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 국수로

[다경]

요며칠 우리 아버님께서 입맛이 없으신지
드시는 것이 부실해 보이니 점심에는
뭐 색다른 것이 없을까 궁리하다 겨우
생각해 낸 것이 장터 국수다...

몸 어딘가가 불편하신것인지?
반찬이 입에 안맞으시는것인지?
잡수시고 싶은 것을 제가 못 챙겨 드리는것인지?
정말 입맛이 없으신것인지?

"오늘 점심은 장터 국수를 해드릴까요" 하고 여쭈니
얼굴빛이 환해지면서 고개를 끄덕여 주신다.

메뉴가 정해졌으니
앞치마를 질끈 동여매고
냄비에 멸치와 다시마와 표고를 넣고 푹우욱 우려내서
다시국물을 한 냄비 만들어 놓고

마른 국수를 찬물을 끼언져가며 삶아서
장터 국수 한 그릇을 만들어 드렸더니
땀을 뻘뻘 흘리시며 한 그릇을 맛있게 뚝딱 잡수신다.

점심에 국수를 해서 아버님과 마주 앉아 먹으며
매일 내 생각대로 내 입맛대로 나의 획일적이 메뉴로
아버님 반찬을 준비해 드린것이 아닌지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반찬은 늘 먹는 사람 위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
영양이 어떻고 보양식이 어떻고 하면서
내 생각대로 내 입맛대로 해 드린것은 아니었을지?

무엇이든지 해드리는 음식이면
불평없이 잘 드셔 주시니 잘하고 있는 줄 알았던것은 아닌지
잠시 생각 해 본 점심입니다.

우리님들은 무엇으로 점심을 드셨을지요?
다음에는 저 그림처럼 맛있고 이쁘게 해서
드려야겠습니다.

(2005. 1. 19) 다경 ()
(울아버님은 뇌경색 15년차로 말씀을 못하신답니다)
 


	 					
	

[날마다좋은날]

맛있는 점심이 되었겠군요. 저는 가끔 국수를 먹는데 잘 못만들어요. 제가 하면 왠지 그맛이 안나서 사먹거든요. 그러면서 변명한마디 붙입니다 "나같은 사람도 있어야 국수장수 먹고살지... ^^* " 잘읽었습니다 -합장-

[청비]

다경님의 예쁜 마음은 하늘이 내리신 효부십니다. 전 님의 따뜻함에 대리만족을 얻어 충분히 충분히 행복해 집니다. 님의 아름다운 향기가 메아리쳐질 때 부처님의 세상이 되겠지요.

[이화]

저 오늘 명동 칼국수 먹고왔는데 ~그러고보니 다경님하고는 국수를 먹어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새소리가 듣기좋네요

[이경란]

이제 장터국수 만드는 법 확실히 배웠습니다. 사진 속으로 들어가고 싶네요. 아니 근데 오늘은 계속 허기지게 하는 글만 올라옵니다. 짬뽕,짜장면,야끼만두, 냉면 게다가 장터국수... 왜들 이러시는지요?

[여여]

참 아름다운 장면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두 분이 엮어가시는 가족사랑 이야기 행복이 먼데 있지 않지요. 다경님의 고운 마음 저도 배우렵니다. 고맙습니다.

[향산무공]

여보세요? 장터국수지요? 여기 곱배기로 두그릇 빨리 좀 갖다주세요!!

[眞空心]

다경님 소개하는 메뉴는 만드는 방법까지 올려 주시니 음식못하는 저같은 사람에게 도움이 됩니다 저번에 올려주신 감자탕을 한번 해 먹어야 할건데 한약먹는 가족이 있어서 아직 못해봤네요

[다경]

무공 스님 택배로 보냈는데 받으셨는지요?????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