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기획단 네 번째 만남
오늘은 드디어 홍보 포스터를 만드는 날입니다.
하지만 친구들을 초대하는 포스터를 만들기 위해선 언제 어떤 놀이를 할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맡았던 놀이 이름을 쭉 불러봅니다.
놀이를 오전에 넣을지 오후에 넣을지 고민하다 보니
지난 회의에서 정했던 오전 오후를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눴던 것이 애매한 것 같습니다.
“고학년은 학원에 많이 다니니까 오후에는 별로 못 오지 않을까?”
“그런데 요즘은 저학년도 학원에 많이 다니는 것 같던데...”
그래서 학년에 상관없이 친구들을 초대하기로 정해서
많은 친구들이 신청할 수 있도록 올 수 있는 시간 선택지를 늘렸습니다.
놀이 장소를 생각해봅니다.
“선생님! 지찬이가 강당에 한 번도 안 가봤다고 하는데 보여주러 데려가도 돼요?”
“우리도 별관 다른 방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보고 올게요”
따로 얘기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진행하는 기획단입니다.
그리고 넓은 공간이 꼭 필요한 놀이를 골라봅니다.
“가가볼은 무조건 강당에서 해야 해요!”
“비석치기도요!”
“좀비게임은 참여자가 많으면 강당에서하고 아니면 별관에서 해도 돼요”
“노래듣고 맞추기도 강당에서 마이크를 활용해야 잘 들리지 않을까?”
이렇게 강당이 필요할 것 같은 4가지의 놀이를 오후에 진행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시간이 애매할 것 같아요”
“땅따먹기도 조금 별론 것 같아요”
아이디어는 한 보따리였지만 시간에 맞춰 몇 가지 놀이는 다음을 기약하며 빼기도 했습니다.
그리하여 오전에는 별관에서 ‘인물퀴즈, 고요속의 외침, 참참참+뿅망치, 몸으로 말해요, 물건 숨바꼭질’을 하기로 합니다.
이제 대략 D-day 일정표가 정해졌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포스터를 제작했습니다.
노트북과 미리 캔버스를 준비해두자 아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마우스를 잡고 템플릿을 골라 작업을 시작합니다.
“글자 크기 조정은 이렇게 칸 크기를 조정하면 돼”
“제목이 5글잔데 풍선 그림은 4개니까 풍선 하나 더 넣자”
“이 말은 다른 말로 바꿔보자”
많이 해본 포스터 제작인 듯 여유롭게 디자인과 글을 수정해나갑니다.
저에게 있어 홍보물 제작은 피곤하고 따분한 작업이라 기획단 아이들이 별로 안 내켜하면 어쩌나 걱정했었습니다.
그런데 제 예상과는 달리 노트북 화면이 켜지자마자 눈이 똘망똘망해지는 기획단 아이들을 보며
프로 마케터 선배님들의 열정을 다시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프로그램이라도 당사자는 사업가와 꼭 같은 것은 보진 않습니다.
이름이 ‘놀이탐험대’라 기획단 아이들은 놀이에만 관심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놀이탐험대로서 무언가를 기획하고 친구들을 초청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는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놀이 탐색 회의에서 조금은 소극적이던 수빈이 수영이는 노트북을 주자마자
제일 먼저 의자에 앉아 홍보 포스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놀이 탐색 회의에선 굉장히 적극적이었지만 홍보 포스터 제작에는 큰 관심이 없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실습생 선생님으로서 놀이탐험대를 위해 그날그날 회의 주제를 말해주는 것이면
그래도 할 일은 다 했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라 더 나아가 같은 활동을 하더라도
당사자가 더 흥미를 느낄 만한 수단을 몇 가지 더 준비해 함께 해보는 것도 제가 맡은 역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첫댓글 병권 선생님!! 사업에 나은이 나윤이 자매도 함께하나요? 사진 보고 반가워서 여쭈어봐요!
익숙한 공간에서 아이들과 복작복작 사업하시는 걸 보니 왠지 강감찬 건물에 더 애착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번에 뛰어노는 아이들도 복도에서 잠깐 봤었는데 정말 에너지 넘치더라고요! 놀이탐험대 활동 벌써 기대돼요.
파이팅이에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