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에 10권을 한꺼번에 샀다. 이문열 삼국지 10권을 산 이래로 한 번에 이렇게 많은 책을 사기는 처음이었다. 7월17일까지 전부 읽었다. 계속 읽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책이다.
다 읽고 난 소감은 한 마디로, '대단한 여자이네...'
그러면서 끝이 깔끔하지 않은 것은 아마 이 작가가 지독한 '기독교 또는 유태인 혐오자'라는 사실이다. 지식인들(김용옥씨 포함) 중에는 종교를 하나의 지적 유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다. 하긴 신학을 전공한 교수들 중에도 '하나님이나 성경에 대한 지식'만 있고 '믿음'은 없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는 것이 현실이니...
기독교가 궁금한 사람들은 성경을 직접 전체를 한 번 읽어 보라고 하고 싶다. 그렇지 않고 반기독교인들이 쓴 글 몇 개 읽어 보고 마치 기독교를 다 아는 듯한 '교만'을 갖는 것은 진정한 지식인의 자세는 아니라고 본다.
아무튼, 난 재미있는 것을 하나 발견하였다.
사도행전에 보면 베드로가 고넬료라는 로마군 백부장에게 전도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우리 기독교가 유태인을 넘어 이방인에게도 전해지는 유명한 장면이다.
이 '고넬료'는 영어로 '코르넬리우스'라고 발음하는데... 그런데 로마의 포악한 황제 중의 하나인 칼리굴라 황제가 자신의 조각을 예루살렘 성전에 세우려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이 황제가 갑자기 근위대 장교 두 명에 의해 살해당한다.
이 장교들 중 한 사람의 이름이 '코르넬리우스'이다. 성경의 '고넬료'와 같은 이름인 것이다.
난 이렇게 생각한다. 백부장 고넬료가 근위대 장교 코넬리우스와 동일 인물이라고...그리고, 칼리굴라가 죽은 것은 하나님의 섭리가 분명히 작용하는 증거라고...
시오노 나나미는 친로마인이다. 즉, 로마 제국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민족이나 사람은 모두 극도로 싫어한다.
서기 70년에 로마의 장군 티투스(영어로 티토)에 의해 예루살렘 함락시에 죽은 사람이 100만명이라고 한다. 그것도 일반 시민이... 한니발과의 40년 동안 세 차례에 걸친 전쟁에서 죽은 로마인이 10만명이 안되는데... 그리고 다시 서기 130년경에 2차 함락시에는 60만명이 죽었다.
시오노 나나미는 간단히 죽은 사람의 숫자만 쓰고 아무 말도 없었다. 아니, 딱 한 줄 썼다. '로마에 동화되기를 거부한 특별한 민족에게는 당연한 결과'라고...
이런 편견을 지닌 작가이지만, 고대 로마에 대한 연구의 양이나 질은 우리같은 비역사학도들에게는 충분히 읽을 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로마인들이 융성하게 된 이유를 '동화정책' '도로개통' 같은 것으로 보고 그 경과를 흥미 진진하게 썼다. 나는 넓은 지역을 점령하는데 로마인들이 사용한 '포스트' 앤드 '네트웍' 개념에 깊은 흥미를 지니고 있다. 포스트는 군단 기지이고 네트웍은 도로(포장한 고속도로)이다. 2000년이 넘은 시대에도 만들어졌고 지금도 사용하는 그들이 만든 길은 대단하다.
이제야 유럽여행시에 곳곳에 있던 로마시대의 유적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북부 이태리의 볼로냐에 갔을 때, 옛 유적지인 성벽과 건물을 지금도 식품점(수퍼마켓)과 옷가게들로 사용하던 기억이 난다.
이번 가을에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지적 여행을 떠나기를 권한다. 아마도 예수님이 살던 시대의 유태와 그리스와 로마 그리고 북아프리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을 것이다.
혹시 아는가... 여러분 중에 시오노 나나미같은 작가가 나타나서 기독교인의 눈으로 본 로마사를 다시 쓸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