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회사에서는 현재 카자흐스탄에서 주택 및 타운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현지 법인도 3개가 있고 국내에서 파견한 근무자도 사무직, 기술직 수십명입니다
제가 지금 해외입출국, 비자, 항공, 해외법인 업무를 담당하면서 느낀건데
해외사업을 하는 모든 회사가 마찬가지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사회적 문화와 국민성, 사회의 통념, 관념, 관습 등
문화적 차이가 가장 큰 문제더군요
카자흐스탄에 대해 공부하면서 하나 잼있는걸 알았는데요
카자흐스탄은 지금은 민주주의 국가지만 최근까지 사회주의 국가였고 공산당이 집권하였었습니다
아직도 카자흐스탄 모든 곳에 사회주의 의식이 녹아 있죠
카자흐스탄이 사회주의 때 침체되어 있다가 민주주의로 바뀌면서 경제가 급성장 하는데요
옛날 70~80년대 우리나라가 발전했던 과정처럼 카자흐스탄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데 현재 시점에선 정부의 역할과 힘이 굉장히 큽니다
국민복지나 국민의 목소리보다는 정부의 정책과 발전목표가 훨씬 앞서 있기에 정부의 힘이 크고
정부의 힘이 크니 관료의 힘이 크고 정부와 관료가 국가를 힘으로 끌고 가니 더불어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의 권한이 막강합니다
예전 우리나라도 거의 같은 과정을 겪었듯이 말이죠
카자흐스탄의 치안은 그리 앉좋은 편이 아닙니다 범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백주대낮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상당히 무섭습니다
공항에서부터 출국하는 그 순간까지 외국인이면서 조금이라도 미심쩍거나 핑계꺼리가 있으면 무조건 잡습니다
일단 잡히면 돈으로 해결해야하는데요 돈 안주면 경찰서로 끌고 간다고 하더군요
경찰 맘입니다
저희 직원들도 카자흐에서 뭐가 제일 무섭냐고 물으면 경찰이랍니다 돈 한두번 안 뜯겨본 직원은 한명도 없습니다
근데 한번은 우리 직원 중 한명이 크게 당한적이 있습니다
감옥까지는 아니고 경찰서 창살까지는 갔었죠
길 가다가 그냥 잡혔는데 막 뭐라뭐라 하길래 습관처럼 그 직원이 경찰에게 "sorry" 라고 했답니다
그러더니 그냥 잡아가더랍니다
결국 더 큰 돈을 주고 풀려 났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sorry“가 문제가 되었는데......
카자흐스탄은 사회주의 국가였고 현재도 사회주의 습성이 아주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사회주의 시절에는 인민재판의 형식이 있었는데 북한도 마찬가지겠지만....
인민재판은 죄를 물어 밝히기보다는 죄를 물어 몰아가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안좋은 일에 대해서는 입버릇처럼, 습관처럼, 아무 의미없이 사과부터 하는 경우가 많죠
미안하다, 잘못했다, sorry 등등 말그대로 단순한 입버릇이고 습관이죠
근데 사회주의 국가에서 sorry는 나의 모든 행위에 대해 잘못을 인정함과 동시에 더 큰 잘못까지 했다 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답니다
카자흐스탄 현지 법인에도 현지인이 고용되어 일하고 있지만 그 어떤 잘못을 해도 이 사람들은 절대로 잘못했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잡아때고 봅니다 아무리 증거를 들이대도 철저하게 잡아 때고 본인은 아무 잘못이 없고 다른 핑계만 댑니다
아주 혀를 내두를 정도라더군요
이 사람들은 본인이 잘못을 시인하는 순간 그와 관련된 또는 관련되지 않았던 일까지 모든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진다라고 생각을 한답니다
한마디로 내가 잘못을 인정하고 sorry라고 하는 순간 난 그 어떠한 의의도 제기 하지 않으며 모든 책임을 다 덮어 쓰겠다 라는 뜻이 되는 거죠
그 때 잡혀갔던 직원도 sorry 한마디 때문에 경찰이 일단 잡아넣고 다른 잘못까지 만들어서 뒤집어 씌웠었습니다
ㅎㅎㅎ 웃기죠? 이해 안되지만 사실이구요 지금도 새로운 직원이 현지로 파견되면 현지근무자는 절대로 미안하다라는 말을 해선 안된다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린시절 배웠던 반공만화나 영화, 교육 받았던 자료들을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그럴 것 같기도 한데요
문득 요즘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 정부의 사과와 자세가 자연스레 연관되어 생각이 됩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정치인은 사과를 하지 않습니다
사과는 할지라도 잘못했다고는 하지 않죠
잘못한걸 잘못했다고 하면 될텐데 말이죠 비단 정치인 뿐 아니라 조직이나 단체의 요직에 있는 사람들도 이런 부분에 있어 정치적인 입장을 많이 취합니다
어찌보면 이것도 우리나라의 문화이고 국민성인지도 모르겠네요
조직의 윗선에 있는 자가 사과를 하면 그 위상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나 여겨집니다
뭐 그럴수도 있겠죠 어떤 사항에 대한 어떤 사과이며 어떤 개선이 이루어졌나에 따라 그 결과가 사과의 강도를 넘어서는 좋은 결과가 아니라면 당연히 그 위상은 실추되겠죠
하지만 저는 이런 생각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한건 잘못한거고 잘한건 잘한겁니다
잘못한걸 잘못했다는 말을 안한다고 해서 잘못한 일이 잘된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되어서도 안되구요
진솔하고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그 근원을 고치고 개선한다면 그게 바로 발전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각자의 자리가 다 있으십니다
사회주의 국가의 인민재판을 두려워하지 말고 존중과 배려의 마음으로 고개를 숙이고,
그리고 다시 당당하게 그 고개를 드시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바래봅니다
^^
글 : 건설입찰 동호회
첫댓글 정말 조심해야겠군요...현지 찌질한 경찰들을......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카작은 경찰관의 무법천지 입니다. 조심하여야 할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