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한글학교 사례발표
오늘은 9시부터 약 1시간동안 박은희 복지사님께서
민들레 한글학교에서 사회사업하셨던 경험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주로 한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어르신들에게 읽고 쓰는 법을 가르쳐 드리고,
책도 읽고 도서관에도 가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려 시화회를 열기도 하는 활동을 한다고 하셨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했어야 할 때도
어르신들이 수업을 잘 따라오고 배우실 수 있도록 배움노트를 자체제작하기도 하셨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의무교육이 당연해진 요즘 세대에서는, 비문해자가 있다는 사실부터를 생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박은희 복지사님께서도 비문해자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셔서
자신이 사회사업 중에서 만난 당사자분들께 실수를 한 경우도 소개해주셨습니다.
비문해자 어르신들께서도 자신이 글을 모른다는 것을 절대 알리고싶어하지 않는 이유가,
글을 모르는 것은 사회적으로 장애와 비슷하게 인식되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말씀해주시기 전에는 몰랐지만, 보통 글을 모르는 사람을 '문맹'이라고 부르는데
이 단어 자체에서부터 비문해를 장애와 같이 취급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발표자님께서는 '문맹'이라는 단어를 지양하시고 비문해자라고 항상 한글학교에 다시니는 분들을 지칭하였습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서류를 작성해야 할 때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손이 다친척 해서 다른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눈이 잘 보이지 않다는 핑계를 들어서라도 자신이 비문해자라는 것을 들키기 싫어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듣고
어르신들께는 이게 정말 들키기 싫은 큰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비문해자라면 버스를 타는것도 불편해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한다는 것도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지점이었습니다.
발표를 듣다보니 작년 겨울, 구에서 하는 대학생 아르바이트에 당첨되어
난향동 주민센터에서 일했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당시에도 코로나가 한창일 때라, 저는 주민센터에서 방문자분들의 열체크와 qr체크인을 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당시에 알바를 할 때에도, qr이 없으신 분들은 방명록에 직접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를 적으셨어야 하는데
안내해드려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자신의 개인정보가 적힌 종이를 주시며 직접 써달라고 하는 분들이 이따금 계셨습니다.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제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도 아니고 바쁘지도 않았어서 그런 부탁을 받으면 그냥 별 생각없이 적어드리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발표를 들으며 생각해보니, 그 분들도 비문해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만나고, 귀기울이는 대상들이 아닐 뿐이지 글을 모르시는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규칙과 역할 정하기/세부일정 계획
10시 반부터는 어제와 같이 아이들을 만나러 신림동의 아지트로 유리쌤과 함께 향했습니다.
아무래도 어제보다는 30분 여유가 있어서 그런지 어제보다는 아이들이 일찍 도착해주었습니다.
먼저 도착한 우진이, 진주, 인서, 나은이와 함께 여행에서의 규칙을 정하고, 역할을 누가 담당할지도 정합니다.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의 벌칙도 정해야 한다면서, 벌칙을 규칙보다도 더 열심히 정합니다.
유리쌤이 제안한 용용체쓰기에 이어서, 몸싸움(?)할때는 2미터 이상 떨어져있기 등등 기상천외한 규칙을 잘도 생각해냅니다.
재미있는 규칙도 많지만, 욕하지 않기, 단독행동 하지 않기 등 여행에 중요한 진지한 규칙들도 많이 제안합니다.
역시 6학년 언니들 답습니다.
규칙을 정한 후에는 각자 어떤 역할을 할 지 정했습니다.
"채린이는 돈을 믿고 못맡기겠어요! 준아가 돈 담당하게해요"
"아냐 준아도 은근히 덜렁거려~! 돈은 어른이 갖고 있는게 나을거 같아요"
아이들이 서로 어떤 아이가 어떤 역할에 어울릴지 옥신각신하며 아직 오지도 않은 아이들의 역할도 배정해줍니다.
길찾기는 진주
카메라 담당은 우진, 지율
단독행동 단속반은 인서, 채린
영상편집은 준아, 지율
돈관리는 진아
다른 아이들이 도착해서도, 자신이 배정된 역할에 별말이 없는걸 보니
굳이 묻지 않아도 이미 서로의 강점을 너무 잘 아는 아이들입니다.
유리쌤이 살펴본 결과, 다른 캠핑장들은 너무 금액적으로 부담이 되어서,
난지캠핑장을 갈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날짜를 바꾸자고 말했습니다.
"전 학원 빠질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아요!"
"수학은 최대한 안빠지는게 좋긴한데... 그래도 부모님께 물어볼게요"
사정은 다양하지만 여행도 가고, 캠핑도 가고싶은 간절한 마음은 아이들 모두 같나봅니다.
열심히 자기들끼리 날짜를 맞추더니 다음주 중에는 월요일이 그래도 제일 괜찮을 것 같답니다.
아이들이 시간을 조정해주어 원래 함께 세웠던 계획대로
경복궁에 갔다가 난지캠핑장에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정을 대충 정하고 난 후에는 아이들이 캠핑을 가서 랜덤게임을 하고싶다고 해,
홍삼게임을 알려주고,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게임이라 낯설어서 그런지 자꾸 틀려서 중간에 게임이 끊겼지만 그래도 재미있는지 깔깔대며 좋아합니다.
아이들과의 여행이 더욱 기대되는 하루였습니다.
가서도 오늘 세운 규칙들을 잘 지키며, 안전하게 놀다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