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예찬’(新錄禮讚) 이양하 봄·여름·가을·겨울, 두루 사시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그 중에도 그 혜택을 가장 풍성히 아낌없이 내리는 시절은 봄과 여름이요, 그 중에도 그 혜택이 가장 아름답게 나타나는 것은 봄, 봄 가운데도 만산에 녹엽이 우거진 이때일 것이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라도, 곧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가. (신록예찬 중에서)
* 하나의 단락으로 쓰여있는 원문을 句 배열로 바꾸어 보았 습니다. 한 편의 시입니다! https://blog.naver.com/sogorae/223090088636 오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소중한 만남을 기억하고 감사를 표현하는 달이다. 부부가 되어 서로 아끼고 사랑하고, 자녀를 잉태하고, 부모가 되고, 자녀를 교육하고...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뜻 깊은 만남의 계절! 그러기에 오월은 눈부실 수밖에 없다.
자연이 내리는 혜택을 가장 풍성히 나타내는 오월, 그 오월을 환하게 빛내줄 조팝나무·이팝나무·아까시나무꽃이 배부르게 피고 있다. 이러한 감사의 계절을 이양하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할지라도,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라도, 곧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가.”
※ 이 글은 한국성서대학교 <코코스>지에 ‘임경미의 토닥토닥 시’라는 제목으로 연재하는 임경미선생님의 단상(斷想)으로, 2024년 5월호의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