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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³о 개인 여행기 스크랩 씰크로드 기행. 천산남로 1일차-2010년 7월 18일 일요일(우루무치)
윤상현 추천 0 조회 73 10.09.28 07:5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인천공항출발

 

 

 

 

 

 우루무치공항 도착

 우루무치 도착

 

 

 

1일차. 7월 18일 일요일

출발 당일이다. 인천공항에서의 팀 미팅은 오후 5시 30분. 마침 내일이 초복이라 한다. 복 땜은 해야 한다는 아내의 제안으로 점심 식사는 아빠의 여행을 환송하는 외식을 하기로 했다. 장소는 인천시 운연동에 자리한 ‘안골 식당’. 제2 경인고속도로를 통해 시흥시로 들어온 뒤 인천과의 경계를 이룬 곳에 당도하니 마을 이름이 아예 ‘추어마을’인데 그 이름에 걸맞게 사방 천지가 온통 추어탕 전문 식당이다. 그 중에서도 이곳은 평소 아내가 직장 동료들과의 회식장소로 가끔 이용하는 곳으로서 풍미 제일로 소문난 곳이다.

맛깔스런 밑반찬과 함께 차려진 전골냄비가 소담스럽다. 하지만 그 유명하다는 맛집의 음식이 그다지 입에 붙지를 않는다. 사실 요즈음 집안 일로 인해 야기된 아내와의 냉전이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터다. 살다보면 부부간에 티격태격이 어찌 없으랴 만은 이번 일은 좀 길게 간다. 동서간의 문제와 고부간의 갈등들이 미묘하게 혼재된 사이에서 도대체가 샌드위치가 되에 당혹스럽기 그지없다. 모든 일을 용납한다 해도 노약하신 어머니와의 문제는 도대체가 받아들이기 힘들다. 아내의 갱년기 특수성을 감안하여 집에서는 한편에 미안함이 들다가도 집 밖에 나와서 또 생각해보면 아직도 이쁜 마음이 들지 않는다. 힘없는 노인네가 도대체 무슨 잘못이란 말인가. 아이들과 문자를 주고받으면서도 말했었다. 누구든지 제 마음을 차갑게 하는 순간 자기 자신을 지옥의 한 가운데 스스로 세우는 꼴이라고. 나 역시 지금 별반 행복하지 못하다. 내가 부족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마눌에게 섭한 마음은 접을 수가 없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너그러워져야한다는데 도리어 노함이 더 자라나니 큰 문제다. 이제까지 내 자신의 수신은 어떻게 해보려고 노력은 했다 해도 현 시점에 제가에는 별로 이루었다고 할 것이 없다. 아이들에게 가장 미안하다. 특히 아직 어린 작은 녀석에게.... 큰 애는 이제 저도 성인이니 좀 더 성숙한 사고와 배려심 있는 행동을 할 줄 알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데 지금 그걸 잘 못하고 있으니 누구를 탓할 것인가. 내 바라는 것은 늘 모든 가족들과 소통하며 동생들 잘 다독거리고 모친에게 좋은 아들이고 싶다. 하지만 현 상태에서는 나중에 어머니가 덜컥 돌아가시면 영정 앞에서 많이 후회하고 울 것 같다. 이 생각을 하니 지금도 눈물이 괴려한다.

아직도 하늘빛은 흐릿하다. 몇일 간의 장맛비에 전국이 물난리다. 서울에도 물경 160mm가 왔다는데 태안을 비롯 일부 지방은 300mm이상의 폭우가 내려 피해가 막심하다는 전언이다. 이번 여행지인 우루무치 인근의 사막과 오아시스 도시들은 비록 기온은 섭씨 40도를 웃돌겠지만 건조한 고원지대인지라 도리어 쾌적할 것을 믿는다.

지난겨울 인도, 네팔행과 마찬가지로 이번 여정도 함께했으면 했던 막내아우는 이번에는 한 달 일정으로 내일 캐나다에 간단다. 유학 가 있는 막내아들을 보러 가는 것이다. 건강히 잘 다녀오라는 전화를 해줄 뿐 별 보탬이 되지 못하는 형이 미안하다.

아내가 국자를 들고서 뜨거운 추어탕 국물을 건네준다. 어찌됐든 먼저 자리를 마련하고서 조금씩 손을 내밀며 미안한 마음을 보이고 길 떠나는 남편에게 밥이라도 사 먹이고 보내려는 아내의 마음이 고맙다.

공항에 당도하니 일행은 모두 10명이다. 비자표를 보니 모두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어서 내가 아래로 3번째다. 면면을 살피니 부부 2쌍, 스님과 처사님 그리고 나 홀로 여행자가 나를 포함하여 4명이다. 여행지의 특성상 곳곳에 불교유적지가 산재한 곳이기에 그것을 관련해 찾는 이들이 많은 곳이고 특히 연만하신 분들은 이전에 천산북로를 비롯한 많은 여행지를 섭렵한 베테랑들로써 전혀 나이를 느낄 수 없는 왕년에 한가락 하시던 분들이다. 이 분들과 함께하며 조신한 몸가짐으로 열흘 동안 좋은 여행을 해보리라 다짐한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서 보세 구역으로 들어오니 저녁시간인지라 그다지 붐비지는 않는다. 외진 곳 한적한 자리에 앉아 여행 메모를 하고 있노라니 이런 저런 상념이 든다.

예정된 이륙시간 오후 7시 20분. 대한항공 인천 발 우루무치 행 대한항공 전세기. 여름 씨즌에만 운행하는 이 항공기가 작년에 우루무치의 위구르족 소요사태 때문에 취소가 되었던지라 여행을 포기했었다. 이제 만 일 년이 지나 다시 출발하게 되니 어찌 감회가 새롭지 않겠는가.

정시에 이륙한 비행기가 곧장 구름을 뚫더니 바로 운해 위를 항행(航行)한다. 지상에서는 이미 땅거미가 내렸지만 구름 위는 다시 밝은 세상이다. 아득한 운평선 위로 강렬한 태양빛을 다시 띄워 고운 노을을 만들어낸 신의 작업에 감탄사로 동참한다.

저녁 아홉시 반을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하늘의 푸른 기운은 여전하다. 저편 운평선 아래 구름 빛이 검은데 그 사이 사이로 대륙에 밝혀진 도시의 전깃불들이 언 듯 언 듯 눈에 든다. 기내식에 곁들인 위스키 기운이 얼큰하다. 마침 좌석이 날개 옆 창가가 된지라 마치 승용차의 뒷좌석에 앉아서 평원을 헤어가는 느낌이 든다. 술기운을 빌어 한숨 푹 자고나니 한국 시간으로 자정을 넘겼다. 창문 밖으로 아득한 운평선 너머는 역시 공제선이 확실하고 아직까지도 하늘의 푸른 기운이 느껴진다. 혹시 음력 날짜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잔여거리가 100km 남았다는 방송이다. 하강을 시작하니 당장 지상의 불빛이 눈에 들기 시작한다. 7년만의 재방문임을 생각하니 감개가 무량하다. 내려다뵈는 야경이 평화롭기 그지없어 ‘셍덱쥐베리’의 ‘야간비행’을 떠올리게한다. 시차 1시간을 적용하니 현지시간 11시 50분이다. 우루무치 공항은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다. 현지에 마중나와있던 안내인을 따라 30분 걸려 도심의 한가운데 자리한 미리화(美麗華)호텔에 도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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