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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춘 통일강국의 꿈
 
 
 
카페 게시글
김영춘의 눈 스크랩 세계 1위 핀란드 교육과 평준화의 힘!
하늘이 추천 0 조회 29 10.07.06 19:5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한국은 세계에서 고등학생들이 공부를 두 번째로 잘하는 나라다. 이것은 단지 주장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이하 PISA로 약칭)에 의해 공인된 결과이다. PISA는 선진국클럽이라는 OECD 교육국이 3년에 한 번씩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고1 학생들에 대한 학업성취와 학습 배경을 비교 조사하는 사업이다. 한국은 2000년대 들어 실시된 네 번의 조사(2000~2009)에서 모두 종합 2위권의 학력을 보여주었다. 1위는 한결같이 핀란드였다. 학생들이 이렇게 뛰어난 성적을 올리는 핀란드와 한국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아닌 고교 평준화제도이다. 심지어 핀란드는 1985년부터 학교내 우열반 편성도 금지했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1등과 2등으로 나뉘어지는 두 나라의 차이는 무엇일까? 첫째, 역시 평준화의 문제이다. 핀란드는 평준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고, 한국은 평준화를 해체하고 있는 차이다. 핀란드는 단 1명의 뒤떨어지는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맞춤형 교육을 시키며,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가 같은 교실에서 서로 협동하며 배우는 학교를 만들고 있다. 이런 교육을 통해 핀란드는 하위권은 물론 상위권 레벨에서도 우리보다 좋은 성적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반면 우리는 수월성교육 운운 하면서 특목고, 자사고 등을 계속 만들어내면서 평준화를 해체시켜가고 있다. 학교 내 우열반 편성 역시 점점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결과 학교는 점점 황폐화되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어떻게 한국 학생들은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는가?

 

이것이 한국과 핀란드의 두 번째 차이를 극명하게 비춰주는 요소이다. 즉, 한국 학생들은 개인적으로 주말도 없이 잠 안자고 죽어라 공부하고 심지어 사교육까지 엄청나게 받고 있는  반면, 핀란드 아이들은 우리 학생들의 1/3만 시간을 들여 개인 공부를 한다. 물론 사교육은 거의 받지 않는다. 그래서 PISA 조사에 의하면, 핀란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학습효율화지수는 모두 1위지만 우리 학생들의 학습효율화지수는 30개국 중 24위에 불과하다. 그래서 PISA 2006의 발표장에서 OECD 교육국의 관계자는 경이적인 한국 교육에 질문을 받고  이렇게 대답했다. “한국 아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아이들에 속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들은 아니다”라고.


예의를 갖추어서 완곡하게 표현한 말이지만, 듣는 우리는 아프다. 세계 2위라는 성적에만 환호하고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행복, 그리고 우리 부모들이 저당잡히는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닌 것같다. 나는 고등학교 평준화 4년차에 속칭 뺑뺑이로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옛날 시험제 때는 부산의 후기 중에서도 한참 뒷 순서에 쳐져 있던 그런 학교였다. 학교 환경도 아주 안좋아서 내가 다녔던 중학교보다도 훨씬 못했다. 처음 입학했을 때는 '대략 난감'했다. 이런 기분은 나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동기생들에게 공통된 것이었다. 졸업하고나서도 잘된 선배들이 거의 없으므로 옛날 명문들처럼 동문 선배들의 덕을 본 것이 거의 없다. 하지만 졸업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정부에서 고위 공무원으로 일하는 애들부터 고향의 재래식 시장에서 조그만 가게를 하는 애들까지 함께 어울린다. 평준화가 공부잘하는 애들을 못하게 만들지도 않았고, 공부못하는 애들이 기죽고 지내지도 않았다. 돌이켜보면 평준화는 괜찮은 제도였다.


내 위의 친형은 중-고를 계속 시험봐서 진학했다. 그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중학교 입시를 준비하느라 매일 밤 12시에 집에 돌아오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해서 그는 명문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하지만 그와 나의 인생이 크게 차이가 있는 것같지는 않다. 하지만 어릴 때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맘껏 놀고 읽고 싶은 책을 실컷 읽으며 보낸 나의 초-중-고 학창 시절이 내 형의 그것과는 분명 달랐다는 사실 말이다. 그렇다고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지식을 덜 배운 것같지도 않다. 나의 옛날이 지금의 핀란드에 더 가깝다.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학교의 배려가 없었던 점만 빼고.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든,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든 부모의 인생 낭비를 피하기 위해서든, 핀란드의 교육개혁을 따라 배우면 어떨까. 진보 교육감의 시대를 맞으면서 가져보는 소박한 작은 꿈이다.   

 

(교육개혁과 내 아이의 자기주도적 학습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다음의 책과 프로그램을 참고하실 것)

*  책 : <핀란드 교육의 성공>, 후쿠타 세이지, 2008, 북스힐

* 핀란드 교육에 관한 EBS-TV 특집다큐멘터리 4부작( 2010.4.12~15), 특히 2-3편 <핀란드의 평등교

   육>(4.13~14)을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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