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을 찾기 위해 어떤 동물들은 극단적인 수단을 강구하기도 한다. 진드기의 일종인 옴벌 레(개선충)가 그러한 경우이다.
진드기는 거미류에 속하는, 다리가 여덟 개 달린 아주 작은 벌레이다.
많은 벌레들은 다른 동물의 피나 피부, 조직을 먹고 사는 기생 생활을 하는데, 옴
벌레도 역시 그러한 기생충이다.
옴벌레는 숙주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고 평생을 살며, 짝을 찾아 숙주를 떠나는 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 옴벌레에게 숙주 동물은 완전히 고립된 하나의 섬이다.
주위에 짝은 없는데 생 식은 해야 하는 절박한 과제 앞에 맞닥뜨리면, 옴벌레는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을 저지른다. 근친 상간을 하는 것이다.
옴벌레는 다 자란 상태에서 태어난다. 모든 중간 과정이 하나로 압축된 것이다. 맨 먼저 깨어나는 것들은 수컷이며, 이들이 산파의 역할을 맡는다.
즉, 이들은 집게 모양의 다리를 어미의 몸 속에 집어 넣어, 자신의 여동생들을 끄집어 내기 시작한다. 수컷은 자신의 여동생 을 차지하자마자 교미를 한다……. 수컷 한 마리가 20여 마리의 여동생들 전부와 교미를 하 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종류의 옴벌레는 어미 뱃속에 들어 있을 때부터 이미 수컷이 여동생들과 교미를 한다. 그리고 수컷을 태어나기도 전에 죽어 버린다. 처녀성을 잃은 그의 여동생들은 어미의 배에 구멍을 뚫고 밖으로 기어나온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오이디푸스의 비극이 일어난다. 암컷들은 교미를 하지도 않은 상태에 서 수정되지 않은 알들을 낳게 되며, 이것들은 수컷으로 깨어난다. 그러면 어미는 새로 깨어 난 자기 자식들과 교미를 한다. 이렇게 수정을 통해 낳은 알들은 모두 암컷으로 태어나며 이것들은 다시 제 어미가 했던 것과 똑같은 근친 상간을 저지른다.
포시스는 이를
"아들이 어머니의 남편이자, 여동생의 아버지가 된다. 여동생은 오빠의 딸이고, 자기 아들의 아내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