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기 참고사항 6 / 김영천
ㅇ 글을 읽다가 좋은 시어가 나오면 메모해 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시간이 나면 다시 읽고 비슷한 시어로 흉내내기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은 시어를 찾는 방법이 될 수 있다.
ㅇ 좋은 시를 짓기 위해서는
경험, 지식, 추억 등에 의존해서 적는 것은 금물이다.
왜냐하면 그런 경험, 추억은 누구나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처음 글 적기를 할 때는 장황하게 나열 식 추억담을
적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유리잔에 담은 맥주 거품 같은
추억을 빨리 걷어내야 한다. 적어보고, 수정하고 또 적어보고...
열심히 적다보면 더 이상 적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되고
그때부터 방황을 하게 된다. 더러는 1-2개월 길게는 6개월에서
1년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를 지나면 유리잔에 담긴 진짜 맥주처럼 주옥같은
맛난 글을 지을 수 있다.(선배 시인의 추억담)
ㅇ 시를 지을 때는 자기 굴레에서 벗어냐야 한다.
자기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면 실패하게 되는 데
가정주부는 가정을 소재로 한 글에서,
선생님은 학교의 굴레에서, 간호사는 병원에서...
벗어난 낯선 글 쓰기를 해야 발전이 있다.
물론 어느 수준에 오르게 되면 자연적 다시 자기 굴레로
들어가 전문적인 시 쓰기, 즉 남들이 흉내도 못내는
참 좋은 글을 적을 수 있게 된다.
ㅇ 시 속에 인물을 등장시키려면 구체적인 묘사가 필요하다.
ㅇ 글의 말미(마지막행)는 설명이 아닌 치고 올라가는 기법을
사용해야 글이 살고 맛이 난다.
ㅇ 시의 첫줄은 전체를 이끌어 가는 생명이다.
따라서 첫줄을 긴장감 있게 이끌어 가야한다.
단어 하나가 시 전체를 살릴 수도, 오염시켜 버릴 수도 있다.
ㅇ 시를 아름다운 말로만 나타내려 하지 말아야 한다.
한 자, 한 단어, 한 줄에 의미를 부여하여 신중하게
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ㅇ 제목을 지어놓고 스스로 점수를 매겨 볼 필요가 있다.
포장마차 하나라도 함부로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
시의 세계도 넓게 보면 상업경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집이 발간되어 서점에 나가면 독자들은 제목으로
책을 선택하고, 선택된 책도 펼쳤을 때 마음에 드는
제목이 있어야 읽어보게 된다.
한달에 출간되는 시집들이 100여권이나 된다니...
ㅇ 제목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 지명이나 고유명사가 아니라면
단순하게 명사형으로 적지말고 설명적으로 적어야 재미가 있고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여운을 주게 된다.
ㅇ 가상체험을 소재로 한 글보다는 직접 체험에 의한
글을 적어야 한다.
가상으로 적은 글은 직접 체험한 독자를 설득시킬 수 없으며
내용 또한 허구, 추상에 가깝게 될 우려가 있다.
또한 소문이나 들은 얘기를 유추나 추상해서 쓰지 마라.
자칫 잘못하면 독자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 수 있다.
ㅇ 햇볕은 열도(熱度)를, 햇빛은 광도(光度)를 나타낸다.
바꾸어 적게 되면 문맥의 흐름이 막히게 된다.
ㅇ 글 내용 전개에 있어 강조, 감추기 등을 위해 순리에 맞지 않은
흐름으로 적을 때는 반드시 이유, 상황이 이해 되도록 풀어서
적어줘야 한다.
이 경우는 어렵게 적는다는 의미와는 전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