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강녕전(康寧殿)– 강녕을 점하면 오복을 다 누린다
궁궐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그야 당연히 임금님이 주인입니다. 가장 명당자리에 임금님의 거처를 정하는 것 또한 두말할 게 없겠지요.
경복궁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건물을 강녕전이라고 합니다.
그럼 강녕전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한번 살펴볼까요. 흔히들 유가(儒家)에서는 오복(五福)을수(壽)·부(富)·강녕(康寧)·유호덕(攸好德)·고종명(考終命)이라고 말하지요. 그러니까 강녕전이라는 이름도 이로부터 따온 것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발 더나아가 다섯 가지 복의 가운데 있는 강녕만 취하여도 나머지 복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뜻도 함축되어 있다고 하네요.
강녕전은 그 구조도 다른 전각들과는 격을 달리함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담 기와지붕에 용마루가 없는 게 눈에 띄지요. 임금님은 옛날부터 용에 비유되곤 했는데 임금님이 계신 곳의 바로 위에 다시 용이 자리 잡고 있을 수 없다는 이유로 용마루 대신에 곡와(曲瓦) 지붕을 이었답니다.
또한 전각 앞에 널찍한 월대(越臺)가 있는 점 또한 특별한데요, 이는 임금님이 가까운 신하들과 함께 월대 위에서 펼쳐지는 소규모 연회를 즐기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합니다.
격자(格子) 모양의 방 구조는 또 어떻습니까. 지밀상궁과 궁녀들에 의하여 둘러싸인 잠자리에서 임금님은 과연 편안하게 잠이 들 수 있었을까 하는 생뚱한 생각도 하여 봅니다.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맞이하며, 여러분 모두 올 한 해도 강녕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