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essay
변룡어정 変龍魚丼 /강시일
사람들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 천년 하고도 삼백 년을 더 살아 가물가물한 내 나이를 우르르 몰려온 이들이 태어난 날까지 정확히 꿰고 있다.
나는 연륜으로 삶의 지혜를 하나씩 깨우치고 있다. 깎아 놓은 밤처럼 단정한 외모에 늘씬한 키를 가진 분황사 모전석탑은 전쟁에 가장 먼저 무너졌다. 큰 상처를 입었다가 겨우 삼 층으로 복원되었다.
나는 낮은 키 대신 깊게 뿌리를 내리고 산다. 전쟁 중에도 나만 온전한 모습으로 살아남았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더니 두드러지지 않은 외모 덕을 본 듯하다. 지금도 스스로 가득 채우지 않는다. 늘 허리 이하로 물을 채워 퍼가는 이들도 아끼는 마음을 갖게 한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볼품없는 돌로 쌓은 키 낮은 우물이지만 나라 지키는 용에게 보금자리가 되었다. 전쟁의 화를 피해 불상들도 내 품으로 무수히 뛰어들었다. 세상을 품고 살아가는 지혜의 샘이라 불리기도 하니 근사하지 아니한가.
물고기로 변한 용이 사는 우물이라 해서 변룡어정이라 부르는 내 입속으로 사람들이 고개를 들이민다. 정말 용이 있는지 궁금한 모양이지만 나는 침묵한다. 입을 하늘 향해 두었지만, 함부로 열지 않는다.
약력 2006년 현대시문학 등단 2019년 문장 수필부문 신인상 시집 《나의 바다》, 문화답사기《신화속의 역사1.2》《뷰티풀 경주여행》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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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세상에 퍼뜨리고 싶은 뜻은 가득한데
글로 드러나지 않으니 답답하다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해야 할 말조차 아끼고 살아가는 요즈음
알면서 행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