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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서원과 문학관- 김윤숭(시인·지리산문학관장)
조선왕조는 성리학의 시대이다. 성리학 시대에 새롭게 생긴 문화유산이 바로 서원이다. 서원은 사립 교육기관 겸 종교시설이다. 일본의 신사처럼 신앙만 가미되었다면 완벽한 종교시설이 되었을 것인데 그 점이 아쉽다. 조선조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은 관립이고 이어 두 번째 사액서원인 함양의 남계서원은 최초의 민립 서원이다. 남계서원을 비롯한 9개 서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날이 멀지 않다.
조선왕조가 성리학의 시대라면 대한민국은 무슨 시대일까. 문학의 시대라고 하겠다. 조선조의 공인 서원은 사액서원이라고 하듯이 문학시대의 공인 문학관은 아무래도 한국문학관협회의 회원문학관일 것이다. 함양에 있는 지리산문학관은 협회 가입 51번째이고 현재는 모두 57개의 회원문학관이 있다. 문학관의 주인공을 살펴보면 청마 유치환 등 시인이 많고 나림 이병주 등 소설가가 그다음이고 간혹 시조시인과 아동문학가가 있다.
영인문학관은 이어령과 강인숙이란 문학평론가의 부부 문학관으로 특색이 있다. 지리산문학관이 현금의 3대 원로시조시인 사봉 장순하 선생의 장서를 기증받아 부설한 사봉시조기념관을 포함하면 시조시인의 문학관은 월하 이태극, 백수 정완영이 있다. 시인은 박재삼문학관 등 모두 현대시인인데 김삿갓문학관은 한시 시인을 기념하는, 남해유배문학관과 함께 한문학 문학관인, 한국가사문학관은 유일하게 고전문학 문학관인 특징이 있다.
지리산문학관은 한국한문학과 산삼문학의 비조인 고운 최치원 선생을 위주한 한문학, 육십령의 향가 우적가의 영재스님을 위주한 고전문학, 허영자 시인을 위주한 현대문학을 아우르는 삼위일체의 종합문학관으로는 유일하다.
지금은 문학의 시대이다. 거창의 신달자, 함양의 허영자, 산청의 강희근, 진주의 이형기, 하동의 정공채 시인 등 서부경남의 저명시인과 소설가, 수필가를 기리는 전문문학관을 많이 건립하여 시대의 트렌드를 따르고, 지역브랜드, 문화콘텐츠, 관광자원으로 개발, 활용하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의지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김윤숭(시인·지리산문학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