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산자연휴양림은 대전광역시와 금산의 경계에 자리 잡고 있으며, 대전역에서 금산으로 17번 국도를 따라 17km 지점에 위치해 있는 도시 근교림속의 자연휴양림이다.
대부분의 자연휴양림이 도시외곽 또는 농산촌의 오지에 위치하여 숙박, 여행을 동반하는 입지적 특성을 지니고 있음에 비해 만인산자연휴양림은 당일 이용을 중심으로 하는 전형적인 산림공원의 성격을 띠고 있는 휴양림이라고 할 수 있다.
휴양림이 자리 잡은 만인산은 해발 537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명산이다.
역사적으로는 개국과 함께 도읍지를 개성에서 한양으로 천도할 정도로 풍수사상을 중시한 조선조에서 국가의 융성을 기원하기 위해 고려 말부터 명승지로 소문난 이곳 만인산 자락에 태조의 태를 안치한 것으로 유명하다.
풍수적으로 만인산은 연꽃이 만발한 형상을 하고 있어 이곳에 태를 모시면 나라가 흥한다 하여 나라에서는 태조 즉위 2년에 함경도 용연으로부터 태조의 태를 이곳에 안치하였다.
그 후 1928년 창덕궁으로 태를 옮겨가 폐허가 된 것을 휴양림 조성과 함께 현재와 같이 태실을 복원하였다.
지리환경적으로는 만인산 계곡의 하나인 봉수레미골에서 석간수가 용출하는데 이곳은 대전천의 발원지로서 알려져 있다.
만인산자연휴양림은 역사·지리적으로 유서 깊은 장소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대전광역시의 남쪽 외곽에 위치한 관계로 대전광역시민은 물론 인근 지역으로부터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만인산은 1958년도부터 충청남도가 일대 60여 만 평의 산림청 소관 국유림에 30년 간 적극적인 조림과 육림으로 가꾸어 선진임업국 수준인 ha당 186m2의 임목축적을 보이는 울창한 숲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로 기존의 천연림과 인공림이 잘 조화된 휴양림 내의 자연환경은 보존 상태가 양호하여 새호리기, 뻐꾸기, 때까치, 박새, 해오라기, 쇄백로 등과 금낭화, 노루귀, 둥굴레, 다래, 피나물, 박쥐나무, 뻐꾹나리, 인동, 현호색 등의 다양한 동식물이 생육하고 있다.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며 봄철의 진달래와 산 벚꽃이 볼 만하다.
만인산자연휴양림 가는 길
만인산자연휴양림은 대전에서 갈 경우 승용차로는 국도 17번을 이용, 금산으로 넘어가는 추부터널 바로 전방의 휴양림 입구로 접근하면 되며 대전역에서 휴양림까지의 거리는 약 18km 정도이다.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대진-통영고속도로 추부IC를 나와 대전 방면으로 17번 국도를 따라 추부터널을 빠져나오면 바로 휴양림 입구로 접근할 수 있다. 고속도로 이용시 대전 방향 17번 국도가 협소하여 마을 이면도로로 착각할 수도 있으나 중부대학 방향 이정표를 따라가면 쉽게 방향을 잡을 수 있으며 추부IC에서 휴양림까지의 거리는 약 20km 정도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은 여타 휴양림에 비해 매우 양호하여 서울의 경우 강남고속터미널이나 철도를 이용, 대전에 도착하여 대전터미널이나 대전역에서 만인산행 좌석버스나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추부터널 입구에서 하차하면 바로 휴양림 입구이다. 배차는 20분 간격으로 약 40~60분 정도 소요된다.
만인산자연휴양림의 이용
만인산자연휴양림은 대전광역시 동구 하소동에 위치하며 전체 구역면적은 185ha로서 1990년에 개장하여 전국의 자연휴양림 중 비교적 초기에 조성된 곳이다. 1997년에는 대전광역시 만인산푸른학습원이 휴양림 구역 내에 약 15ha의 규모로 조성되어 최근 5년 간 평균 이용자수가 64만 명 정도에 이르고 있다.
관리는 대전광역시 만인산푸른학습원에서 하며 수용인원은 1일 500명이고 주차장은 2개소에 300대를 수용할 수 있다. 푸른학습원 내 천문대와 단체 숙박시설 및 휴게소 식당을 제외한 모든 시설은 무료로 이용할 수가 있다.
만인산자연휴양림이 여타 자연휴양림과 차별화되는 것은 앞에서 설명한 입지환경 특성 외에도 직원의 조직에 있다. 만인산자연휴양림은 중심시설인 푸른학습원을 중심으로 학습원 원장 1명, 관리담당 9명(기능직 3명 포함), 휴양림담당 1명, 학습담당 4명의 정규직원과 청원 및 상용직원 13명 등 총 28명의 관리운영요원으로 조직되어 있다.
특히 학습담당 직원은 자연환경관련 전공자들로, 이들이 환경해설 및 전시관과 천문대의 학습을 담당하고 있다. 이것만 보아도 만인산자연휴양림은 학습활동이라는 뚜렷한 테마를 가지고 운영되는 시설임을 알 수가 있다. 실제로 최근 5년 간의 시설 이용자를 포함하여 학습활동에 참가한 인원은 연평균 1만 6,000명 전후로 이 수치는 전국의 휴양림 평균 방문객수의 약 70%에 해당한다.
푸른학습원에서는 휴양림 자체 시설 이용 외에도 외부에서 전시회나 야외자연환경교육을 병행한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 운용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푸른학습원 내에는 ‘자연을사랑하는이들의모임’이라는 단체가 1999년에 발족하여 전문가와 함께하는 자연사랑 가족캠프(현장체험 학습활동)와 환경보전 활동, 캠페인 및 소외 시민들을 위한 사회활동 등을 하고 있다.
만인산자연휴양림은 대전 방향에서 볼 때 국도 17번을 사이에 두고 좌측이 푸른학습원 지구, 우측이 휴양림 지구로 구분된다. 국도변에서는 이 두 개의 지구가 분리되어 보이지만 추부터널 위로 난 숲길로 두 곳이 연결되어 있어 이용상의 단절은 없다.
우선 푸른학습원의 주요 시설을 설명하자면, 입구를 지나 좌측으로 주차장이 있으며 주차장 뒤로는 좁은 오르막길이 나 있는데 이 길은 야생화동산을 지나 새·짐승의 집 상단부의 주 관리도로로 연결된다.
주차장으로 난 주 관리도로를 지나면 오르막길이 이어지는데 여기에 사슴방목장, 새·짐승의 집, 연못 등의 시설이 있다. 그리고 이들 시설이 끝나는 지점을 지나면 좌측으로 소로가 나 있는데 이 길은 주차장 뒷길로 난 야생화동산으로 이어진다.
연못을 지나 주 관리도로를 지나면 종합학습관이 올려다 보이며 학습관으로 이어지는 도중에 우측으로 길이 나 있다. 이 산책로는 추부터널과 태조대왕 태실을 거쳐 휴양림 지구로 이어진다.
주 관리도로 맨 상단에는 지상 2층의 종합학습관 겸 사무실 건물이 들어서 있고 바로 밑에는 야외무대 겸 다목적 광장이 조성되어 있다. 학습관 앞에도 넓은 광장이 확보되어 있으며 광장 한쪽에는 경사를 이용한 모험놀이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지상 2층 건물인 종합학습관에는 생활관(단체숙소), 회의실, 대강당, 휴게실, 샤워실, 식당, 자연환경학습전시관, 천문대, 사무실 등이 있다. 자연환경학습전시관은 규모는 작지만 자연생태관, 화석광석관, 공룡관, 선사시대 생활관 등의 다양한 학습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만인산자연휴양림은 개인 또는 가족이나 소그룹을 위한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지만 대신 학습관 이용자를 위한 단체숙소가 있다. 대강당, 회의실, 전시관, 천문대 등의 시설을 이용하여 자체 내지 위탁교육을 받고자 하는 단체는 사용 20일 전에 신청하여 푸른학습원으로부터 사용 전 7일 이내에 통보를 받아야 한다.
이용 대상은 초·중·고등 및 대학생, 기관 및 사회단체, 기업체, 종교단체, 민간조직체, 시민 등으로 1회 최저 50명 이상을 기준으로 최대 240명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만인산자연휴양림에는 산책로와 주 등산로 주변에 자연환경해설판이 곳곳에 세워져 있어 학습원을 통하지 않아도 개별적인 자연환경교육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단, 안내판의 위치와 내용을 설명한 책자가 없어 다소 불편 하므로 휴양림 관계자에게 배려하여 주도록 이 글을 통해 부탁드리고 싶다. 해설 책자는 단색으로 1페이지 분량의 간소한 것이면 된다고 본다.
다시 글을 이어 이 산책로를 따라가면 태조대왕 태실이 나온다. 언뜻 보면 단순한 묘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첩첩 산중이었던 이곳까지 지세를 살펴서 태를 안치한 것을 보면, 이러한 상징적인 행위를 통해서라도 우리의 선조가 얼마나 이 나라를 지켜 나가고자 노력하였는지 엿볼 수 있는 장소로 의미가 깊다고 하겠다.
태실을 지나면 추부터널 위로 난 숲길을 지나게 되고 이 길을 한동안 따라가면 삼거리에 도착하게 된다. 산 위쪽으로 난 길은 봉수레미골, 산림욕장, 모험놀이시설 및 만인산으로 향하며, 산 밑으로 난 길은 휴양림 입구에 들어선 만인산휴게소와 가족휴양 지구로 이어지게 된다.
우선 산 위로 난 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봉수레미골 안내판이 나온다. 이곳은 대전천의 발원지로 발원지점인 석간수는 여기서 상류로 올라가야 한다. 현재는 발원지점을 보호하기 위해 출입을 금하고 있다.
안내판을 지나면 임간교실과 모험시설이 여기저기 분산 설치되어 있는 울창한 낙엽송 숲에 이르게 된다. 만인산은 이 숲을 통과하여 오르게 된다. 만인산 정상에서 북동쪽 국도 17번 방면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만인루와 가족휴양 지구 등으로 이어지며 산을 내려서면 대전 방면의 휴양림 하단부로 나오게 된다. 이곳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정문 휴게소로 갈 수 있다.
다시 삼거리로 돌아와서 산 밑으로 계곡주변을 따라 모험시설과 자연환경해설판이 설치되어 있는 길을 따라 내려가면 만인산휴게소에 이르게 된다. 휴게소 앞의 연못가 숲에는 벤치와 테이블을 설치한 임간광장을 조성해 놓아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연못과 휴게소 그리고 정기봉이 서로 어우러진 멋진 경관을 감상할 수가 있다.
푸른학습원에서 태조 태실을 지나 삼거리, 휴게소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약 40분 정도가 소요되므로 가벼운 산책에는 이 코스가 무난하다. 도로 경사도 전반적으로 완만하여 필자가 휴양림을 방문하였을 때는 유모차를 몰며 산책을 하는 이용자도 볼 수가 있었다.
자연휴양림 하면 으레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시간과 금전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지만 만인산자연휴양림은 이러한 면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역사와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대도시 근교림에 자리 잡은 만인산자연휴양림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리와 노력을 통해 도시민의 지친 심신을 달래 주기 위한 부담 없는 휴양공간으로 사랑받았으면 한다.
만인산자연휴양림 주변 이용거리
■칠백의총 임진왜란(1592년) 때 중봉 조헌 선생과 승장 영규 대사가 이끄는 칠백의사가 1592년 금산을 점거하고 있던 왜적을 무찌르다 전원이 순절한 시신을 한 무덤에 모시고 있는 호국사상의 요람지이다.
순절 후 조헌 선생 제자 박정량, 전승업 등이 시신을 수습하여 한 무덤에 모시고 칠백의사총이라 명명하였다. 이후 선조 때인 1603년 중봉조헌선생일군순의비가 건립되었고 인조 12년(1634년)에 순의단을 설치하여 제향을 모시기 시작하였으며 1647년 호서, 호남의 유림들이 힘을 모아 사당을 건립하여 칠백의사의 위패를 모시게 되어 이후 대대로 제향을 지내 오고 있다.
■금산인삼축제
고려인삼의 종주지인 금산의 금산인삼축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적 규모의 축제로, 백제시대의 ‘강처사 효행설화’가 서려 있는 개삼터와 세계 최대의 인삼·약초상이 밀집되어 있는 인삼·약초타운을 중심으로 1981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축제 기간 중에는 인삼을 소재로 하는 각종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인삼요리 55선 코너, 건강식품 코너 등이 열린다. 특히 테마체험인 ‘인삼 캐기 여행 코너’는 인삼을 인삼밭에서 직접 채취하는 체험을 할 수 있고 인삼·약초시장에서는 행사기간 동안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삼·약초를 구입할 수 있다.
글·사진/김범수(건국대학교 산림과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