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시에 일어나(아이들이 다 일어나주어 깜짝 놀랐다)
새벽 예배를 드린후(정진광님은 불교인이시면서도 솔선수범
하셨다. 상대종교의 존중이 그분의 원숙한 사상이 아니었나
생각해 보게 된다.나중에 집에 급한일이 있으셔서 일찔 올라
가셨을때 무척 섭섭했다. 하지만 올라가신 일이 잘 되셨다니
맘으로라도 기쁨을 전해드린다.)방파제 둑을 걸어 아침 산책
을 나갔다. 아직은 어둑한 새벽바다를 바라보며 체조와 심호
흡을 한다음 다시 돌아왔다.
맛있게 아침을 먹고 여자분들은 아이들 관리.. 남자분들은
예배당 바닥을 부드러운 갈색 유성페인트로 칠하기 시작했다.
(참, 이 페인트는 시창의 "그리메(강영훈)님"께서 지원해주신
것이라 했다. 그리메님의 따스한 마음이 페인트 칠된곳마다
서려있으리라. 마음 안식을 찾는 그분들께 눈에 보이는 기쁨
으로 남아 있으리라.) 의외로 페인트 작업은 쉽지 않았다.
땀을 뻘뻘흘리며 일하시는 그분들을 보며 붓을 들고 함께 칠을
도와주려 했으나.. 으.. 가까이 다가서지 않는것이 도와주는
것! 모서리를 조금 칠하고 손바닥이며 양말바닥이며.. 갈색
페인트로 혼자 일했쑤~~ 하고 강조하며 다시 나오는 수 밖에..
점심을 맛있게 먹고 일하시는 분들은 계속 일하시고 우리들은
아이들과 수영복을 챙겨서 해수욕장으로 갔다. 아름다운 목
소리의 진영이와(모닝벨) 영민이와 종범이 자오나눔님, 과 그
분의 여동생, 박철순님, 미룡이,아이들로는 준열이,별이,하늘이
소연이 혜진이 그리고.. 아빠없이 와서 썬크림 안발라 주었다고
울 큰애 물 속에 발이 닿지않아서 "꺼내줘! 꺼내줘!" 외칠때
방관하신 정승훈(그럴수 있습니까요??증말??) 목사님의 아들
지만이와 내 분신들인 동헌이,규민이. 와 즐거운 수영.. 그러나
뻘 물이어서 그렇겟지만 물 속은 아주 탁해서 수경쓰고 용궁을
구경하려던 소박한 희망은 물 건너갔다.
즐거운 수영 시간.. 공통된 점을 몇가지 찾으려면..
첫째:바닷물을 짜게 만든 공범이라는 것.
둘째:물속에서 무게잡던 어른들의 모습은 가라앉고 동심들이 떠올라
아이들과 같은 천친스러움이 바다물 위를 채웠다는 것.
셋째:늦게 오셨던 분들(두분 목사님이라 말씀 못드림..흐흐..)도
느즈막히 물 속에 들어가서 왠 일로 야릇한 표정을 지으시며
가만히 서 계시다가 쬐끔~~ 수영하는 척~ 하고 나오셨다는것
아마 첫번째의... 과 일맥일것 같은 예감..히히..
교회로 돌아와 아이들을 줄세워 한꺼번에 씻기고 어른들은 따로국밥
으로 모두 씻고 바닥에 남겨진 빨래들을 한팔뚝의 힘들을 합쳐 뵈는
대로 빨래해서 빨래줄에, 빨래줄이 없으면 담장에 주욱~~ 걸쳐 널었다.
모.. 빨래하는 도중에 출처모를 다량의..음.. 런닝셔츠와 팬티등이
섞여 있었으나 에라~ 개의치 않았다.
그 빨래들을 해결하고나니 갑자기 피곤이 엄습해 왔다. 아마도 해수욕
장에서의 무리와(와우~ 평형 폼 잡아봤는데.. 비슷하게 수영이 나오데
으메.. 좋은거..) 빨래의 뒤끝이어서 그랬었나 보다. 잠시의 휴식
시간을 이용해 정승훈목사님과 지만이와 나와 박철순님은 중앙공원으로
잠시 산책을 나갔다.(이때 안나갔으면 얼마나 후회했을까.. 다음날
정식 프로그램에 중앙공원 산책이 있었는데 닭죽 준비하느라 못갔으니)
한바퀴 돌면서 단정한 공원의 자태와 그렇게 되기까지의 뼈깍는 사연들
과 그리고.. 뭍에서는 본적이 없는 희귀한 꽃들을 보며, 또 그 꽃나무
밑을 오가며 사람이 다가서면 물속으로 뛰어드는 식용이 아닌 붉은색의
게들을 보며.. 또 열렬한 주변 모기의 환대를 받으며.. 그렇게
우리는 산책을 했다. 물론 두런두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으나 시간상
생략한다. 다만 순간순간이 추억되어 맘속에 저장되어 있음을.. 헤헤..
산책에서 돌아오니 진영이가 모두의 간식꺼리를 만드느라 열심히 토스트
를 굽고 있었다. 들어가서 함께 굽다가 진영이가 너무 땀을 많이 흘리
는것 같아 교대를 했다. 역쉬.. 뜨겁다.. 아흐... 그러나 하늘의 도움~
도중에 큰샘물언니가 부르신다. 가두리 양식장에 초대를 받았다고 한다.
룰루~랄라~ 고기라면 육지와 바다를 가리지않는 철저한 잡식성의 백아
신나게 따라가고 바다가 위험해서 아이들은 보호자인 영민이의 손에 맡
기고.. (무뉘만 엄마임이 여기서도 드러난다..아고.. 하지만 별로 말없
이 조용한 영민이는 불평한마디 없이 자청해서 봐 준다. 참 착하다)
모터로 움직이는 배에올라 부우우웅~~~ 물살을 가르며 기분좋게 밤바다
위를 달린다. 피부를 스치는 바람이 무척 상쾌하다. 가두리 양식장에
도착하니 제일 반갑게 맞아주는 것이 컹컹거리는 송아지만한 개였다.
쟤는 복날도 잘 견디네.. 모 시창의 토토~ 는.. 삼복을 피해 잠시..
잠수했다나.. 가출했다나.. 흐흐.. (토토..메렁~)
멀리서만 보던 양식장에 도착을 하니 무척 넓음에 일단 놀랐다. 그리고
또 놀란것은 "밥이 없으니 회로 배 채우고 가세요!~" 라는 넉넉한 인심
양동이를 들고 각목만한 넓이의 단 두줄로 연결된 양식장 사이사이를
그분들.. 그냥 길 마냥 활보한다. 나..?? 그 위로 한번 올라갔다가
네 다리로(?) 기어서 내려왔다. 네 다리로 잘 다니는 송아지만한 '도끼'
라는 이름을 가진 아까 그 개가 재미있다는듯이 쳐다본다..
아고..쫀심 상해~~~~ 고기를 양동이로 반쯤 건져오신 그분들..
부지런히 회를 떠 주신다. 초장에.. 마늘에..풋고추에.. 상추에.. 그리고
소주(아고..이건 그림만 봤다)에.. 음료수에 .... 미풍실은 시간은 물처럼
흐르고.. 그리하여, 그곳 가두리 양식장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또 하나
남겨진 전설같은 이야기는.. "아~ 회로도 배를 채울수가 있구나"
달빛이 고요한 바다위로 휘영~ 떠 오를때 우리는 아쉬운 작별을 하고
다시 배에 올라 섬으로 향했다. 달빛이 배가 가르는 물결에 반사되어
형광은빛 줄 하나를 긋는다. 조용히 달리는 배를 따라 그어지는 은빛
무뉘는 손에 잡힐듯.. 하면서 닿지못하는 신기루를 닮았다. 나는
지금껏 어떤 신기루를 바라보며 살았던가.. 어떤 그리움하나 또 한번
울컥 솟으며.. 시야를 뿌옇게 흐려놓는다. 경치가 지독히 아름다우면
왜 사람은 이리 감성적이 되는지 모르겠다. 배에서 내려 교회로 돌아
온 일행은 아침에 페인트 칠한곳의 정도를 보아가며 원래 있던 집기들
을 제자리에 옮겨 놓는다. 해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맨발로 들어가면 바닥에 지문이 남을까봐 모두 양말을 신고
피아노며, 의자들이며, 방석들이며, 신발장이며, 발판이며... 일을
끝내고 간단히 수박으로 간식을 한 후 쉴 분들은 쉬고 담화할분들은
담화하고.. 그리고 나는 종범이의 피아노소리에 끌려 예배당안으로
들어갔다. 대략 음 마추고 박자 마추어 부른 가스펠송.. 덕분에
시원한 교회 마루바닥에서 주무시던 분들.. 시끄러워서 잠을 설치셨
다는 후문.. 그래도 굴하지 않고 끝까정 가스펠송을 불렀다는 후문..
(정문이 아니어서 다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