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라는 화두와 새해
변화의 시대다. 변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이 직장이나 조직의 화두(話頭)가 되고 있다. 10여 년 전에 어느 재벌총수가 임직원들에게 마누라와 아이들 외에는 모두 바꾸라고 한 말은 변화의 시대를 강조한 잠언(箴言)이었다. 새해를 맞아 우리는 개인적으로도 변화와 변신의 한해를 준비하는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변화의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하는지 그 방법을 가르쳐주는 신간이나 컨설턴트들은 수없이 많다. 구미1대학 평생교육원이 운영하는 최고경영자과정에 초빙되는 강사들 가운데도 변화라는 주제를 들고 오는 이가 많다. 얼마 전에 초빙된 홍수환 선생도 그런 분 중의 하나였다. 4전5기의 신화를 창조한 세계복싱 2체급 타이틀 소유자였던 그는 요즘 한창 뜨는 전문 강사로 스스로를 변신시켜 나간지가 13년째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삼아 열변을 토하는 그의 강의는 요즘 한창 물이 오른 듯 여기저기로부터 초빙이 넘쳐나고 있다. 그가 Ch로 시작하는 영어단어들을 엮어 변화의 가치를 설명하는 대목이 재미있었다. ‘변화 한다’는 말의 영어 단어는 Change다. 자신을 변화시키려면 목표를 선택(Choice)하여, 도전(Challenge)을 해야 하고, 도전을 하려면 기회(Chance)를 잡아야 하고, 기회를 잡으려면 관계(Channel)를 잘 활용하고, 힘을 비축(Charge)해야 Chief(우두머리) 또는 승리자(Champion)가 될 수 있다는 식의 설명이었다. 변화가 새롭고 발전적인 다음 단계의 변화를 또 만들어 낸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경쟁이 미덕으로 예찬되는 신자유주의적 가치관이 득세하는 세상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낙오하면 사회적 약자의 신세를 각오해야 한다. 관료왕국이라는 일본에서조차 오랜 관행이었던 연공서열 대신, 민간 기업처럼 경쟁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야생의 동물처럼 쫓고 쫓기며 살아야 하는 사람의 운명이 구태여 오늘날만의 시대적 특징은 아닐 것이다. 날이면 말마다 경쟁하면서 사는 게 여간 힘들지 않겠지만, 시대적 추세를 외면할 수 없는 형편이라면 그런 경쟁풍토를 불평하기보다는 오히려 즐기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 같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유행가 가사에 우리가 공감하는 까닭은 난관을 뚫고 목표에 도달한 사람에게서 감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아름다운 모습은 따라가는 피동적인 사람의 것이 아니라, 남보다 앞서 변신할 줄 아는 능동적인 사람의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