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산중 졸업 후 장학생으로 입학한 인천명신여고에서 1학년 재학 중 애비의 부족함 때문에, 급우들 얼굴 사귀지도 못하고 졸지에 강남 한귀퉁이로 쫓기다시피 이사하여 양재고로 전학한 우리 딸 수아가 온갖 어려움을 이기고 금년에 숙대에 입학하였다.
서초구 양재동 전세집에서 또한번 이사를 하며 매입한 좁디 좁은 빌라에서 잘 견디는가 싶더니 2학년 말에는 급기야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보겠다고 하여 집안 식구들이 초긴장하기도 했었다.
등교를 거부하고 며칠 간 방황하던 수아를 위해 엄마는 교회에서 철야로 기도하고 금식하며 울부짖었건만, 원인 제공자인 애비는 무엇을 했는지...
수시로 응시한 E 대에서 쓴 맛을 보고 ,K 대 정시에서 또 불합격 통지를 받으니 불안이 엄습해 왔다. 다행히 나군과 다군에서 응시한 대학 모두 합격하여 최종적으로 숙명여대에 등록을 마치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돌아온 딸 아이 얼굴에서 미소가 돌고, 입학금 마련에 휘었던 허리도 펴진다.
이제 대학에서 좀더 넓고 큰 세상을 보고 나래를 펴기 바란다.
가슴에 맺혔던 응어리 풀고 급변하는 세계를 주시하며 큰 걸음으로 나아가기 바란다. 네 이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