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꿈<제13회>1장 소용돌이치는 천하(13)
사흘 후.
장영은 이날따라 유난히 가슴이 설레었다.
그 이유는 사흘 전,심복을 통해 받은 의문의 편지 한 통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왠지 그 편지로 인하여 자기 운명이 바뀌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러나 그날 저녁이 다 되도록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장영이 저녁을 먹고 후식으로 차를 마시고 있을 때였다.장영 홀로 차를 마시면서 사랑채 앞마루에서 겨울밤하늘을 보고 있었다. 그 때 누군가가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여러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렸다.
장영은 급히 차를 다 마신 후,하인들을 시켜 대문을 열게 했다.
그러자 장영의 명을 받고 하인들이 급히 대문을 열었다.그리고 뒤를 이어 일곱 명의 사람이 짙은 흑의를 입고 나타났다.
이들 모두 얼굴에는 복면을 하고 있고 그리고 장검 한자루와 활과 화살이 가득 담겨 있는 통을 등 뒤에 메고 있었다.양손에는 보따리와 장창을 양손에 들고 있었다.
장영이 이들을 보더니 놀라서 물었다."당신들은 누구시죠?"
"우리를 모르시겠소?3일전 편지를 당신에게 보낸 사람들이오.내가 손수 편지를 당신 심복에게 전하였소."
그들 중에 있던 남자 하나가 말했다.
그리고 뒤를 이어 그 사람들이 모두 복면을 벗었다.남자 세 명과 여자 네 명이다.
"이렇게 해도 우리를 모르겠소이까?"또다른 남자 하나가 말했다.
장영이 그 때서야 이들을 보더니 놀랐다.그리고 그만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두 황녀(皇女)님이 아니십니까?그 동안 무사하셨습니까?폐하의 따님이자 황녀이신 정연 황녀(貞燕 皇女)와 정요 황녀(貞曜 皇女)님이 아니십니까?"
폐하란 대진국의 마지막 군주 대인선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자 정연 황녀가 말했다."모두 안에 들어가서 이야기합시다.긴히 나눌 이야기가 있습니다."
장영은 급히 이들 일곱 명을 사랑채에 들게 했다.그리고 하인들을 시켜 차를 갖고 오게 했다.
장영과 세 남자와 같이 오른쪽에 자리를 잡았고,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 등 여자 네 명은 왼쪽에 자리를 잡았다.
장영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두 황녀 분들께서 이 누추한 곳에 오셨으니 신 황망하고 황송하여 어찌 할 바를 모르겠습니다.그리고 외람된 질문이오나 나머지 분들은 어떤 분들인지 궁금합니다."
그러자 모두 자기 소개를 하였다.
먼저 여자 하나가 말하였다."저는 정연 황녀 님의 시녀 중 한 사람이었던 여진(女眞)입니다."
두번째 여자가 이렇게 말하였다."저는 정요 황녀 님의 시녀 중 한 사람이었던 여정(女貞)이며,여진의 여동생입니다."
그리고 세 명의 남자 중 한 사람이 말하였다."나는 조덕신(趙德信)이고 그리고 이 두 분은 제 아우 조경신(趙硬信)과 조현신(趙賢信)이라 합니다.우리 세 사람은 대진국의 신료이었으며, 장영 공도 잘 아시는 조현명 공의 손자들입니다."
장영이 놀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공들의 할아버지의 함자가 조현명 공이시라면 공들도 모두 귀하신 분들입니다.이렇게라도 만나서 만갑습니다."
잠시 후,하인들이 차를 가져왔다.장영이 차를 한 모금 마시면서
"두 황녀님이 이 누추한 신의 집에 왕림해주셨으나,대접이 부족하여 망극할 따름입니다."
정연 황녀가 한숨을 쉬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나는 이제 황녀가 아니니,장영 공은 너무 신경쓰지 마시구려."
뒤를 이어 정요 황녀도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나라가 망한 지금,황녀라는 직책이 무슨 소용이 있소이까."
그 말을 들은 장영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그리고 여진과 여정 자매,조덕신과 조경신,조현신 3형제도 모두 눈물을 흘리고 있엇다.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 두 사람은 잔잔한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잠시 후 정연 황녀는 다음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 그리고 여진,여정 자매가 장영의 집까지 오게 된 사연은 다음
과 같았다.
<홀한성(상경용천부)이 첫번째로 함락되기 전날 밤,대진국의 마지막 군주 대인선의 황후인 효경황후가 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 두 사람을 불렀다.정연 황녀,정요 황녀 두 사람이 시녀인 여진,여정 자매와 같이 효경황후의 방으로 향하였다.그리고 효경황후는 이렇게 말했다."나를 따라오너라."
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 두 황녀와 여진,여정 자매가 효경황후를 따라 간 곳은 대진국 황실 도서관이었다.
이 곳에서 책 몇 권이 담긴 상자 하나를 정요 황녀에게 주었다.그리고 다시 효경황후는 복도를 따라 다시 어느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뜻밖에도 상자 하나를 정연 황녀에게 주었다.그리고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것은 대진국의 진짜 옥새다.이것은 너가 갖고 있도록 해라."
그런 뒤,다시 상자 2개를 시녀인 여진,여정 자매에게 주었다.그리고 효경황후는 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에게 여진,여정 자매와 같이 상경용천부를 빠져나가라는 명령을 했다.
그러자 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여진과 여정 자매는 눈물을 흘리며 그럴 수가 없다고 했지만 효경황후는 단호하게 재차 명령을 내렸다.
"훗날을 기약해라.반드시 대진국을 부흥시켜야 한다."
마침내 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여진과 여정 자매 네 여자는 눈물을 머금으며 남복으로 갈아입고 상경용천부를 탈출,동모산 어느 골짜기에 움막을 하나 지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효경황후가 준 상자들을 열어보니 대진국의 역사서와 각종 문무 관련 도서,장검 4자루와 장창 4자루,활 4개,화살 수십개 등 각종무기들이 상자에 담겨 있었다.그리고 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는 여정,여진 자매를 시녀에서 풀어 주고 가고 싶은 곳으로 가라고 하였으나,여정과 여진 자매는 눈물을 흘리며 자기 자매가 죽는 날까지 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를 따르겠다고 했다.
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여진과 여정 자매 네 사람은 움막에서 매일 책을 보며 문무를 두루 익혔다.마침내 문무를 다 익힌 어느 날,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여진과 여정 자매 네 사람은 전부터 안면이 있던 조현신의 집에 들러 이 곳에 몸을 숨겼다.
조현신은 대진국이 거란에게 망한 뒤,중견현덕부로 내려와 있었던 것이다.조현신은 기뻐하며 역시 중견현덕부에 내려와 있던 자기
형들인 조덕신과 조경신을 불러들였다.그리고 장영 장군 역시 중경현덕부에 낙향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정연 황녀와 정요
황녀,여진과 여정 자매,조덕신,조경신,조현신 형제 일곱 명은 장영 장군의 집에 찾아왔던 것이다.>
"이것이 그 옥새입니다."정요 황녀가 정연 황녀의 이야기가 끝난 후,상자를 꺼내 옥새를 보여주었다.
"우리 네 사람인 정요 황녀 언니와 나 정요 황녀,그리고 여진과 여정 자매 네 여자가 같이 동모산에서 문무를 두루 익혔습니다."
정요 황녀가 다시 한 번 말했다.
"지금은 나 정연 황녀와 내 여동생 정요 황녀,그리고 여진과 여정 자매,그 외 장영 장군과 조덕신,조경신,조현신 형제 모두 해서 우리 여덞 명에 불과하지만 사람을 모으고 군사를 모아 원수 거란을 물리치고 대진국을 반드시 부흥시킬 것입니다.반드시...'
정연 황녀가 말하였다.
정연 황녀,정요 황녀,여진과 여정 자매 네 여자와 장영,조덕신,조경신,조현신 형제 네 남자는 눈물을 흘리며 모두 손을 굳게 잡았다.
첫댓글 재밌게 봤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