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습 생 | 김하은 |
실습일자 | 2023년 8월 2일 목요일 |
실습지도자 | (인) |
1. 주요 실습 일정
시 간 | 프로그램 | 대 상 자 | 내 용 | 실습생 역할 |
8:00~10:00 | 기상, 씻기 | 여행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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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11:30 | 자유시간 | 여행팀 | -보드게임 | 사진 찍기, 함께 놀기 |
11:30~12:00 | 마니또 발표 | 여행팀 | -편지 전달 -소감 발표 | 사진 찍기 |
12:00~13:00 | 이동 | 여행팀 | -3000버스로 서초역까지 이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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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14:30 | 점심 식사 | 여행팀 | -신림역 인근 마라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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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0~15:00 | 귀가 | 여행팀 |
| 당사자 집 앞까지 함께 가기 |
2. 실습 일정 세부 내용
-자유시간 (10:00~11:30)
: 본디 어제 늦게 잠든 것을 고려해 10시에 기상하기로 했으나, 다들 습관 때문인지 8시 남짓할 시간에 눈을 떴다. 덕분에 자유롭게 노는 시간이 생겼다. 숙소에 비치되어 있는 우쿨렐레와 내가 가져온 오타마톤을 각각 시온이와 나리가 가지고 즉흥 연주를 했는데, 오타마톤 특유의 삑 소리를 응용해 기상 알람음, 경찰차 사이렌 등을 표현했다. 짐을 꾸리기 직전 나리가 가져온 루미큐브를 팀전으로 치르기도, 할리갈리를 하며 끝까지 알뜰살뜰하게 노는 시간을 가졌다.
-마니또 발표 (11:30~12:00)
: 여행의 이벤트인 마니또를 추측하고, 편지를 전달받고, 마니또를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비록 예정했던 세 개의 편지는 쓰지 못하고 하나씩만 썼으나, 김별 선생님의 짧은 쪽지로 총 두 개씩의 편지를 받을 수 있었다. 쪽지를 열기 전 제각기 마니또가 누구인지 추론했는데, 채원 선생님을 제외한 사람들은 다들 쉽게 본인의 마니또를 맞췄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그 사람의 장점과 고마웠던 일을 나누었고, 편지를 열어 읽으며 감동을 나눴다.
다만 시온이의 몸 상태가 급격하게 안 좋아져, 이후 예정했던 여행 일정을 지워 바로 신림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어젯밤 놀이의 여파로 피곤한 몸이어서 그런지 다들 서운해하는 기색은 없었다.
-점심식사 (13:00~14:30)
3. 실습 일정 평가
1) 배운 점
-인기쟁이 채원 선생님과 즉석 연주회
: 세 시가 다 되도록 놀았던 아이들, 하지만 잘 다져진 생활 습관 때문인지 8시 무렵 다들 눈을 떴다. 처음에는 핸드폰을 뒤적거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좀이 쑤셨는지 같이 놀자며 건넌방에서 찾아온 나리와 시온이. 김별 선생님이 조율해준 우쿨렐레와 오타마톤이 합쳐져 작은 악단이 되었다. 본디 기타를 다룬 적이 있는 시온이는 나에게 세 개의 코드를 배워가더니 나보다 훨씬 능숙하게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동행한 세 선생님 중 가장 활달하고 반응이 좋은 채원 선생님이 주 타겟이 되어 아직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보고 있는 선생님에게 친히 모닝콜을 들려주러 찾아온 아이들. 군대 기상음, 경찰차나 구급차 사이렌 소리를 흉내내 오타마톤으로 연주하고, 통통 튀는 우쿨렐레 반주와 노랫소리가 더해져 숙소는 음악바다가 되었다.
“애들아,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우리 10시까지 자기로 했잖아.” 인기쟁이 채원 선생님과 더 놀고 싶은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불러내다,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든 선생님이 자리에 일어나 아이들과 좁은 숙소에서 한바탕 술래잡기 아닌 술래잡기를 했다. “역시 쌤하고 놀 때가 제일 좋아요!” 꺄르륵 웃는 소리와 두 말괄량이 친구를 둔 서영이의 한숨쉬는 소리.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협공을 하며 채원 선생님에게 간지럼을 태우는 등 실내 아침 운동이 벌어졌다.
여행 규칙을 나눌 때 ‘스마트폰 금지! 웹툰 보지 말기!’ 했던 것이 지적 없이도 자연스럽게 지켜지고, 아이들만의 주체적인 놀이와 추억쌓기로 시간을 보낸 것이 무척 기뻤다.
-서영이의 의외의 모습, 설거지와 이부자리 정리 지도
: 어제 저녁 치킨을 먹으면서 사용한 식기가 싱크대 가득 쌓였었다.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았으나 인원이 많으니 금세 부피를 불린 다기들. 본디 파스타를 만들어 요리 대결을 펼친 뒤 진 팀이 설거지를 하기로 했지만, 여행이란 계획되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다. 아이들의 식사량, 숙소의 조리대를 고려해 저녁은 치킨 두 마리로 결정됐다. 곁들여 먹으려던 파스타는 보류되고 대신 야식으로 라면을 끓여 먹기로 했다. 덕분에 공란이 되어버린 설거지를 할 사람. 보드 게임으로 정할까 하던 참에 먼저 손을 들어 나선 이가 있었으니, 바로 서영이다. “그냥 제가 할게요.” 컵을 싹 쓸어모아 뽀득뽀득 설거지를 하는 서영이. 수세미를 쥐는 폼이 예사롭지 않은 것을 보아 아마 집에서도 설거지를 자주 하는 모양이다. 친구들을 위해 설거지를 자진하는 모습이며, 접시를 차곡차곡 정리해 잘 마를 수 있게 자리를 조정하는 모습까지 절로 감탄을 자아냈다. 옆에서 박수를 치는 친구들의 모습과 선생님들이 건네는 칭찬에도 “집에서는 자주 안 해요. 그냥 여기서만...” 수줍게 말끝을 늘였다.
이런 서영이의 수고는 단 하루로 그치지 않았다. 둘째날 아침부터 우당탕탕 놀기 바쁜 친구들에게 짐을 정리하면서 “이불 잘 개야지”, “어, 이거 설거지가 다 안 됐는데...” 선생님들 대신 전해주는 서영이. 자신이 사용했던 얇은 이불을 척척 개는 것은 물론, 여분용 이불도 한쪽에 잘 쌓아두었다. 가방을 매고 숙소를 나가기 직전까지도 두어 개 남은 컵이 신경 쓰인다는 듯, 가방을 어깨에 걸친 채로 마지막까지 설거지를 마쳤다.
단정하고 말끔한 것을 좋아하고, 앞서서 실천하는 서영이의 모습. 놀라는 나리와 시온이를 보니 아마 둘도 친구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 것 같다.
-“선생님만 빼고 다 알아요”, 촉 좋은 아이들의 마니또 찾기
: 짐을 얼추 정리하고 여행의 중요한 이벤트, 마니또 발표회를 가졌다. 마니또에게서 온 편지를 전달받고, 읽기 전 자신의 마니또가 누구인지 추측하는 시간이다. 분명 티가 안 나게 다들 하나로 똘똘 뭉쳐 놀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자신의 마니또를 척척 찾아냈다. 이미 친한 세 친구끼리 하면 너무 티가 나니 실습 선생님도 함께 섞여 들어가자, 했던 것이 무색해진 시간이었다. 오히려 헷갈려 했던 것은 노느라 바빴던 두 선생님뿐이다. 그만큼 아이들은 섬세하고 잘 기억했다. 부여된 미션은 잘 수행했는지, 이번 여행으로 찾아낸 친구의 강점과 고마웠던 일을 함께 나누니 다들 눈물이 그렁그렁하거나 얼굴이 시뻘게졌다. “나리가 길을 너무 잘 찾아줬고...”, “서영이가 설거지를 잘 해줘서...”, “시온이가 회계 일 열심해 해줬어요.” 문득 지난번 실습 선생님들과 함께한 비전 워크숍이 생각난 것은 덤이다. 나이가 어떻든 사랆들은 칭찬 듣기를 좋아하고, 감사 인사를 듣는 것에 뭉클해지는구나. 친한 사이일수록 오글거린다며 회피하기 쉬운 좋은 말들. 약소하게나마 나누는 시간이 되어 다행이다.
서로의 마음을 전한 다음 오늘의 일정을 조율하려 하는데, 시온이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체를 한 것만 같다며 벽에 기대 눈을 감는데, 아이들도 함께 걱정하며 오늘 돌기로 했던 장안문과 수원대학교를 포기하고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마라탕집을 간 뒤 일찍 해산하기로 결론이 났다. “마라탕은 꼭 먹어야 해요.”, “선생님들한테 소개해주고 싶어요.”, 두통약을 먹은 시온이의 상태를 수시로 살피며 서울로 올라갈 길을 다시 찾는 길잡이 나리. 수원으로 올 때 이용했던 7770버스는 많이 걸어야 해, 새로운 교통수단은 없나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탐색했다. 다행히 다른 버스 3000번을 찾았고, 모두들 멀미 없이 푹 자며 서울로 올라올 수 있었다.
3) 슈퍼비전 요청 사항
-아동이나 청소년과 이동할 때, 특히 도보가 아닌 타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는 길을 잃을 위험이 더 커져 날을 세우게 되고, 무심코 아이들을 통솔하거나 지도하게 됩니다. 어느 정도의 대처가 적절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