간이 지구에 출현한 건 23시 59분 57초, 단 3초 전의 일입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도대체 우리는 이 지구에 무슨 일을 했던 걸까요.
해설: 지구에는 1000만 종이 넘는 生命이 살고 있습니다. 지구 생명의 역사는 순탄하지 만은 않았습니다. 지구가 탄생한 후 다섯번의 대멸종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진화하며 생명의고리를 이어가 오늘의 지구가 있게 된 거죠. 그럼 어떻게 지구에 생명이 탄생하게 된 걸까요. 45억 년 전 시작된 지구는 오늘날의 태양보다 뜨거웠습니다. 생명이 살 수 없었죠. 그랬던 지구에 변화가 찾아옵니다.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에 미세한 물입자들이 들어 있었던 겁니다. 물을 품은 소행성과 부딪치면서 지구에는 물이 축적됐습니다. 지구 나이 7억 년이 됐을 무렵 물이 지표면을 덮었고 바다가 생겨났죠. 그곳에서 생명이 시작됐습니다.
김남희: 그리고 물 만큼 중요한 또 한 가지 생명의 요소, 이산화탄소가 있었습니다.
해설: 기후 얘기를 하다 보면 이산화탄소는 생명체를 괴롭히는 악당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사실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한 존재죠. 물이 비와 수증기 얼음으로 모습을 바꿔가며 지구를 돌 듯 이산화탄소도 순환합니다. 햇빛과 물과 이산화탄소가 있어야 식물은 광합성을 할 수 있고 탄소를 축적한 식물은 동물의 먹이가 됩니다. 동물은 호흡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다시 대기와 땅과 바다로 돌려 보내죠. 이산화탄소를 온실가스라고도 하죠. 지구에게 꼭 필요한 태양 에너지가 우주로 날아가는 것을 막아 주는 역할도 하거든요. 엄밀히 말하면 온실 효과는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만약에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확 줄어들면 지구는 얼어붙습니다. (24억년 전 전 지구가 氷河로 덮인 눈덩이 지구). 24억년 전 지구가 그랬죠. 반대로 이산화탄소가 드러나면 지구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 문제입니다. (2억 5천만 년 전 화산폭발-지구 생명체 90% 희생). 2억 5천만년 전 대규모의 화산 활동이 발생했고 지구에 3차 대멸종이 일어났습니다. 지구 생명체의 90%가 희생됐죠. 그런데 진짜 원인은 이산화탄소였습니다. 화산폭발로 인해 수백만 년 동안 땅 속에 쌓여 있었던 탄소가 대량으로 뿜어져 나온 것이었죠. 엄청난 탄소배출이 불러온 온실효과로 지구의 온도가 6도씨나 올라갔던 것입니다.
김남희: 지구 역사에서 발생한 모든 대멸종은 전 지구적 탄소순환의 대붕괴와 관련이 있습니다.
해설: 순환이 무너진 지구가 활기를 되찾은 건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나서였습니다. 공룡의 시대가 있었고 인류가 등장했죠. 농사를 시작하고 인구가 늘었습니다. 새롭게 지구의 지배자가 된 인간은 산업을 발전시켰고 풍요라는 단어 뒤에 숨어 땅속의 화석연료를 무작위로 꺼내 썼습니다. 3차 대멸종 때 화산이 100만 년 동안 했던 탄소대방출을 지금 우리가 열배는 더 빠르게 하고 있는 겁니다.
김남희: 인간이 산업화를 이룬 최근 70여년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버린 물도 개발한 땅도 그래서 없어진 열대 우림의 양도 최근에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죠. 우리가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소비하고 더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지구에 엄청난 압박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거대한 가속이 진행 중인 거죠.
남성현/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수준으로 그 정도로 인간이 지구 환경을 너무나도 많이 바꿔놨다. 여기에 우리 인류가 적응하지 못하면 인류의 절멸까지 걱정해야 되는 아주 심각한 변화가 지금 진행중인 그런 상황인지 이에 대한 온도 조금 오르고 마는 표면에 드러난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라는 것입니다.
김남희: 지난 해 (2023) 지구는 관측사상 가장 뜨거웠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올해 바로 그 기록이 갱신될 지도 모릅니다. 2024년 2월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약 13.5도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1.77도 높은 수치입니다. (18세기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진행된 지구 온난화), 과학자들은 만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4도 정도로 상승했다고 추정합니다. 그런데 그 4도 중 1.1도가 최근 100년 사이에 오른 겁니다. 이런 급격한 변화가 지구의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
해설: 여기는 텍사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모습이 아닙니다. 지금 이곳은 쾌적한 10~15도여 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낮에 영하 10도, 밤에 영하 20도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주민1: 여기가 빌어먹을 텍사스라고 이게 다 얼어버리다니
주민2: 어떻게 자야 하나요? 이제 장작이 하나 밖에 안 남았어요. 도움이 필요해요.
주민3: 우리는 살아남긴 하겠지만 이건 텍사스가 잘못했어. 텍사스가 이러면 안 되지.
김남희: 그런데 좀 의아하지 않나요? 지구 온난화라면서 한파는 왜 발생할까요? 극지방은 춥고 또 적도 주위는 덥습니다. 극지방의 찬 공기와 적도 주변의 따뜻한 공기의 경계선에는 온도 차이로 인한 제트 기류가 흐릅니다. (제트기류-극 지방의 찬 공기와 적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의 온도 차이로 발생하는 강력한 바람 띠), 그런데 최근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기온 차가 줄어들어 제트 기류의 흐름이 느려졌습니다. (지구 온난화 속도 대비-북극 온도 4배 빠르게 상승), 팽팽하던 기류가 구불구불 휘어지게 된 거죠. 휘어진 경계를 따라 찬 공기가 남쪽까지 내려와 대륙을 덮으면은 한파가 오고 따뜻한 공기가 북쪽으로 올라간 곳은 이상 고온이 나타납니다. 이렇게 달궈진 지구는 우리가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해설: 북극에서 들이닥친 한파는 온 도시를 마비시켰습니다. 수도관이 터지고 정전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한 겨울에도 영상 10도 안팎을 유지한 텍사스, 갑작스럽게 얼어붙은 도로에선 133중 추돌사고도 났습니다. 바다 거북이도 한파 때문에 곤욕을 치렀습니다. 한 겨울에도 따뜻한 텍사스 바다에 살던 바다 거북이 4천여 마리가 기절한 채 구조됐습니다.
구조원: 바다 거북 구조 작전 3일차입니다. 많이 구조했으니 이제 살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남성현: 텍사스같이 원래 겨울에도 매우 따뜻한 지역에 갑자기 북극발로 영향을 미치는 아주 차가운 한파가 들이닥치게 되면 사회적으로 대비가 안 되어있으니까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거고
해설: 텍사스 전역에선 초와 난로 사용으로 인한 화재사고가 잇달았습니다. 하지만 진압과정이 더 문제였습니다.
제리 비알릭/소방관: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소화전 물이 얼어서 쓸 수 없다는 거예요. 건물 바로 앞에 소화전이 있지만 모두 꽁꽁 얼어서 작동하지 않아요. (미국 텍사스 2024년 2월),
제리: 60구역으로 가야 하는데 불길 때문에 갈 수 없다.
해설: 올 2월에는 텍사스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이 났습니다. (서울 면적 7배를 태운 텍사스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 서울시의 약 7배가 넘는 지역이 잿더미가 됐죠. 2명이 사망하고 건물 500채가 전소됐습니다. 똑 같은 2월인데 3년 전에 지독한 한파가, 올해는 지독한 산불이 들이닥친 겁니다. 대규모 목장이 많은 지역이라 가축의 희생도 컸습니다. 약 1만두가 희생된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챈스 바워스/목장주: 산불이 다 수습되면 우리는 200~250 마리 소를 잃게 될 것입니다. 소만 따졌을 때 그렇고요. 지금 송아지 출산시기인데 아직 50~60% 밖에 출산을 못한 상황이에요.
해설: 방목지가 황폐해져 물이나 사료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요. 산불은 당장의 피해만큼이나 후유증도 큰 재난입니다. (대한민국 안동), 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 사이 초대형 산불이 잦아졌습니다.
주민1: 어떡해! 어떡해!
주민2: 중학교 탄다! 중학교
주민3: 뭐야 이게
소방관: 불길이 끝이 안보입니다.
해설: 올해에도 산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4월에 들어서 2주 동안 벌써 45건이나 발생했죠. (터키) 괴물 같은 산불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주민: 집이 불타고 있어요. 다른 집들도 타고 있어요. (알제리) (이탈리아) (미국 캘리포니아)
해설: 지구 곳곳에서 산불의 연기가 퍼져나갑니다. 사상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매번 바뀌고 있는 상황, 지구온난화 때문입니다.
김남희: 지구가 따뜻해 질수록 산불은 더 자주 더 극단적인 양상으로 일어납니다. 한꺼번에 100만 헥타르, 서울 면적의 16배 이상을 불태우는 초대형 산불이라는 개념도 생겨났습니다. 온도가 오르면 땅이 건조해집니다. 평소라면 물길을 가득 머금고 있을 숲이 바짝 말라 가연성 연료로 변하게 되는 거죠. 작은 불씨라도 떨어지면 금새 산불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거기에 강풍까지 가세하면 초대형 괴물 산불이 되는 겁니다.
이준이/부산대학교 기후과학연구소 부교수/IPCC 6차 보고서핵심저자: 지금까지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의 30%를 육상 생태계가 흡수했기 때문에 온난화의 수준이 어느 정도는 약화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인데 이렇게 산불이 더 대형화되고 많이 일어나고 생태계가 훼손되면 그 만큼 육상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기능이 저하가 되는 것이고 또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배출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증가시키는데 기여하면서 온난화를 더 가중시킬 수가 있습니다. (호주),
해설: 호주에서 산불이 났습니다. (6개월간 지속-한반도 면적의 85%를 태운 산불, 약 19만평방킬로미터), 불은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지며 한반도 면적에 육박하는 지역을 태웠습니다. 34명이 사망했고 (야생동물 30억 마리 사상 최대피해) 3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4억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습니다. 이 산불의 원인은 (호주 1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뛰어넘은 이산화탄소 4억톤 배출), 이상 기온과 가뭄이었습니다. 그해 호주는 최악의 더위를 기록했죠.
김남희: 지구가 가열되어 산불이 일어나고 산불로 급증한 탄소는 지구를 또 다시 가열하는 악순환이 (지구온난화-산불-CO2 급증-지구온난화)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마존),
해설: 아마존의 강과 수풀을 터전으로 지구상의 동식물 중 10%가 그리고 수백여 부족의 원주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만들어지는 산소의 약 3분의 1을 생산하는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그런데 앞으로는 이 별명이 없어질지도 모릅니다. 올 2월 한 달 동안 브라질에 속한 아마존 지역에서 3000건이 가까운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기후가 고온 건조하게 변한 것도 원인이지만 인위적인 훼손이 근본적인 문제였습니다. 목재로 가져다 쓰기 위해, 가축을 기르고, 또 농사를 짓기 위해 (최근 10년간 사라진 아마존 열대우림 면적 약 71,493평방킬로미터), 최근 10년간 서울 면적의 118배에 달하는 열대우림이 사라졌습니다.
박정재/서울대학교 지리학과교수: 문제가 뭐냐면 이런 곳은 한 번 훼손이 되면 다시 돌아가지 않아요. 열대우림으로 다시 안 돌아갑니다. 이런 곳은 토양이 어느 정도 영양분이 있어야 다시 열대우림으로 돌아올텐데 이런 지역은 모든 영양분이 나무 안에 다 들어가 있거든요. 그런데 나무를 잘라서 다른 곳으로 보내버렸기 때문에 이 지역은 이미 영양분이 없는 아주 황량한 땅 풀 밖에 살 수 없는 땅으로 변한 거죠.
해설: 탄소를 순환시키며 지구를 숨쉬게 했던 숲을 우리가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아마존 2023년), 지난해 10월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아마존 강 수위가 사상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강에 사는 분홍 돌고래를 비롯해 수많은 물고기들이 떼 죽음을 당했죠.
잉그리지 페헤이라/지역주민: 가뭄 때문인 것 같아요. 물이 뜨거워져서 물고기들이 죽는 거죠.
취재진: 산소가 부족해서요?
주민: 네, 산소가 부족해서요. 작년에는 죽은 물고기가 이렇게 많지 않았는데 올해는 그렇네요. 죽은 물고기가 많아요.
해설: 수온이 올라가면 물 속 산소는 줄어듭니다. 수량이 줄면 더 심해지죠. 가뭄과 폭염으로 지구의 허파라는 아마존에서 강물이 말라버리고 산소가 부족해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이것이 현실입니다. 물 위에 떠 있어야 할 배와 수상 가옥들이 강바닥에 널려 있는 이것이 현실입니다. (프랑스 2024년 3월), 올해 3월 프랑스 남서부 페르피냥에서 (성 가우데리코 예배 행렬- 가뭄에 비를 내렸다는 전설이 있는 성 가우데리크에게 비를 기원하는 전통 행사), 가톨릭 성직자들이 주민들과 함께 행진합니다. 농부의 수호성인인 성가우데리크 상을 매고 이들이 향하는 곳은 테트강입니다. 행렬을 따르는 이들의 표정이 꽤 심각한데요. (테트강), 이곳은 몇 달째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비를 청하는 기도를 드리는 중이죠. 일종의 기우제인 셈입니다.
제럴드 마이요 랄/지역주민: 과거의 전통행사지만, 작년부터 다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오늘날 기상이변을 고려하면 말이죠.
해설: 다 말라버린 올리브 나무, (2024년 4월 14일 32.2도씨-대한민국 4월 최고 기록경신), 2024년 4월 현재 지구의 기록적인 고온현상은 10개월 넘게 계속되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뿌리채 뽑혀서 쓰러지고 있는 것은 아몬드 나무입니다. 가뭄으로 농업용수를 구하지 못하자 축구장 면적 140배 규모의 농사를 포기한 것입니다.
조 델보스케/농장주: 하나도 안 남았어요. 전부 다 죽어버렸어요. 여기에 내년 수확할 아스파라가스가 없어요. 농작물이 없어졌고, 식량도 잃었죠. 이 밭에서 수확하던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슬픈 손실이죠.
해설: 물이 없으면 농사도 없습니다.
조: 지금까지 우리는 수확량을 늘리거나 변화하는 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을 이용해 왔어요. 하지만 그걸로 더는 충분하지 않아요. 기술이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어요. 물이 다 떨어지는 순간 기술이 우리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박정재: 분명 생태계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불안정 해지고 있다고 예측은 되는데 정확히 어떤 상태로 지금 불안정해지고 있는지 어디가 문제인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지를 알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죠. 그래서 생태계 위기가 앞으로 더욱 기후위기 만큼 우리한테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고 결국은 생태계 위기가 곧 식량 위기로 가는 겁니다. (미국 애리조나 2023년)
김남희: LA와 라스베가스가 있는 미국 서부의 일곱 개 주, 그리고 국경 너머 멕시코까지, (콜로라도 강), 4천만 명이 넘는 인구의 상수원인 콜로라도 강이 최근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데이브 화이트/애리조나 주립대 교수: 2000년부터 애리조나 주는 메가 가뭄 (Mega Drought)이라고 표현하는 데 수십년 이상 지속되는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습니다. 2022년은 지난 1200년을 통틀어 가장 건조했던 시기입니다.
해설: 이 강 줄기를 따라 미국 겨울 채소의 90%가 생산됩니다. 가뭄은 현실적인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체코 엘베강), 유럽도 강수위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헝거스톤-가뭄이 들었을 때 낮아진 수위를 표시한 돌), 가뭄으로 드러난 돌에 사람들은 글자를 새겼습니다. 내가 보이면 울어라, 400년 전의 기록,
박정재: 내가 보이면 울어라, 독일과 체코 사이에 흐르는 엘베 강에 있는 헝거스톤입니다. 배고품의 돌, 평소에는 물에 잠겨있다가 수위가 낮아지면 드러나죠. 과거에는 흉작과 기근에 대한 신호였지만 오늘날에는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경고로 읽힙니다. 이 헝거스톤이 최근 유례없는 가뭄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해설: 만나서는 안 되는 돌, 다시 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뭄 때마다 적어 놓은 글자들이 최근 너무나 자주 너무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MGM 2022),
박정재: 그럼 지구의 물이 줄어들었다는 뜻일까요? 그건 아닙니다. 지구상의 물의 총량은 변함이 없죠. 그래서 어떤 지역이 극단적으로 가물었다면 다른 지역은 그만큼 극단적으로 물이 많아졌다는 얘기입니다. (두바이 2024년 3월),
해설: 올 해 3월 9일, 사막의 도시 두바이에 번개가 내리쳤습니다.
주민1: 세상에, 이거 현실이냐?
주민2: 난생 처음이야
박정재: 아이 주먹만한 우박과 포구 돌이었습니다. 몇 시간만에 60밀리미터 반년치 강수량이 쏟아졌죠. 건조한 날씨가 걱정이던 지역인데 (2024년 4월 16일) 예상치 못한 홍수가 발생하자 도로는 마비되고 항공기가 결항 되는 등의 문제가 속출됐습니다. (인도네시아 2024년 3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는 홍수와 그로 인한 산사태가 났습니다.
주민1: 아이고, 다리 무너지네
주민2: 조심해, 길 비켜라 비켜
박정재: 서른 명 이상이 숨지고 2만 채의 집이 물에 잠겼습니다. (볼리비아 2024년 3월), 5개월 전까지만 해도 가뭄으로 기우제를 지냈던 남미 볼리비아에서도 폭우로 강물이 범람해 40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극단적인 가뭄과 극단적인 폭우가 번갈아 발생한 상황입니다. (프랑스 2024년 1월), 프랑스의 어딘가는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는데 또 다른 지역은 홍수로 마을이 물에 잠겼습니다. (서울),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2년전 집중 호우로 서울이 침수됐던 걸 기억하시나요? 서울 한 복판에서 벌어진 물과의 전쟁, 생명의 근원인 물이 순식간에 생명을 위협하는 재앙의 씨앗이 됩니다.
김남희: 최근 들어 더 빈번하게 더 극한의 물 폭탄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지역에 까지 말이죠. (파키스탄),
해설: 거센 물줄기가 건물들을 집어 삼킵니다. 파키스탄은 전반적으로 건조한 기후의 나라인데 이번 대홍수로 인해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습니다. 원래도 여름에는 열대성 강우가 내렸습니다. 그런데 예년의 5배에서 8배까지 1961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참 많은 비가 내렸죠.
주민1/홍수피해: 우리 모두 믿을 수가 없어요. 이제는 모든 지형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이제는 우리 집이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해설: (사망자 1700여명 이재민 3300만명), 1700명이 사망했고 3300만 명이 살던 집을 잃었습니다.
샤쟈드 굴/홍수피해주민: 평생 모은 돈이었어요. 평생 벌어서 아이들을 위해 이 집을 지었죠. 평생을~ 그걸 홍수가 가져갔어요.
남성현: 파키스탄 국토 면적의 3분의 1이 잠기는 폭우 피해를 입었거든요. 근데 파키스탄 국민들이 잘못해서 그렇게 피해를 입은 거라고 방재를 잘못해서 그런 것이다, 이렇게 말할 수가 없거든요. 그동안 우리가 겪어왔던 가뭄과 홍수의 수준이 아니라, 전례 없는 수준으로 기후가 바뀌면서 극단적인 강수들이 더 빈번해지다 보니까 피해가 지금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김남희: 물폭탄 같은 홍수는 바다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 라고 하면 육지만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더 중요한 곳은 바다입니다. 지구의 70%륽 차지하는 바다는 한 번 데우기도 어렵지만 식히는 건 더 어렵습니다. 지구상에서 나오는 열에너지의 90% 가량을 바다가 끌어안고 있거든요. 1초에 원자폭탄 4개, 1시간에 만4천4백 개씩 터지는 정도의 에너지가 바다에 공급되고 있는 겁니다. (1초에 원자폭탄 4개 1시간에 14,400개가 터지는 에너지), 바다의 수온이 1도 올라가면 대기 중의 수증기는 4~7% 가량 증가합니다. 대기에 수증기가 쌓이면 강력한 물폭탄이 되어 쏟아지죠. 바다 수온이 올라가면 벌어지는 심각한 일은 또 있습니다.
해설: 바다도 강처럼 흐릅니다. 파도가 밀려 왔다가 빠져나가는 수많은 흐름, 그리고 바다 깊은 곳에서 아주 서서히 그렇지만 아주 거대하게 이루어지는 흐름, 차가운 물과 따뜻한 물이 (조경수역-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영역), 제 갈 길을 가다가 만나는 곳을 조경수역이라고 합니다. 프랑크톤이 많아 다양한 바다 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들을 먹이로 하는 새들에게도 아주 풍요로운 곳이죠. 해류가 준 선물입니다. 선물은 또 있습니다.
이준이: 태양으로부터 지구에 도달하는 에너지는 지구에 균일하게 도달하지 않아요. 적도와 열대 지역에 더 많이 도달하고 극 지역에는 에너지가 부족한 것이죠. 해양의 운동을 통해서 열에너지를 재분배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해설: 해류는 기후를 조절합니다.
김남희: 극지와 적도를 오가며 열을 교환해 극지는 덜 춥게 덜 덥게 조절하는 마치 지구의 혈액과도 같죠. 이러한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열쇠는 氷河입니다.
해설: 빙하 주변의 차가운 물이 적도 쪽으로 움직입니다. 이것이 해류의 시작이죠. 극지방에 넓게 자리잡은 빙하는 햇빛을 반사합니다. 그런데 수온이 올라가면 빙하가 녹죠. 빙하가 줄어든 만큼 반사되는 열에너지는 줄어들고 바다는 더 따뜻해집니다. 이 역시 악순환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사실, 빙하가 녹으면 바다 속의 순환 시스템에도 이상이 생깁니다. 북극 주변 북대서양의 차고 무거운 물은 심층으로 가라앉아 적도 쪽으로 움직입니다. 극지방의 한류가 내려간 만큼 적도 부근의 난류가 올라오며 바다의 에너지를 골고루 순환시키는 것이죠. 그런데 극 지방의 빙하가 녹으면 바다물의 염분이 낮아집니다. 염분이 줄어든 물은 심층에 가라안지 않고 정치하게 되죠. 사람도 혈액순환의 문제가 생기면 몸이 아프듯 지구도 해류순환의 문제가 생기면 위협적인 이상 기후가 발생합니다.
박정재: 열대 바다에서 발생해 폭풍우를 수반하는 저기압은 지역에 따라 태풍, 허리케인, 사이클론 등으로 불립니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열대성 저기압이 더 강력해졌습니다. 따뜻한 수온과 습한 공기가 폭풍의 연료가 되어주기 때문이죠. (미국 뉴욕),
주민1: 이건 미쳤어!
해설: 45명이 숨졌고 그해 세계에서 발생한 기상 재해 중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가져왔습니다.
주민2: 2주 전에 센트럴 파크에 시간당 48밀리 폭우로 신기록을 세웠어요. 그런데 어제는 10~11시까지 시간당 94밀리의 폭우가 내렸죠. 저는 뉴욕에서 40년 넘게 살았는데 확실히 뭔가 변하고 있어요. (미국 버지니아 노퍽), 이 길은 침수될 수 있습니다.
해설: 그 이듬 해에는 허리케인 이언이 미국 남동부를 강타했습니다. 침수피해가 심했죠. 이언이 휩쓸고 간 마을, 대부분의 집들은 바닥을 높여 놨죠. 이언과 같은 허리케인이 또 찾아올 까봐 걱정입니다.
샘 짐머맨/주민3: 지난 번 허리케인(이언) 때 우리 집 현관 베란다까지 물이 차 올랐어요. 앞 마당에서 오리들이 헤엄치기도 했죠. 여기는 조수 범람이 무척 심해요.
해설: 이언은 최고 시속 240킬로미터의 강풍과 건물을 집어 삼킬 정도의 폭풍, 해일을 동반했습니다. 허리케인 최고 등급인 5등급을 기록했죠. 강력한 슈퍼 태풍, 슈퍼 허리케인이 최근 들어 잦아졌습니다. (노퍽 Norfolk), 이언이 통과할 당시 인근 바다의 수온은 예년에 비해 딱 1도가 높았습니다. 해류의 순환이 약해져 바다 열을 제 때에 수송하지 못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남성현: 해류가 약해진다는 것은 근처 바다에 열이 더 축적된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허리케인 같은 것들을 더 강력하게 만들어 낼 수가 있는 조건이 되죠. 과거에 비해서 더 습하고 더 강하고 더 위력적인 태풍, 허리케인, 사이클론들을 만들 수 있는 조건으로 자꾸 바뀌고 있다. 소위 말하는 슈퍼 태풍, 슈퍼 허리케인 이런 것들이 점점 더 심해진다. 범위도 확장하고 있다는 것은 좀 더 온대에 가까운 북반구 중위도 온대 지방에 사는 우리나라 같은 곳에는 더 가까운 곳에서 태풍이 만들어져서 우리에게 찾아올 수 있다. 그런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해설: 기후 조절자였던 해류가 완전히 멈춰 버리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요? 자연이 그동안 자연스럽게 유지해온 시스템이 우리 인간들 때문에 무너진다면 우리는 되돌릴 수 있을까요.
김남희: 우리는 물이든 주전자를 가열하면 100도씨에서 끓는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런데 첫번째 기포가 어디에서 올라오고 그 다음 기포는 또 어디에서 올라오는 지도 알지 못하며 예측도 안되죠. 물이 끓을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어디에서 어떤 일이 닥칠지 알 수 없는 상황, 학자들은 기후 위기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합니다. 기후를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며 세계를 향해 목소리를 냈던 15살 소녀,
그레타 툰베리/스웨덴 환경운동가/2019년 9월 UN본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죽고 있습니다. 생태계 전체가 붕괴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규모 멸종의 시작점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당신들은 돈, 영원한 경제 성장이라는 판타지 얘기 밖에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뻔뻔합니까?
김남희: 그레타 툰베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극단적인 한파, 산불, 가뭄, 폭염 등의 기상이변이 일상이 되었다. 날씨가 마치 스테로이드를 맞은 것처럼 괴력을 뽐내고 있다.
남성현: 과거에 못보던 극단들이 이미 많아지고 있고 영상 20도씨 영하 20도시 평균하면 영도씨 잖아요. 영상 52도씨 와 영하 50도씨 평균하면 1도씨입니다. 평균은 0도씨에서 1도씨로 1도씨의 변화가 있지만 영상 52도씨와 영하 50도씨 라는 환경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잖아요. 이런 극값이 많아지는 환경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경험해 보지 않은 아주 극단적인 날씨는 더 나타날 수가 있다. (아이슬란드)
해설: 아이슬란드 서부 오크 만에 사람들의 발길이 모였습니다. 특별한 장례식이 열렸는데요. 다들 침통한 표정으로 작별을 고합니다. 주인공은 氷河입니다. 700년 동안 오크산 정상을 덮고 있다 사라졌죠. 열에너지를 반사해주고 해류순환의 중심을 잡아주던 빙하의 소멸, (미래로 보내는 편지), 다음에는 무엇이 사라질까요? (2019년 8월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 오크 빙하는 아이슬란드에서 최초로 빙하의 지위를 잃었다. 향후 200년 안에 모든 빙하가 같은 길을 갈 것이다. 이 추모비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리기 위한 것이다. (1980), 빙하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2000), (북극),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2020), 지난 해 기후 협약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을 인간으로 규정했습니다. 덧붙여, 과학자들은 기후 위기가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아니라 이미 도착한 것임을 인식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45억년 긴 역사의 끝으머리에 등장한 인간, 1000만 種의 생명이 살고 있는 지구에 여섯번 째 大滅種의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박정재: 그 수많은 종 가운데 인류는 그냥 하나의 종일 뿐, 호모사피엔스 라는 하나의 종일 뿐 그런데 무슨 권리로 이 지구 환경을 다 망가뜨리고 다른 동식물 종들에게 위해를 끼치느냐
이준이: (인간이) 사실은 그동안 이러한 자연시스템을 훼손하면서 온 경제발전의 수혜자고 혜택을 받았죠. 그런 의미에서 볼 때는 반성이 필요하다. (우리가) 앞으로 다음 세대의 가해자이기도 하잖아요.
김남희: 지난 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낸 보고서입니다. 과학자들은 오늘날의 기후위기를 도착한 미래라고 설명합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 제6차 종합보고서, 지구 온난화의 원인을 인간으로 규정, 기후 위기를 이미 도착한 위험으로 보고 단기 대응 필요성을 논의), 우리가 가장 우려했던 미래의 예보편이 지금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 지는 이미 오래입니다. 하지만 지난 해 세계는 또 사상 최고량의 일산화탄소를 배출했죠.
해설: 이산화탄소 배출문제에 있어 우리나라도 떳떳한 상황은 아닙니다. (2021년 정부발표 온실가스 40% 감축목표), 3년전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정했습니다. (2024년 현재 매출상위 500대 기업 온실가스 감축목표 대비 25%미만),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기업들은 감축목표의 4분의 1도 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김남희: 화산보다 더 강력한 이유에 이산화탄소 배출로 지구의 여섯번째 대멸종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지구에서 있었던 다섯 차례의 대멸종에 이산화탄소 순환의 대붕괴가 있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 멈춰야 합니다. 아니면 지구에서 우리의 시간이 멈춰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리스),
해설: 올림푸스 신전에 어둠이 내립니다. (프랑스) (호주) 근대 산업 문명의 상징들도 하나씩 사라집니다. (중국) (인도) 3월 마지막 토요일 전 세계가 함께 지구를 생각하는 시간, (이탈리아) (태국) (대한민국) (어스 아워(Earth Hour)-기후 위기 및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알리는 지구촌 전등 끄기 캠페인), 이 어둠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요? 끝. (KBS 다큐인사이트 174회 도착한 미래에서 발췌)
① 우주, 저기 저 멀리 보이는 창백한 푸른 점, 지구다. 45억년 전에 생겨났다. 거대한 우주에서 보면 먼지처럼 작기만한 저 행성에 80억 인류가 살아간다. 그런데 최근 이제것 껶어보지 못한 심각한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 (폭풍 혹한 폭염 산불) 미래에 일어날 일이라는 것들이 이미 시작되었다. 45억년 전에 만들어진 지구에 생명체가 살기 시작한 것은 약 38억년 전이다. 그 중에 최근이라는게 맞겠다. 약 6억년 동안 다섯 차례의 大滅種이 일어났다. 지구상의 種 가운데 4분의 3이 사라지는 비극이었다. 그리고 지금 지구가 여섯번째 대멸종을 향해 가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단 하나의 생물 중 다름 아닌 우리 인간 때문에 말이다. 지구 역사를 24시간으로 압축하면 인간이 지구에 출현한 건 23시 59분 57초, 단 3초 전의 일이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도대체 우리는 이 지구에 무슨 일을 했던 걸까.
지구에는 1000만 종이 넘는 生命이 살고 있다. 지구 생명의 역사는 순탄하지 만은 않았다. 지구가 탄생한 후 다섯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진화하며 생명의 고리를 이어가 오늘의 지구가 있게 된 거다. 그럼 어떻게 지구에 생명이 탄생하게 된 걸까. 45억 년 전 시작된 지구는 오늘날의 태양보다 뜨거웠다. 생명이 살 수 없었다. 그랬던 지구에 변화가 찾아온다.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에 미세한 물입자들이 들어 있었다. 물을 품은 소행성과 부딪치면서 지구에는 물이 축적됐다. 지구 나이 7억 년이 됐을 무렵 물이 지표면을 덮었고 바다가 생겨났다. 그곳에서 생명이 시작됐다. 그리고 물 만큼 중요한 또 한 가지 생명의 요소, 이산화탄소가 있었다.
② 기후 얘기를 하다 보면 이산화탄소는 생명체를 괴롭히는 악당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사실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한 존재다. 물이 비와 수증기 얼음으로 모습을 바꿔가며 지구를 돌 듯 이산화탄소도 순환한다. 햇빛과 물과 이산화탄소가 있어야 식물은 광합성을 할 수 있고 탄소를 축적한 식물은 동물의 먹이가 된다. 동물은 호흡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다시 대기와 땅과 바다로 돌려 보낸다. 이산화탄소를 온실가스라고도 한다. 지구에게 꼭 필요한 태양 에너지가 우주로 날아가는 것을 막아 주는 역할도 한다. 엄밀히 말하면 온실 효과는 나쁜 것만은 아니다. 만약에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확 줄어들면 지구는 얼어붙는다. (24억년 전 전 지구가 氷河로 덮인 눈덩이 지구). 24억년 전 지구가 그랬다. 반대로 이산화탄소가 드러나면 지구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 문제다. (2억 5천만 년 전 화산폭발-지구 생명체 90% 희생). 2억 5천만년 전 대규모의 화산 활동이 발생했고 지구에 3차 대멸종이 일어났다. 지구 생명체의 90%가 희생됐다. 그런데 진짜 원인은 이산화탄소였다. 화산폭발로 인해 수백만 년 동안 땅 속에 쌓여 있었던 탄소가 대량으로 뿜어져 나온 것이었다. 엄청난 탄소배출이 불러온 온실효과로 지구의 온도가 6도씨나 올라갔다.
③ 지구 역사에서 발생한 모든 대멸종은 전 지구적 탄소순환의 대붕괴와 관련이 있다. 순환이 무너진 지구가 활기를 되찾은 건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나서였다. 공룡의 시대가 있었고 인류가 등장했다. 농사를 시작하고 인구가 늘었다. 새롭게 지구의 지배자가 된 인간은 산업을 발전시켰고 풍요라는 단어 뒤에 숨어 땅속의 화석연료를 무작위로 꺼내 썼다. 3차 대멸종 때 화산이 100만 년 동안 했던 탄소대방출을 지금 우리가 열배는 더 빠르게 하고 있다. 인간이 산업화를 이룬 최근 70여년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우리가 사용하고 버린 물도 개발한 땅도 그래서 없어진 열대 우림의 양도 최근에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가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소비하고, 더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지구에 엄청난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거대한 가속이 진행 중이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수준으로 그 정도로 인간이 지구 환경을 너무나도 많이 바꿔놨다. 여기에 우리 인류가 적응하지 못하면 인류의 절멸까지 걱정해야 되는 아주 심각한 변화가 지금 진행중인 그런 상황인지 이에 대한 온도 조금 오르고 마는 표면에 드러난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라는 것이다. 지난 해 (2023) 지구는 관측사상 가장 뜨거웠다. 그리고 어쩌면 올해 바로 그 기록이 갱신될 지도 모른다. 2024년 2월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약 13.5도를 기록했다. 이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1.77도 높은 수치다. (18세기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진행된 지구 온난화), 과학자들은 만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4도 정도로 상승했다고 추정한다. 그런데 그 4도 중 1.1도가 최근 100년 사이에 오른 거다. 이런 급격한 변화가 지구의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있다. (미국 텍사스), 여기는 텍사스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모습이 아니다. 지금 이곳은 쾌적한 10~15도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낮에 영하 10도, 밤에 영하 20도로 떨어지고 있다.
④ 그런데 좀 의아하지 않나? 지구 온난화라면서 한파는 왜 발생할까? 극지방은 춥고 또 적도 주위는 덥다. 극지방의 찬 공기와 적도 주변의 따뜻한 공기의 경계선에는 온도 차이로 인한 제트 기류가 흐흔다. (제트기류-극 지방의 찬 공기와 적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의 온도 차이로 발생하는 강력한 바람 띠), 그런데 최근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기온 차가 줄어들어 제트 기류의 흐름이 느려졌다. (지구 온난화 속도 대비-북극 온도 4배 빠르게 상승), 팽팽하던 기류가 구불구불 휘어지게 됐다. 휘어진 경계를 따라 찬 공기가 남쪽까지 내려와 대륙을 덮으면은 한파가 오고 따뜻한 공기가 북쪽으로 올라간 곳은 이상 고온이 나타났다. 이렇게 달궈진 지구는 우리가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북극에서 들이닥친 한파는 온 도시를 마비시켰다. 수도관이 터지고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한 겨울에도 영상 10도 안팎을 유지한 텍사스, 갑작스럽게 얼어붙은 도로에선 133중 추돌사고도 났다. 바다 거북이도 한파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한 겨울에도 따뜻한 텍사스 바다에 살던 바다 거북이 4천여 마리가 기절한 채 구조됐다. 텍사스같이 원래 겨울에도 매우 따뜻한 지역에 갑자기 북극발로 영향을 미치는 아주 차가운 한파가 들이닥치게 되면 사회적으로 대비가 안 되어있으니까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텍사스 전역에선 초와 난로 사용으로 인한 화재사고가 잇달았다. 하지만 진압과정이 더 문제였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소화전 물이 얼어서 쓸 수 없다. 건물 바로 앞에 소화전이 있지만 모두 꽁꽁 얼어서 작동하지 않았다. (미국 텍사스 2024년 2월),
⑤ 올 2월에는 텍사스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이 났다. (서울 면적 7배를 태운 텍사스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 서울시의 약 7배가 넘는 지역이 잿더미가 됐다. 2명이 사망하고 건물 500채가 전소됐다. 똑 같은 2월인데 3년 전에 지독한 한파가, 올해는 지독한 산불이 들이닥쳤다. 대규모 목장이 많은 지역이라 가축의 희생도 컸다. 약 1만두가 희생된 걸로 추정하고 있다. 방목지가 황폐해져 물이나 사료 구하기도 쉽지 않다. 산불은 당장의 피해만큼이나 후유증도 큰 재난이다. (대한민국 안동), 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 사이 초대형 산불이 잦아졌다. 불길이 끝이 안 보인다. 올해에도 산불은 계속되고 있다. 4월에 들어서 2주 동안 벌써 45건이나 발생했다. (터키) 괴물 같은 산불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리스), 집이 불타고 있다. 다른 집들도 타고 있다. (알제리) (이탈리아) (미국 캘리포니아), 지구 곳곳에서 산불의 연기가 퍼져나갔다. 사상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매번 바뀌고 있는 상황,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지구가 따뜻해 질수록 산불은 더 자주 더 극단적인 양상으로 일어난다. 한꺼번에 100만 헥타르, 서울 면적의 16배 이상을 불태우는 초대형 산불이라는 개념도 생겨났다. 온도가 오르면 땅이 건조해진다. 평소라면 물길을 가득 머금고 있을 숲이 바짝 말라 가연성 연료로 변하였다. 작은 불씨라도 떨어지면 금새 산불로 이어지기 쉽다. 거기에 강풍까지 가세하면 초대형 괴물 산불이 되는 거다.
⑥ 지금까지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의 30%를 육상 생태계가 흡수했기 때문에 온난화의 수준이 어느 정도는 약화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 데 이렇게 산불이 더 대형화되고 많이 일어나고 생태계가 훼손되면 그 만큼 육상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기능이 저하가 되는 것이고 또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배출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증가시키는데 기여하면서 온난화를 더 가중시킬 수가 있다. (호주), 호주에서 산불이 났다. (6개월간 지속-한반도 면적의 85%를 태운 산불, 약 19만평방킬로미터), 불은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지며 한반도 면적에 육박하는 지역을 태웠다. 34명이 사망했고 (야생동물 30억 마리 사상 최대피해) 3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4억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 이 산불의 원인은 (호주 1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뛰어넘은 이산화탄소 4억톤 배출), 이상 기온과 가뭄이었다. 그 해 호주는 최악의 더위를 기록했다. 지구가 가열되어 산불이 일어나고 산불로 급증한 탄소는 지구를 또 다시 가열하는 악순환이 (지구온난화-산불-CO2 급증-지구온난화) 벌어지고 있다. (아마존),
⑦ 아마존의 강과 수풀을 터전으로 지구상의 동식물 중 10%가 그리고 수백여 부족의 원주민이 살아가고 있다. 지구에서 만들어지는 산소의 약 3분의 1을 생산하는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그런데 앞으로는 이 별명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올 2월 한 달 동안 브라질에 속한 아마존 지역에서 3000건이 가까운 화재가 발생했다. 기후가 고온 건조하게 변한 것도 원인이지만 인위적인 훼손이 근본적인 문제였다. 목재로 가져다 쓰기 위해, 가축을 기르고, 또 농사를 짓기 위해 (최근 10년간 사라진 아마존 열대우림 면적 약 71,493평방킬로미터), 최근 10년간 서울 면적의 118배에 달하는 열대우림이 사라졌다. 문제가 뭐냐면 이런 곳은 한 번 훼손이 되면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 열대우림으로 다시 안 돌아간다. 이런 곳은 토양이 어느 정도 영양분이 있어야 다시 열대우림으로 돌아올텐데 이런 지역은 모든 영양분이 나무 안에 다 들어가 있다. 그런데 나무를 잘라서 다른 곳으로 보내버렸기 때문에 이 지역은 이미 영양분이 없는 아주 황량한 땅 풀 밖에 살 수 없는 땅으로 변한 거다.
⑧ 탄소를 순환시키며 지구를 숨쉬게 했던 숲을 우리가 망가뜨리고 있다. (아마존 2023년), 지난해 10월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아마존 강 수위가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강에 사는 분홍 돌고래를 비롯해 수많은 물고기들이 떼 죽음을 당했다. 가뭄 때문에 물이 뜨거워져서 물고기들이 죽는다. 산소가 부족해서 그렇다. 작년에는 죽은 물고기가 이렇게 많지 않았는데 올해는 죽은 물고기가 많다. 수온이 올라가면 물 속 산소는 줄어든다. 수량이 줄면 더 심해진다. 가뭄과 폭염으로 지구의 허파라는 아마존에서 강물이 말라버리고 산소가 부족해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이것이 현실이다. 물 위에 떠 있어야 할 배와 수상 가옥들이 강바닥에 널려 있는 이것이 현실이다. (프랑스 2024년 3월), 올해 3월 프랑스 남서부 페르피냥에서 (성 가우데리코 예배 행렬- 가뭄에 비를 내렸다는 전설이 있는 성 가우데리크에게 비를 기원하는 전통 행사), 가톨릭 성직자들이 주민들과 함께 행진하고 있다. 농부의 수호성인인 성가우데리크 상을 매고 이들이 향하는 곳은 테트 강이다. 행렬을 따르는 이들의 표정이 꽤 심각하다. (테트강), 이곳은 몇 달째 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래서 비를 청하는 기도를 드리는 중이다. 일종의 기우제다. 과거의 전통행사지만, 작년부터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오늘날 기상이변을 고려하면 말이다.
⑨ 다 말라버린 올리브 나무, (2024년 4월 14일 32.2도씨-대한민국 4월 최고 기록경신), 2024년 4월 현재 지구의 기록적인 고온현상은 10개월 넘게 계속되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뿌리채 뽑혀서 쓰러지고 있는 것은 아몬드 나무다. 가뭄으로 농업용수를 구하지 못하자 축구장 면적 140배 규모의 농사를 포기한 것이다. 물이 없으면 농사도 없다. 지금까지 수확량을 늘리거나 변화하는 기후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을 이용해 왔다. 하지만 그걸로 더는 충분하지 않다. 기술이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물이 다 떨어지는 순간 기술이 우리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분명 생태계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불안정 해지고 있다고 예측은 되는데 정확히 어떤 상태로 지금 불안정해지고 있는지 어디가 문제인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지를 알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생태계 위기가 앞으로 더욱 기후위기 만큼 우리한테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고 결국은 생태계 위기가 곧 식량 위기로 가는 거다. (미국 애리조나 2023년),
⑩ LA와 라스베가스가 있는 미국 서부의 일곱 개 주, 그리고 국경 너머 멕시코까지, (콜로라도 강), 4천만 명이 넘는 인구의 상수원인 콜로라도 강이 최근 바닥을 드러냈다. 2000년부터 애리조나 주는 메가 가뭄 (Mega Drought)이라고 표현하는 데 수십년 이상 지속되는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2022년은 지난 1200년을 통틀어 가장 건조했던 시기다. 이 강 줄기를 따라 미국 겨울 채소의 90%가 생산된다. 가뭄은 현실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체코 엘베강), 유럽도 강수위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헝거 스톤-가뭄이 들었을 때 낮아진 수위를 표시한 돌), 가뭄으로 드러난 돌에 사람들은 글자를 새겼다. 내가 보이면 울어라, 400년 전의 기록,내가 보이면 울어라, 독일과 체코 사이에 흐르는 엘베 강에 있는 헝거스톤이다. 배고품의 돌, 평소에는 물에 잠겨있다가 수위가 낮아지면 드러난다. 과거에는 흉작과 기근에 대한 신호였지만 오늘날에는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경고로 읽힌다. 이 헝거스톤이 최근 유례없는 가뭄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⑪ 만나서는 안 되는 돌, 다시 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뭄 때마다 적어 놓은 글자들이 최근 너무나 자주 너무도 선명하게 보인다. (MGM 2022), 그럼 지구의 물이 줄어들었다는 뜻일까? 그건 아니다. 지구상의 물의 총량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어떤 지역이 극단적으로 가물었다면 다른 지역은 그만큼 극단적으로 물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두바이 2024년 3월), 올 해 3월 9일, 사막의 도시 두바이에 번개가 내리쳤다. 아이 주먹만한 우박과 포구돌이었다. 몇 시간만에 60밀리미터 반년치 강수량이 쏟아졌다. 건조한 날씨가 걱정이던 지역인데 (2024년 4월 16일) 예상치 못한 홍수가 발생하자 도로는 마비되고 항공기가 결항 되는 등의 문제가 속출됐다. (인도네시아 2024년 3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는 홍수와 그로 인한 산사태가 났다.
서른 명 이상이 숨지고 2만 채의 집이 물에 잠겼다. (볼리비아 2024년 3월), 5개월 전까지만 해도 가뭄으로 기우제를 지냈던 남미 볼리비아에서도 폭우로 강물이 범람해 40명 이상이 사망했다. 극단적인 가뭄과 극단적인 폭우가 번갈아 발생한 상황이다. (프랑스 2024년 1월), 프랑스의 어딘가는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는데 또 다른 지역은 홍수로 마을이 물에 잠겼다. (서울),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2년전 집중 호우로 서울이 침수됐던 걸 기억하나요? 서울 한 복판에서 벌어진 물과의 전쟁, 생명의 근원인 물이 순식간에 생명을 위협하는 재앙의 씨앗이 되었다.
⑫ 최근 들어 더 빈번하게 더 극한의 물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지역에 까지 말이다. (파키스탄), 거센 물줄기가 건물들을 집어 삼킨다. 파키스탄은 전반적으로 건조한 기후의 나라인데 이번 대홍수로 인해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원래도 여름에는 열대성 강우가 내렸다. 그런데 예년의 5배에서 8배까지 1961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참 많은 비가 내렸다. 모두 믿을 수가 없었다. 이제는 모든 지형이 바뀌어 버렸다. 이제는 우리 집이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사망자 1700여명 이재민 3300만명), 1700명이 사망했고 3300만 명이 살던 집을 잃었다. 파키스탄 국토 면적의 3분의 1이 잠기는 폭우 피해를 입었다. 근데 파키스탄 국민들이 잘못해서 그렇게 피해를 입은 거라고 방재를 잘못해서 그런 것이다 라고 말할 수가 없다. 그동안 우리가 겪어왔던 가뭄과 홍수의 수준이 아니라, 전례 없는 수준으로 기후가 바뀌면서 극단적인 강수들이 더 빈번해지다 보니까 피해가 지금 커지고 있다. 물폭탄 같은 홍수는 바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구 온난화 라고 하면 육지만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더 중요한 곳은 바다다.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한 번 데우기도 어렵지만 식히는 건 더 어렵다. 지구상에서 나오는 열에너지의 90% 가량을 바다가 끌어안고 있다. 1초에 원자폭탄 4개, 1시간에 만4천4백 개씩 터지는 정도의 에너지가 바다에 공급되고 있다. (1초에 원자폭탄 4개 1시간에 14,400개가 터지는 에너지), 바다의 수온이 1도 올라가면 대기 중의 수증기는 4~7% 가량 증가한다. 대기에 수증기가 쌓이면 강력한 물폭탄이 되어 쏟아진다. 바다 수온이 올라가면 벌어지는 심각한 일은 또 있다.
⑬ 바다도 강처럼 흐른다. 파도가 밀려 왔다가 빠져나가는 수많은 흐름, 그리고 바다 깊은 곳에서 아주 서서히 그렇지만 아주 거대하게 이루어지는 흐름, 차가운 물과 따뜻한 물이 (조경수역-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영역), 제 갈 길을 가다가 만나는 곳을 조경수역이라고 한다. 프랑크톤이 많아 다양한 바다 생물이 살고 있다. 이들을 먹이로 하는 새들에게도 아주 풍요로운 곳이다. 해류가 준 선물이다. 선물은 또 있다. 태양으로부터 지구에 도달하는 에너지는 지구에 균일하게 도달하지 않는다. 적도와 열대 지역에 더 많이 도달하고 극 지역에는 에너지가 부족한 것이다. 해양 운동을 통해서 열에너지를 재분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해류는 기후를 조절한다. 극지와 적도를 오가며 열을 교환해 극지는 덜 춥게 덜 덥게 조절하는 마치 지구의 혈액과도 같다. 이러한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열쇠는 氷河다.
⑭ 빙하 주변의 차가운 물이 적도 쪽으로 움직인다. 이것이 해류의 시작이다. 극지방에 넓게 자리잡은 빙하는 햇빛을 반사한다. 그런데 수온이 올라가면 빙하가 녹는다. 빙하가 줄어든 만큼 반사되는 열에너지는 줄어들고 바다는 더 따뜻해진다. 이 역시 악순환이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사실, 빙하가 녹으면 바다 속의 순환 시스템에도 이상이 생긴다. 북극 주변 북대서양의 차고 무거운 물은 심층으로 가라앉아 적도 쪽으로 움직인다. 극지방의 한류가 내려간 만큼 적도 부근의 난류가 올라오며 바다의 에너지를 골고루 순환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극 지방의 빙하가 녹으면 바다물의 염분이 낮아진다. 염분이 줄어든 물은 심층에 가라안지 않고 정치하게 된다. 사람도 혈액순환의 문제가 생기면 몸이 아프듯 지구도 해류순환의 문제가 생기면 위협적인 이상 기후가 발생한다.
⑮ 열대 바다에서 발생해 폭풍우를 수반하는 저기압은 지역에 따라 태풍, 허리케인, 사이클론 등으로 불린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열대성 저기압이 더 강력해졌다. 따뜻한 수온과 습한 공기가 폭풍의 연료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 45명이 숨졌고 그해 세계에서 발생한 기상 재해 중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가져왔다. 2주 전에 센트럴 파크에 시간당 48밀리 폭우로 신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어제는 10~11시까지 시간당 94밀리의 폭우가 내렸다. (미국 버지니아 노퍽), 이 길은 침수될 수 있다. 그 이듬 해에는 허리케인 이언이 미국 남동부를 강타했다. 침수피해가 심했다. 이언이 휩쓸고 간 마을, 대부분의 집들은 바닥을 높여 놨다. 이언과 같은 허리케인이 또 찾아올 까봐 걱정이다. 이언은 최고 시속 240킬로미터의 강풍과 건물을 집어 삼킬 정도의 폭풍, 해일을 동반했다. 허리케인 최고 등급인 5등급을 기록했다. 강력한 슈퍼 태풍, 슈퍼 허리케인이 최근 들어 잦아졌다. (노퍽 Norfolk), 이언이 통과할 당시 인근 바다의 수온은 예년에 비해 딱 1도가 높았다. 해류의 순환이 약해져 바다 열을 제 때에 수송하지 못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해류가 약해진다는 것은 근처 바다에 열이 더 축적된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허리케인 같은 것들을 더 강력하게 만들어 낼 수가 있는 조건이 된다. 과거에 비해서 더 습하고 더 강하고 더 위력적인 태풍, 허리케인, 사이클론들을 만들 수 있는 조건으로 자꾸 바뀌고 있다. 소위 말하는 슈퍼 태풍, 슈퍼 허리케인 이런 것들이 점점 더 심해진다. 범위도 확장하고 있다는 것은 좀 더 온대에 가까운 북반구 중위도 온대 지방에 사는 우리나라 같은 곳에는 더 가까운 곳에서 태풍이 만들어져서 우리에게 찾아올 수 있다. 그런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 기후 조절자였던 해류가 완전히 멈춰 버리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 자연이 그동안 자연스럽게 유지해온 시스템이 우리 인간들 때문에 무너진다면 우리는 되돌릴 수 있을까. 우리는 물이든 주전자를 가열하면 100도씨에서 끓는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런데 첫번째 기포가 어디에서 올라오고 그 다음 기포는 또 어디에서 올라오는 지도 알지 못하며 예측도 안된다. 물이 끓을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어디에서 어떤 일이 닥칠지 알 수 없는 상황, 학자들은 기후 위기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한다. 기후를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며 세계를 향해 목소리를 냈던 15살 소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사람들이 죽고 있다. 생태계 전체가 붕괴되고 있다. 우리는 대규모 멸종의 시작점에 있다. 그런데도 당신들은 돈, 영원한 경제 성장이라는 판타지 얘기만 한다. 어떻게 그렇게 뻔뻔합니까? 그레타 툰베리는 이렇게 말했다. 극단적인 한파, 산불, 가뭄, 폭염 등의 기상이변이 일상이 되었다. 날씨가 마치 스테로이드를 맞은 것처럼 괴력을 뽐내고 있다.
ⓑ 과거에 못보던 극단들이 이미 많아지고 있고 영상 20도씨 영하 20도시 평균하면 영도씨다. 영상 52도씨 와 영하 50도씨 평균하면 1도씨다. 평균은 0도씨에서 1도씨로 1도씨의 변화가 있지만 영상 52도씨와 영하 50도씨 라는 환경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이런 극값이 많아지는 환경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경험해 보지 않은 아주 극단적인 날씨는 더 나타날 수가 있다.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서부 오크 만에 사람들의 발길이 모였다. 특별한 장례식이 열렸다. 다들 침통한 표정으로 작별을 고했다. 주인공은 氷河다. 700년 동안 오크산 정상을 덮고 있다 사라졌다. 열에너지를 반사해주고 해류순환의 중심을 잡아주던 빙하의 소멸, (미래로 보내는 편지), 다음에는 무엇이 사라질까? (2019년 8월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 오크 빙하는 아이슬란드에서 최초로 빙하의 지위를 잃었다. 향후 200년 안에 모든 빙하가 같은 길을 갈 것이다. 이 추모비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리기 위한 것이다. (1980), 빙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00), (북극),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2020), 지난 해 기후 협약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을 인간으로 규정했다. 덧붙여, 과학자들은 기후 위기가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아니라 이미 도착한 것임을 인식해야 함을 강조했다. 45억년 긴 역사의 끝으머리에 등장한 인간, 1000만 種의 생명이 살고 있는 지구에 여섯번 째 大滅種의 위협을 가하고 있다.
ⓒ 그 수많은 종 가운데 인류는 그냥 하나의 종일 뿐, 호모사피엔스 라는 하나의 종일 뿐 그런데 무슨 권리로 이 지구 환경을 다 망가뜨리고 다른 동식물 종들에게 위해를 끼치느냐. 인간이 사실은 그동안 이러한 자연시스템을 훼손하면서 온 경제발전의 수혜자고 혜택을 받았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는 반성이 필요하다. 우리가 앞으로 다음 세대의 가해자이기도 하다. 지난 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낸 보고서다. 과학자들은 오늘날의 기후위기를 도착한 미래라고 설명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 제6차 종합보고서, 지구 온난화의 원인을 인간으로 규정, 기후 위기를 이미 도착한 위험으로 보고 단기 대응 필요성을 논의), 우리가 가장 우려했던 미래의 예보편이 지금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 지는 이미 오래다. 하지만 지난 해 세계는 또 사상 최고량의 일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문제에 있어 우리나라도 떳떳한 상황은 아니다. (2021년 정부발표 온실가스 40% 감축목표), 3년전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2024년 현재 매출상위 500대 기업 온실가스 감축목표 대비 25%미만),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기업들은 감축목표의 4분의 1도 채 달성하지 못했다.
ⓓ 화산보다 더 강력한 이유에 이산화탄소 배출로 지구의 여섯번째 大滅種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지구에서 있었던 다섯 차례의 대멸종에 이산화탄소 순환의 대붕괴가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 멈춰야 한다. 아니면 지구에서 우리의 시간이 멈춰버릴지도 모른다. (그리스), 올림푸스 신전에 어둠이 내린다. (프랑스) (호주) 근대 산업 문명의 상징들도 하나씩 사라진다. (중국) (인도) 3월 마지막 토요일 전 세계가 함께 지구를 생각하는 시간, (이탈리아) (태국) (대한민국) (어스 아워(Earth Hour)-기후 위기 및 환경보존의 중요성을 알리는 지구촌 전등 끄기 캠페인), 이 어둠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끝.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공동으로 설립한 국제 협의체다.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과 국제적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유엔 기후변화 협약의 의제 실행 여부를 점검하며 평가 보고서를 발행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IPCC는 인간 활동과 지구 온난화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광범위한 컨센서스(consensus:의견 일치)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함께 2007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IPCC는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약자다.
-어스아워란 지구를 뜻하는 어스(Earth)와 시간을 의미하는 아워(Hour)가 합쳐진 말로, 2007년 호주에서 시작한 세계 최대의 자연보전 캠페인이다. 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불필요한 조명 등을 소등해 전 세계의 시민들이 참여해 자연보전을 향한 연대와 의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