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숫자에 울고 웃은 로또 20년...
당첨금 최고 407억 원
1등 당첨자는 7,803명 "인생역전"
당첨금 둘러싼 법정 다툼 이어져
온라인복권 로또가 20주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8천 명 가까운 사람이 1등에 당첨됐고 연간 로또 판매액은 5조 원을 넘어섰다.
6개의 숫자에 울고 웃은 사연과 그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소개한다.
올해 스무살이 된 로또의 역대 최대 1등 당첨금은 407억 원이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픽사베이)
20살 로또...‘인생역전’ 몇 명?
2002년 12월 2일 로또판매가 시작됐고 12월 7일 1회차 추첨이 열렸다.
이번주가 로또 20주년 생일이라는 얘기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연합뉴스 보도 등을 종합하면 1회차부터
올해 11월 26일 1043회차 추첨까지 로또 1등 당첨자는 7803명이다.
이들이 받은 당첨금은 15조 9000억 원으로 1인당 평균 20억 3800만 원이다.
회차별 평균 당첨자 수는 7.5명이다.
역대 최고 1등 당첨액 407억
1등 당첨자가 받은 가장 많은 돈 중 가장 많은 액수는
407억 2300만 원으로 지난 2003년 4월 19회차에서 나왔다.
당시를 전후로 언론 등에서 ‘로또 광풍’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인생역전’이라는 키워드가 유행한 것도 이 즈음부터다.
반대로 가장 적은 당첨금은 4억 600만 원으로 2013년 5월 546회차에서 나왔다.
1등 세금은 20%? 아니면 30%?
소득세법상 복권 당첨금은 '기타소득'으로 분류한다.
5만 원 까지는 세금을 떼지 않고 5만 원을 넘는 금액에 대해서는 20%의 소득세가 부과된다.
3억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세율이 30%로 올라간다.
여기에 소득세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 지방소득세로 붙는다.
당첨금이 20억 원이라면 3억 원까지는 소득세와 지방소득세가 6600만 원,
3억 원을 넘어선 나머지 17억 원에 대해서는 5억 6100만 원의 세금이 붙는다.
이에 따라 실 수령액은 13억 7300만 원이 된다.
1년에 5조원 어치...불황에 잘 팔려
출시 초기 큰 인기를 끌며 2003년 연간 4조 원 가까이 팔렸던 로또는
이후 인기가 다소 줄면서 2010년대 초반에는 판매액이 2조 원대에 머물렀다,
이후 2013년 3조 원대로 판매액이 뛰어올랐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판매액이 5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7월 말 기준 3조 1천억 원이 팔렸고 연간 예상 판매액은 5~6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불황기에 더 잘 팔린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2등 당첨은 너무억울해!"
기자는 수년 전 서울의 한 택시에서 로또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당시 택시기사는 “작년에 로또 2등에 당첨됐다”고 말했다.
기자는 주변 당첨자 중 가장 높은 등수여서 놀라운 마음에
감탄사를 내뱉었으나 기사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화가 나서 한 달 가까이 잠을 못 잤다”고 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숫자 하나만 더 맞으면 1등인데
그걸 틀려서 2등이 됐다는 생각에 억울해서 속병이 날 지경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2등 당첨금도 비교적 목돈이었지만 1등과 비교하니 왠지 억울하고 운 좋게 얻은 돈인데도
마치 운이 나빠 적은 돈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니 그래도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이혼하면 당첨금 반으로 나눌까?
이혼 소송 과정에서 로또 당첨금 분할 여부가 쟁점이 된 사례도 있다.
2014년 부산가정법원은 남편이 로또에 당첨돼 받은
22억여 원을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판결했다.
아내는 “공동재산으로 로또를 구입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행운에 의해 취득한 것으로 부부가 공동으로 협력해 이룩한 재산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로또 판 돈 어디다 쓰나?
로또 판매액 절반 정도는 발행 경비와 판매·위탁 수수료,
복권기금 등으로 쓰이고 나머지가 당첨금으로 지급된다.
로또 판매액으로 조성되는 복권기금은 주택도시기금, 보훈기금, 문화예술진흥기금 등의
재원이 되거나 입양아동 가족 지원, 저소득층 장학사업 지원 등 공익사업에 쓰인다.
로마 시대에도 복권 있었다?
복권위원회는 복권이 “오래 전부터 부족한 재정을 보완해 국가의 중대한 사업전개,
국민의 복지지원, 교육지원, 의료지원 등 국민의 생활향상에 기여해 왔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동양에서는 기원전 100년 경 중국 진 나라에서 만리장성 건립 등
국방비를 위해 사용했고 서양에서는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로마 복구 자금 마련을 위해
복권 판매 및 경품 추첨 행사를 시행했다.
로또의 조상...‘주택복권’ 아시나요?
우리나라 정기발행 복권의 출발은 1969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주택은행에서 액면가 100원에 1등 당첨금 300만원의 ‘주택복권’을 월 1회 발행하기 시작했다.
1972년 들어 월 3회, 주 1회로 당겨졌고 1990년에는 엑스포복권과 체육복권이 발행됐다.
이후 즉석식 복권 발행이 이어졌다. 2001년 5월에는 제주도에서 최초로 전자복권이 나왔고
2002년 12월 건설교통부 등 10개 기관이 연합해 온라인복권(로또) 발행을 시작했다.
2011년에는 연금식(분할식) 복권이 도입됐다.
온라인복권(로또) 발행 20주년 기념 정책토론회 모습.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지난 2일 로또 발행 20주년 기념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차세대 복권시스템 개발과 복권기금 운용체계 효율화 방향 등 복권제도 발전방안에 대한 공론화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최상대 복귀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복권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 인식도는
2008년 최초 조사 시 54.2%에서 2021년 조사에서는 73.7%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복권기금 사업이 국민의 복지증진에 보다 기여할 수 있는
제도 개편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