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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가계를 위한 최고의 보험이 될 수 있고,
환란에 처한 국가경제를 구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저는 지난 12월에 달러의 분할매수를 추천드리면서, 각 가계의 예금통장에 외환보유고를 쌓는 것이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관련글: 환율 문제에 대한 조언
다시 한 번 달러의 분할 매수에 나설 수 있는 좋은 시점이 왔습니다. 지금부터 달러의 분할매수에 나서는 것은 부담이 없다고 보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지금처럼 환율이 하락하고 있을 때 각 가정에서 달러를 매수하여 외환보유고처럼 쌓아 두었다가, 나중에 환율이 올랐을 때 시장에 내놓아 주시면, 가계를 위해서도 최고의 보험이 될 수 있고, 환란에 처한 국가경제를 구하는 길도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규모에 비해 외환시장의 크기가 작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치 천수답에서 농사를 짓는 것과 같습니다. 비가 잘 내려주면 농사가 잘 되지만 조금이라도 가물면 농사를 망치고 맙니다.
(지난 수년간 큰 흑자가 나면서 선물환 매도로 인해 오히려 부작용이 초래된 것은, 홍수 피해에 비유할 수도 있을 듯 하네요)
이 천수답 신세에서 벗어나는 길은 저수지를 쌓는 것입니다. (그것이 국가의 외환보유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고의 저수지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나무뿌리와 풀뿌리입니다.
숲을 이루는 나무와 풀들이 그 뿌리에 머금어주는 물의 양이 엄청납니다. 저수지 몇 개에 견줄 것이 아닙니다.
북한이 반복해서 홍수와 가뭄 피해를 입는 이유가 과다한 벌목으로 산이 헐벗어서 나무와 풀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각 가계에서 외화예금통장을 개설하고 여기에 달러를 매입해둔다면 이는 풀뿌리 외환보유고에 해당합니다.
지금 국가의 외환보유고는 제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총액보다 가용외환보유액이 문제입니다.
며칠 전 한국은행에서 문제없다고 발표했습니다만, 한은 입장에서는 그리 발표해야 했을 것입니다.
그 보다는 국민일보
이처럼 국가의 외환보유고를 믿고 안심할 수 있는 형편이 못됩니다.
우리는 98년에 국가경제가 처한 환란을 극복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전국민이 참여하는 금모이기 운동을 벌인 바 있습니다.
이 금모으기 운동보다 더욱 효과가 있는 것이 풀뿌리 외환보유고를 쌓는 것입니다. 국가의 외환보유고를 보완해서, 국가경제가 천수답 신세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 가계 스스로를 위한 최상의 보험 역할도 해줍니다.
환율은 그 나라의 경제를 반영합니다. 저는 달러 강세의 이치를 설명하면서 미국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지만, 우리나라나 EU의 경제가 더 좋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미국의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드렸습니다.
관련글: 달러 강세의 이치
미국의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데에는 시차가 존재합니다. 1년 뒤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큽니다.
즉 지금 나타나고 있는 미국의 경기침체는 아직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 영향이 본격화되어 우리나라의 경제가 더욱 나빠지게 되면 우리 원화는 미국 달러에 비해 약세가 되어 환율이 더욱 뛰게 될 것입니다.
즉 디플레이션(심할 경우 공황)이 진행되면 환율은 뛰게 됩니다.
반대로 나중에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한 가지 주의하셔야만 할 사항은, 혹시 우리나라가 디플레이션을 겪고 나서 그 다음에 인플레이션이 닥쳐온다면, 그 인플레이션은 그동안 우리 한국인들이 경험해온 인플레이션과는 양상이 다를 것이라는 점입니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에 나타나는 인플레이션과 그렇지 못한 우리 나라에 닥칠 수 있는 인플레이션은 그 양상이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경험해왔던 인플레이션은 경제성장(=소득증대)과 인구 증가(=수요증가)에 따른, 상대적으로 자연스러운 인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경제성장(=소득증대)과 인구 증가(=수요증가)와는 상관없이 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 인플레이션은 부자연스러운 인플레이션, 부작용이 더 큰 인플레이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경제성장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타나는 양상이 좀 다르고, 그에 따른 대책도 달라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부동산, 주식 등의 투자자산보다 환율의 상승폭이 더 크게 됩니다. 그러므로 가계 내에 쌓는 외환보유고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책도 됩니다.
디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양쪽 모두에 대한 훌륭한 대비책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금이 양쪽 모두에 대한 대비책으로 얘기되는 수가 있는데, 이는 오해에 기인한 것입니다.
금은 국제 금융계에서 미묘한 위치를 갖고 있습니다. FRB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에 의해 가격이 관리(?)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책으로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합니다.
상당한 자산가라면 포트폴리오 안배 차원에서 일부를 금에 배분할 수 있겠지만, 중산층 정도라면 금보다는 가계 내에 외환보유고를 쌓는 것이 더 좋아 보입니다.
이상의 내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저의 책, 흐름을 꿰뚫어보는 경제독해 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책을 내면서 칼럼을 그대로 모아서 내기만 할 순 없어서 어떤 내용을 덧붙일까 고민하다가, 디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각각이 나타나는 양상과 그에 대한 대비책, 자산 운용법을 덧붙였습니다.
책 한 권의 체제를 갖추기 위한 내용, 논리적 완결성을 갖추기 위해 덧붙인 원고들도 있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다 보니, 더 떨어질까 싶은 두려움에 매입을 망설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앞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들이 전개될 수 있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롤러코스터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스스로 자기 중심을 잡지 못하면 끊임없이 휘둘릴 것입니다.
중심을 잡으려면 근본원리를 붙드십시오.
경제학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입니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 그 무엇도 수요와 공급 이상으로 가격에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이것이 가장 근본원리입니다.
주식시장에 ‘재료보다 수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같은 말입니다.
근본원리를 표현한 말이므로 모든 시장에 적용될 수 있는 말입니다.
저는 초기 글들에서 외환시장을 둘러싼 수요와 공급 상황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향후 2년치 정도 들어올 달러를 미리 내다팔아버리는 바람에 달러의 공급이 씨가 말라버렸습니다.
왠만한 규모의 월별 무역수지 흑자로는 감당이 안된다는 사실을 설명드렸습니다.
‘재료보다 수급’이라는 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12월에 달러 매수를 추천해드리고 나서는 가끔씩, 주식시장이 오르면서 환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리 경고해드렸습니다.
원래 큰 버블이 붕괴될 때에는 항상 중간에 베어마켓 랠리(이를 에코echo버블이라고도 부릅니다. 메아리 버블)가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시장의 속성상 그리 흘러가게 됩니다. 지금이 에코버블 단계일 수 있습니다.
미국과의 통화스왑 확대를 요청했다는 뉴스도 들려옵니다.
저는 이전 글에서 미국과의 통화스왑 확대 얘기가 정부측에서 흘러나오면 그리 될 것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통화스왑 확대가 미국 패권의 의도와도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난색을 표하는 모양새를 취하더라도 그건 반대급부를 더 많이 얻어내려는 협상의 기술일 뿐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정리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통화스왑이 체결되면 더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말이 있듯이 통화스왑에 관한 설왕설래가 나도는 동안 떨어지다가 막상 발표가 나면 그때부터는 오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결국 더 떨어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예측은 신의 영역일 뿐 인간의 영역이 아닙니다.
원래 오를 땐 더 오를 것 같고, 떨어질 땐 더 떨어질 것 같은 법입니다.
바닥을 잡겠다고 한다면 영원히 매입하지 못할 것입니다.
전고점 대비 200원 가까이 떨어졌으면 많이 떨어졌습니다. 지금부터 오르든 떨어지든 분할매수에 나서는 것은 부담이 없다고 봅니다.
정확히 언제쯤이 바닥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예측하려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여러 번에 나누어 분할 매수 함으로써 매입 평균가를 낮추면 됩니다. 평균 정도 쫓아가겠다는 기분으로 움직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작년 말 1200원대에 매입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비싸다고 생각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때를 놓치신 분들은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대신 얼마나 급하게 오를 수 있는지, 시장의 수요공급 상황이 어떤지를 좀 더 확인했기 때문에, 보다 부담없이 매입할 수 있는 측면도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번이 편안하게 분할 매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12월에 분할 매수 추천드리면서, 환차손이 염려되신다면, ‘보험’의 논리로 생각해보시도록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수익을 생각하신다면 그것은 애초에 보험 차원으로 접근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섣부른 ‘환차익’에 대한 기대는 처음부터 아예 접으시고, 나와 내 가족의 생존을 위한 ‘보험료’를 기꺼이 치르겠다, 는 개념으로 접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국가의 외환보유고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보유하는 것입니다. 환차익이 났다고 매도해버리는 것이 아니고 환차손이 났다고 애통해하는 것도 아닙니다.
가계의 외환보유고도 마찬가지 개념으로 접근하시길 권해드립니다. 환차손, 환차익이 나더라도 개의치 마시고, 경제위기가 확실히 지나갔다는 판단이 들 때까지는 통장에 외환보유고를 쌓아둔다는 개념으로 접근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앞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들이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수익을 염두에 두고 단기대응을 하는 분들보다 보험차원에서 마음을 비우고 계신 분들이, 아마 나중에 돌아보면 결과가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환율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을 마지막으로 하려고 합니다.
환율이 올라가는 와중에 매수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입니다.
아마 앞으로 지금처럼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풀뿌리 외환보유고를 쌓읍시다!
적립식 외화예금통장도 나와있습니다.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던 것처럼, 매월 적립식으로 외화예금통장에 불입하는 것도 좋습니다. 충분히 정기예금 이자 이상이 될 것입니다.
단, 매월 적립식으로 불입하시려는 분들은, 요새가 쌀 때이니 요새 좀 많이 불입해두시고 이후 매달 꾸준히 적립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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