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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대룡산 비행일지
비행일시 : 0000년 2월 15일
비행장소 : 춘천 대룡산
비행참가 : 김관식고문, 김문구 고문, 부팀장, 총무, 포항사나이, 조쫄, 최바람. V, 은남이
비행시간 : 1회 비행 40분 2회 비행 40 ~ 90분
비행기상 : 기온 영하 3도 ~ 영상 2도 맑은 날씨
비행횟수 : 1 ~ 2회
풍향풍속 : 북서, 서, 오전 초속 5 이하, 오후 초속 6 ~ 8
활공장 : 제 1륙장 정동 제 2이륙장 정서
현지팀이 공사 중이나 이륙하는 데는 지장이 없을 정도로
주 훌륭함.
차량으로 20여분 정도 진입 후, 도보 2~5분 이동
착륙장 : 남서방향, 농공단지 조성으로 빈터가 많아 어디서나 착륙 가능.
현지팀 : 춘천 파일럿
대룡산 소개 :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에 있는 산.
위치 강원 춘천 동내면 사암리와 거두리
높이 899m
정상에서 서쪽 아래로 보이는 봉의산과 의암호, 춘천시내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의암호 위로는 삼악산과 주금산이
펼쳐지며, 석파령 뒤로는 대금산과 깃대봉·약수봉·매봉·연인산이 조망된다. 남으로는 용문산, 유명산이 보인다.
일요일 아침, 항상 모이는 역마살 낀 놈(?)들 일명 패러쟁이(뛰어난 기술을 가진 사람이면 ‘장이’를 붙이지만, 우리는 장인이 아닌 하늘에 미친 놈(?)들 이기에 격을 낮추어 ‘쟁이’라 해야겠다.) 9명은 분명 바람이 세서 비행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어김없이 9시에 모여, 활공장을 찾아 방황을 시작한다.
3개월 만에 나온 최 바람에게 하는 언뜻 들리는 조쫄의 한 마디
‘오늘 바람이 심상치 않아! 어쩌면 요렇게 묶인 그대로 풀러보지도 못하고 올지 몰라!’
“참! 방정 맞은 놈!” “초를 치는 구만!”
어쨌거나 의견 분분, 옥신각신 말은 많지만 차에 타서 정한 목적지는 춘천 대룡산!
‘비록 비행을 못할지라도 새로운 활공장을 한 번 개척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또 닭갈비의 원조인 고장에 가서 닭갈비라도 실컷 먹어보겠다는 생각에 경인고속도로를 지나 내부순환도로를 타고, 강촌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현지 팀장의 전화 안내를 받으며, 이륙장에 도착하니, 바람은 기상예보보다 그리 심하지 않다.
길 한 쪽에 차를 세우고 한 2 ~ 4분 정도 걸리는 길을 따라 올라가며 작년에 다녀 본 활공장이 얼마나 될까 하고 생각을 해보니,
멀리는 제주도 월랑봉, 대관령, 동해, 평창, 대천 등
가까이는 광탄, 장흥, 서독산, 구봉산 등 여러 곳이 떠오른다.
남에서 동으로, 서에서 북으로, 참 많이도 싸돌아 다녔다.
‘하늘에 미쳐서, 엉덩이에 불붙은 놈(?)처럼 여기 저기 전국 방방곡곡을 들쑤시고 다녔구나!’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나야 햇수로 삼 년밖에 안 됐지만, 오 년, 십 년 넘게 그 짓(?)하고 다닌 놈(?)들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짧은 생각을 하는 동안에 이륙장에 도착하니, 아름드리 나무들이 여기 저기 나 뒹굴어져 있고, 현지팀원들은 곡괭이와 삽, 그리고 전기톱으로 그루터기를 파내고 잘라내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미안한 마음에 기체를 펼 생각도 못하고 있는데 현지팀장이 “이 정도 바람이면 충분히 비행 가능합니다. 정말 때 맞춰 잘 오셨네요.”하며 “우리가 먼저 비행을 할 테니 잘 보시면서 기상을 파악하세요.” “여기는 오른 쪽으로 나가셔서 써멀링을 하면 고도가 올라가고요. 저 멀리 양구까지도 갈 수 있거든요. 그렇게 안 된다고 해도 여기는 일단 이륙만 하면 릿지 길이가 최대 10Km , 최소 5Km 정도 되니까 비행의 참맛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현지팀의 서 너 명이 이륙해서 너무도 능숙하게 산등성이를 넘나들며 릿지를 탄다.
인천패러 역마살 낀 일당들은, 그 모습을 보며 올라오며 ‘이 산은 나무가 쭉쭉 뻗어있어서 걸리면 기체 포기하고 어떻게 하네스나 챙기면 본전겠다.’ 하는 불안감을 잊은 듯이 저 멀리 보이는 유명산까지 날라갈 수 있을 것같은 자신감에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강원도 춘천시에 인근 한 대룡산
해발 8997m,
산세가 부드럽고 그다지 험하지 않은, 골도 깊지 않아, 와류의 부담도 없을 것같은
천혜의 활공장. 시(市)의 막강한 지원에 힘입어 착륙장까지 공사를 하고 있는 춘천 파일럿!
정말 부러울 따름이다.
저 멀리 춘천댐과 의암댐을 바라보며, 천천히 기체를 펴기 시작한다.
늘 그렇듯이 관식 형님이 더미로 나서서 비행을 시작한다.
오른쪽으로 턴, 왼쪽으로 턴, 앞으로, 뒤로, 옆으로 기상을 파악하며 무전을 날린다.
‘바람은 센 듯하지만 ‘뒤로 밀릴 정도는 아니니까 자신 있는 사람은 이륙하라고 한다.’
관식형님 뜰 때부터 주섬주섬 준비하던 문구형님이 ‘먼저 나간다고 기체를 펴더니 능수능란하게 기체를 조종하며 산줄도 살피고 하더니 가볍게 이륙, 앞쪽으로 좀 나가다가 오른쪽으로 턴하더니 써멀링을 하며 상승하기 시작한다.
뒤이어 패기만만한 두영이가 이륙 문구 형님이 간 방향을 쫒아간다.
그 다음 3개월 만에 나와 비행에 굶주려 있던 봉준이가 540을 타고 이륙, 현지팀원들이 비행하고 있는 곳으로 따라간다.(자식 눈치는 빤해가지고) 오랜만에 나온 광진이는 “이 바람에는 ‘칸피단스’가 최곤데!”하면서도 잠시 이륙장의 센 바람에 끌려가는 듯하더니 역시 기체가 많이 모여 노는 곳으로 방향을 잡고, 비행하기 시작한다.
관식형과 문구형이 어디 있는지 살펴보고 있는 사이, 이륙한 종회는 왼쪽으로 가서 고도를 잡더니, 여기저기 왔다갔다하며 특유의 비행 솜씨를 뽐내고 있다.
먼저 착륙한 문구형의 무전소리가 들린다. ‘이륙장 바람이 괜찮으면 은남이를 띄우라’고 한다. 부팀장 왈 ‘바람이 좀 센듯하니 이따 띄울께요.’ 바람이 잦아들 기미가 없어 결국 은남이는 차를 몰고 내려가기로 결정하고, 나 이륙, 부팀장 이륙, 몇 번 이륙장 주변을 선회하다가 착륙해서 보니, 이 역마살 낀 일당들 열심히 비행하고 있다. 한 30분 정도 지나 은남이가 차를 몰고 내려오고, 하나 둘 착륙하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종회와 부팀장이 착륙한 시간이 13시 35분! 이륙장에 도착해서 기체를 편 시간이 12시 52분 였으니 평균적으로 25분 정도는 비행 한 것같다.
‘배고프니 밥을 먹고 와서 한 비행 더 하자’는 쪽과 15시 쯤 되면 바람이 더 쎄진다는 예보가 있으니 차라리 배고픔을 참고, 한 비행 더 하자는 쪽으로 편이 나누어져 한참을 실갱이 하다가 현지팀원들이 ‘바람도 그렇고, 또 이따 올라갈 때 차 막히는 것 생각하면 지금 비행 한 번 더하는게 나을겁니다.’하는 의견을 따라 아침에 사무실에서 먹다가 남은 김밥 3줄을 서로 나누어서 먹으며 이륙장에 도착하니 바람이 아까보다 더 얌전하다. 열심히 일하느라 비행을 한동안 비행을 못한 조쫄의 마음을 알아서인지, 아니면 압제와 탄압 속에 눈칫밥을 먹느라 핼쑥(?)해진 최 바람을 동정해서인지, 바람이 더 얌전해졌다. 몸이 조금 불편해서 그런지 먼저 내려간 문구형을 콜을 받으며, 은남이 이륙! 여자라고 하기에는 간뎅이 부은 이 애매모호한(?) 미스테리한 인물은 그래도 보는 눈은 있었는지, 알아서 오른쪽으로 돌더니 산사면을 따라 쭉 나간다. 산자락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턴! 이륙장 쪽으로 오면서 올라가기 시작한다. “오른쪽으로 틀어서 착륙장쪽으로 나와!” 한참을 나가니 서서히 기체가 하강하고, 문구형의 콜소리가 요란하다.
포항사나이 소리소문없이 이륙! 이륙장 근처 상공에서 유영을 하고 있다.
부드러운 터닝자세. 패러의 관록이 묻어나고 있다.
종회가 이륙한 자리 위를 밟으며, 가뿐하게, 광진이, 봉준이, 두영이가 이륙장을 벗어난다.
3대의 기체가 이륙장 상공에서 뒤로 밀리는 것같너니, 방향을 돌려 오른쪽으로 나아간다. 상승하기위해 두영이는 써클링을 하고, 광진이와 봉준이는 오른쪽 산사면을 따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가더니 사이 좋게 우측능선 사면에 붙어서 열심히 비비고 있다. 사면 바람이 쎈지 상승해서 1000이상 되는 것 같다.(짜식들! 오랜만에 나와서 신났구만! 그래 실컷타라! 타다가 손시렵거나 배고프면 내려와라!) 관식형은 1400이상 올라가서 이륙장 앞쪽에서 편안하게 비행을 하고 있고, 열심히 돌린 덕분인지 두영이도 한참 위에서 비행하고 있다.
부팀장은 바뀐 기체(저번 주에 대부도 컨테이너에 걸려서 산 줄 4개 해먹어서 봉호꺼<사이즈 라지>)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는지 왼쪽으로 가서 고도가 침하하니, 바로 오른쪽으로 턴해서 착륙장으로 방향을 잡는다.)
me는 몇 번 돌다보니 위로 쭉 끌어올리는 상승기류에 기분이 좋지 않아, 처음 와 본 활공장에서 나름대로 비행실력을 뽐내고 있는 인천패러 회원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기로 작정하고, 귀를 접어 겨우겨우 착륙을 했다.
약 70여 분의 시간이 흐르고 추위에 지치고 배고픔에 지치고, 먼저 착륙한 나와 은남이, 부팀장의 성화에 못 이겨 문구형의 너무나 자세한 착륙장 상황 콜에 따라, 높은 고도에 아랑곳 하지 않고 8자 비행, 윙오버, 펌핑, 스파이럴 갖가지 기술을 선보이며,부드럽게 물기를 피해 착륙장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기체 개고 차에 싣고, 현지팀과 다음을 기약하며, 대룡산 착륙장을 떠난 시각이 3시 45분!
관식형아가 78년도에 춘천 병기부대에서 군 생활할 때, 먹어봤다는 환상의 닭갈비집에서 계륵 8인분에 맥주 1병, 사이다 1병, 막걸리 1병, 소주 3병을 마시고, 춘천을 시내를 떠나, 춘천댐을 건너, 의암댐을 지나,
애니메이션 박물관(입장료가 4,000원이라 들어갈 엄두가 안 났음)에 들러 두영이가 얻어온 팜플렛을 보며, 경춘가도를 타고,
외곽순환로를 달려 서독산에서 다시 한 번 비행할까하다가 너무 날이 춥고 어두워진 관계로 포기!
사무실에 도착해서 그냥 헤어지기에는 오늘의 비행이 너무나 아쉬워서 삼겹살에 소주 각 1병씩 하기로 합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오늘 비행의 후일담을 나누며 거나하게 취한 시간이 22시 38분! 다음 주 상주에서의 합동비행을 기약하며 안녕!
PS 춘천 대룡산 활공장 뭐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곳.
비행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는 곳.
잘 닦인 도로를 따라 도착한, 앞이 확 트인 이륙장.
최소 5Km에서 최대 10Km인 릿지 구간.
정해진 착륙장 외에 곳곳에 널려 있는 비상 착륙장.
먼 곳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바람과 친구되어…
아득히 펼쳐진 겨울빛 풍경(風景)을 벗삼아서…
귓가에 속삭이는 산기슭의 이야기를 함께 들으며 …
오늘 밤은 글라이더와 함께 이 산 저 산 넘나드는 꿈을 꿔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