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4개의 눈동자'는 작가 쓰보이 사카에((1899-1907) 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라고 한다. 쇼도시마의 동쪽 끝, 세도 내해를 바라보고 있는 작은 마을에 조성된 오픈 세트장이다. 10,000㎡ 대지라고 하니 제대로 된 촬영장이다.
빛바랜 목조 건물은 허름해 보이나 정감을 불러온다. 지금도 영화나 드라마, 광고 등의 촬영지로 잘 쓰인단다.
미니어처 같은 개울에 맞춤한 다리도 아기자기하다. 성인이 되어 어린 시절 마을을 둘러 보는 기분이 된다.
개울도 흐르고 광장 비슷한 공터도 있다. 지금은 마냥 고요하고 박제된 분위기에 깃발 홀로 나부낀다.
인적이 드물어 셋트장인지 현재 식당으로 이용되는 곳인지 구별할 수 없는 집들도 있다.
한 때는 열정적으로 일했을 탈곡기까지 정물이 되어 건물 입구를 꾸미고 있다. 세월의 두께를 생각함은 늘 그리움이 따라 와 콧등을 시큰하게 자극한다. 감상이 헤프게 밀려와 먼 바다를 한번 바라보고 건물에 들어선다. 바다는 그 자체의 서정성으로 이 장소의 아름다움을 책임지고 있다.
오래된 이 가옥들에는 사카에 문학관도 있고, 영화 갤러리도 있다고 하는데 뭣도 모르고 혼자 더듬거리다 나왔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꼼꼼히 챙겨 보면 좋을 것 같다.
교실 모습은 진정 감동이다. 유년기의 기억이 필름 돌린 듯 쏟아진다. 왜 어린 시절의 우리 교실과 판박이인가는 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이런 교실에서 공부하고 청소하며 국민학교를 다녔으니 우리들 추억의 공간같다.
이런 풍경의 학교는 흔하지 않을 것이나 없지도 않을 것이다. 참 다녀보고 싶은 학교 풍경이다.
우동집 메뉴판을 바라보니 먹지 않아도 주문해 보고 싶어졌다. 단체 여행에서 가망 없는 일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