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실적증명 전자시대 개막
건설업계의 기성실적증명서 전산 발급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초마다 협력업체 기성실적 증명서 발급으로 한바탕 전쟁을 치렀던 건설업체 외주 부서의 업무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과 금호건설, 코오롱건설 등은 올해부터 협력업체가 인터넷을 통해 기성실적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롯데건설은 “지난해 대한건설협회를 비롯해 전문, 전기, 정보통신, 설비, 소방, 시설물 유지 등 7개 협회와 전자서명에 관한 협의과 시스템 테스트를 마치고 오는 23일부터 인터넷 발급을 전면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협력업체가 롯데건설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전자서명을 거쳐 엑셀 파일 형태로 생성된 증명서를 내려받아 출력해 각 협회에 제출하면 협회는 증명서의 일련번호를 다시 웹페이지에서 조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올초 전산시스템 정비작업을 끝내고 다음달 초 인터넷 증명서 발급을 개시하는 금호건설은 “이를 위해 현재 각 협회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막바지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건설은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올해부터 일부 개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4년 업계 최초로 전산 발급을 시작했던 현대산업개발도 대한건설협회와 시설물유지협회 제출분을 제외한 나머지 증명서를 모두 인터넷으로 발급한다.
업계는 기성실적 증명서 발급 전산화가 이뤄짐에 따라 원도급사의 업무가 대폭 줄어드는 것은 물론 협력업체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했다.
연초마다 수백 곳에 이르는 협력업체의 신청서와 세금계산서를 일일이 대조하고 이를 다시 결제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롯데건설 외주팀 관계자는 “예전에는 금액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밤 늦도록 야근하며 계산기를 두드리기 일쑤였다”며 “전산시스템 구축이 업무 효율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매년 일부 업체들이 자행했던 기성실적 조작의 위험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협력업체도 건설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자동제어설비 전문업체인 성백산업개발 박창서 사장은 “매년 초 30곳 이상의 원도급사에서 기성실적을 받기 위해 직원 2명이 1주일 이상을 꼬박 매달렸다”며 “전자 발급이 정착되면 협력업체들의 시간과 비용이 대폭 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룡 현대산업개발 부장은 “전자 발급을 개시한 이후 업체들의 호응이 무척 뜨거웠다”며 “말이 아닌 실제로 협력업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상생경영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는 당장 전자 발급이 전면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세금계산서가 모두 전자로 발행돼야 하는데, 이를 일부 시행하거나 아직 도입조차 하지 않은 업체도 상당수에 이르기 때문이다.
아울러 업계는 각 협회들도 전산시스템에 투자해 협력업체들이 출력한 종이를 제출하지 않고 공인인증을 거친 전자파일을 직접 전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