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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06
씬 1 나무 앞 (밤)
유라 : (놀란 눈빛으로 보고 있는) ...
수빈 : 이런 경우에 물론 나두 멋있게 말하구싶어 좋은 사람인거 같드라. 축하한다
유라 : 수빈아
수빈 : 하지만, 자존심보다 중요한건 진심이야 그리구 용기
유라 : (막상 아무말도 못하겠다는듯한 호흡)..
수빈 : 당장 너한테서 무슨 결론을 듣겠단 얘긴 아냐 난 그저 말하는거야. 널....
(좋아한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유라 : (자연스레 돌아서서 편안히 말하는) 수빈아. 나한테 가장 슬펐던 영화는 어떤 코미디 영화였어.
(미소로 수빈을 보며) 신부와 아버지
수빈 : (떨리는 눈빛)...
유라 : 물론 그 영화 가슴 찡한 부분 있지. 그치만 내용이 웃긴 영화잖니.
난, 내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나 그리움, 그런건 생각 안하구 살어.
근데 있잖니 (눈물이 글썽거리는) 그건 참.. 쓸쓸하더라
아버지 스티브 마틴이 딸을 시집 보내면서 너무 너무 속상해잖아.
사위가 미워보이구, 괴물 같아 보이구, 어떻게든 안보내구 싶어하구. 그런 아버지의 마음이...
(목이 메어 말을 잇기 힘든).. 난 결코 알수 없는 그 아버지의 마음이. 처음으로 부러웠어 (눈물)
수빈 : (목이 메어) 유라야 (안아주는)
유라 : (가만히 안겨서 눈물을 참고 있는, 하지만 슬픈 호흡이 흐느끼는)
수빈 : (슬픈.. 유라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가만히 만져주는)..
유라 : (떨어져서 마주보며) 수빈아, 나한테 니가 그걸 알게 해줘서 고마워
수빈 : (호흡)... 난, 그런게 아냐
유라 : (OL) 니 마음이 참 따뜻하다 오늘
수빈 : (속상하다) .......
유라 : 너두 곧 알 수 있을거야. 니 스스로. 그래 너두 연애라는걸 하게 되면 저절루 느끼게 되겠지.
지금 니 마음, 나에대한 니 마음, 그거 정말 따뜻한 색이라는거,
빨간 불꽃이 아니구 오래토록 따뜻한, 깊은 마음이라는거, 너두 알게 될거야
수빈 : 받아 줄 수 없다는 거니
유라 : 다르다는거 너두 금방 알게 될텐데 뭐
수빈 : (한숨) 후우.....
약간의 시간경과
나란히 앉아 손을 꼭 붙잡고 있는 유라와 수빈
유라는 슬픈 생각을 지우려고 애쓰고 있고 일부러 활짝 웃으려는데
수빈의 마음은 쓸쓸하기 그지 없다
유라 : (일부러 밝게) 세상에서 엄마다음으루 내가 가장 편한 사람이 수빈이 너야. 좋아하는 사람도 너구
수빈 : 마음하구 다르게 너한테 별루 잘해주지두 못해
유라 : 연애라는건 그런거 같드라? 만나면 떨리구, 안보면 궁금하구
수빈 : 그사람 좋아해
유라 : (끄덕 끄덕)...
수빈 : ... 나보다 더 좋으냐
유라 : 그건 아냐. 정말 아냐
수빈 : 그런데 다르다는 거지
유라 : (끄덕 끄덕)...
수빈 : 같이 한번 밥이라두 먹자
유라 : (?) 그 사람하구?
수빈 : 안되니?
유라 : 안될거 없어. 그러자. (빵끗 미소!)
수빈 : (오히려 쓸쓸한 표정.....)
유라 : (툭 치며) 야아
수빈 : 아 하지마
유라 : (다시 걷드리며) 야아
수빈 : (벌떡 일어나더니) 오늘은 내가 더 우울하니까 나 먼저 들어간다! (가는)
유라 : 잘 자
수빈 : (휙 돌아서더니 멋있는 척 손가락으로 입술의 키스를 보낸-다) 쪽
유라 : (그저 웃는)
씬 2 유라의 방+민석의 방
편한 옷으로 갈아 입은 유라
책상위의 어질러진 도구를 치우려 하다가 문득, 생각나서 창 가까이 가서 현우의 창을 보니,
노트북으로 시를 쓰느라 집중하고 있는 현우
유리창을 몇번 두드려 본다
그래도 열중해서 일을 하고 있는 현우
유라 : (유리창을 두드리며) 여보세요! 여보세요
현우,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고개 들다가 유라를 보고 활짝 웃고 창으로 가 고개 숙여 인사한다
유라, 갑자기 작업 책상으로 사라지자
현우, 어? 싶어서 궁금한 표정으로 살피는데 유라, 책상위에서 크레파스로 글자를 쓴다
(내용) 친구와 다 털어 놓고 이야기 했더니 속이 후련해요 고마워요.
유라 창으로 가져가서 큰 도화지를 보여주는 현우, 유심히 글자를 읽더니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면서
두팔을 머리 위․ 동그랗게 만들어 준다 (잘했다는 뜻)
유라 역시 따라서 두팔을 머리위로 동그랗게 만들어 주는데 울리는 전화벨
유라 어? 싶어 전화를 한번 보고, 현우에게 수화처럼 손모양으로 말한다
나 전화 왔어요 안녕..
현우, 역시 손 흔들어 주며 안녕...
유라 : 여보세요
민석 : (필터) 벌써 자는 거 아니죠
유라 : 민석씨
민석 : (화면 합성) 네, 제가 깨웠어요?
유라 : 아니예요. 일을 좀 할까 어쩔까 생각 중이었어요. 민석씨는요?
(하는데 뚜뚜! 통화중 대기음 들리고)
민석 : 어? 이거 무슨 소리예요 전화 왔어요?
유라 : 네, 죄송해요 잠깐만요
민석 : 예 그러세요 (기다리는)
유라 : 여보세요
수빈 : (화면 합성) 나야 수빈이
유라 : 어 수빈아, 나 지금 통화중이거든
수빈 : (별 생각 없이) 그래? 누구하구?
유라 : 어.. 그냥..
수진 : (앗!) 어... 그랬구나. 미안해
유라 : 내가 끊구 너한테 전화할께
수빈 : 아냐, 용건 없구. 그냥 자기전에 니 목소리 듣구 싶어서
유라 : .....
수빈 : 흐! 내가 괜한 소릴 했나부다. 그래, 그럼 통화해라
유라 : 어.. 미안해. 안녕
수빈 : 안녕. (쓸쓸하게 끊는)
유라 : 여보세요
민석 : 예! 통화 다 하셨어요
유라 : (수빈이 신경 쓰이는) 네. 말씀하세요
민석 : 아니, 그냥 걸었어요. 자기전에 유라씨 목소리 듣구 싶어서
유라 : ....(생각)......
민석 : 여보세요
유라 : 예?
민석 : 내일 다시 통화하죠
유라 : 예, 안녕히 주무세요
민석 : 유라씨두 일하느라 밤새지말구, 오늘은 그냥자요. 피곤할텐데
유라 : (미소) 그럴께요
민석 : 잘자요. (화면 사라지고)
유라 : 민석씨두요 (끊고 생각하는....)
씬 3 수빈의 방
유라, 수빈의 점토 인형을 쓸쓸하게 보고 있는 수빈
수빈인형 : 유라야. 너 그 사람 좋아?
유라인형 : 만나면 떨리구 안보면 궁금해
수빈인형 : 나보다 더 좋아?
유라인형 : 연애하구 우정하구 틀려
수빈, 큰 한숨을 토하고는 침대로 눕다가 전화를 거는...
수빈 : 유라야 난데, 너 아직 통화하구 있을거 같애서 전화 대신 삐삐 치는 거야
너하구 나, 우리 달라진거 없지? 그랬음 좋겠어. 전처럼 우리 편하게 지내자, 안녕
쓸쓸한 미소...
씬 4 유라네 부엌 (밤)
쥬스를 따라서 식탁에 앉는, 생각하는 유라
민주 : (들어오며) 낮에 꼭 놀구 밤에 일하지 너. (냉장고 물 꺼내는)
유라 : ....(조용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엄마...
민주 : 목소리가 왜그래? 무슨일 있어? (앉는)
유라 : ... 나 연애해 엄마. (딴데보는)
민주 : (놀라고 기뻐서) 뭐? 연애? 하하하! 니들 세대두 그런 구식말을 쓰니? 너 연애가 뭔지나 알어?
유라 : 엄만? 장난 아니래니까
민주 : 그래? 아니 언제부터? 누군대? 멋있어? 몇살이야? 맨날 만나니?
유라 : 엄만 뭐가 그렇게 신나
민주 : 신나지! 우리 딸이 드디어 연애를 한다는데 신나지 그럼
유라 : 수빈이는 싫다는데
민주 : 고녀석 토라졌구나
유라 : 모르겠어. 수빈이 걘 지가 아마 날 좋아하거나 사랑한다구 생각하나봐
민주 : 유라야, 좋아하는 거하구, 사랑하는 거 하구 어떻게 틀린지 아니?
유라 : 뜻은 비슷하잖아. 더 좋아하는 게 사랑하는거 아냐
민주 : 그렇게 간단한게 아냐. 예를들어, 고양이는 쥐를 좋아하지
유라 : 좋아하지
민주 : 그런데 잡아 먹잖니
유라 : 에이 엄마
민주 : (아니다. 들어봐라의 뜻) 으으음. 바루 그게 좋아하는거 하구 사랑하는 거하구 틀린점이야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꽃을 꺽지만,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꽃에 물을 주거든
유라 : 난, 내가 연애한다구 그러면 엄마가 쓸쓸해할 줄 알았는데
민주 : 엄마가 신나는건, 널 사랑하니까
유라 : (안기는) 엄마........
민주 : (한편으론 쓸쓸한) 우리딸이.. 다 컸구나.. (한편으론 걱정스런.....)
씬 5 수빈의 집 전경 (아침)
바쁘게 뛰어 나오는 수빈
차에 타더니 신나는 음악들 튼다
출발
씬 6 거리
기분을 밝게 가지려는 듯. 핸드폰 오고 받아
수빈 : 여보세요! 어! 지금 가는 중이야. 현장으루 바루 갈께. 그래! 수고
쌩 달리는 수빈
씬 7 뮤직 비디오 현장
5부에서 의논하던 가수
뮤직비디오를 찍는 수빈과 진수
수빈, 일에 열중해서 잡념 없이 일을 한다
씬 8 화실
미술 도구를 고르고 사는 윤주
씬 9 거리
쇼핑한 것 가지고 화실로가는 윤주
어느 카페 앞에 주차 되어 있는 수빈의 차를 본다
깜짝 놀라서 주변을 살피는 윤주인데, 다른 남여 와서 오픈카를 탄다
쓸쓸하게 보는 윤주
씬 10 방송 스튜디오
사닥다리 옆에서 줄인형 엉킬까봐 양팔 벌리고 서서, 무척 지쳐 있는 유라
잠깐 쉬고 있는듯
조연출 : (카메라 옆으로 오며) 자! 준비하세요! 갑시다
줄인형을 들고 위태 위태 사닥다리 위로 올라가는 유라
스탠바이하고 있는 유라
큐싸인 주어지고
성우 목소리와 잘 맞추어 가며 인형 조종을 하는 유라
한쪽에서 스탠드 마이크 두고 2명의 남여 성우가 인형의 캐릭터에 맞춰 더빙해주며
녹화가 진행되다가 있는데 복잡한 조종을 하느라 템포를 놓쳐 버린 유라
조연출 : (바로) 잠깐만요. (NG가 난것임)
유라 : (팔이 아파서) 어후...(하는데)
피디 : (토크폰 열고 신경질 팍!) 도대체 그거 조종 누가하는 거야
유라 : 죄송합니다
피디 : (토크폰) 그거 하나루 오늘 날밤 샐거냐구! 누구야 누구
유라 : (너무 기막혀서)...
부조종실로 올라가는 스튜디오 안의 계단을 화가나서 탕탕탕 올라가는 유라
녹화하던 곳에 줄인형을 남겨져 있고
씬 11 방송국 부조종실
피디 : (음료수 한모금 마시고는) 자 다시 갑시다! (하는데)
유라 : (OL. 문열고 들어오며) 감독님
피디 : (놀라서 보는) 뭐야! 녹화 안해
유라 : 녹화 할 때 하드라두 저 말씀 좀 드리구 할게요
TD : 아이고, 날 새게 생겼구나...(하며 담배피러 나가고)
유라 : 지금 저 밑에서 조종하는 사람이 누군지 정말 몰라서 누구냐구 그렇게 소리치신 거예요?
피디 : (골치 아프다는 듯) 아 알았어요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그만하구 갑시다
유라 : 다음주부터 사람 구하세요. 저는 이 프로그램 못하겠어요
피디 : (일어나며) 김유라씨
유라 :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죠 오늘 저 꼭지 저거 스튜디오에서 도저히 갈 수가 없다!
밖에서 하나씩 따루 따자 그런데두 감독님이 우기구 우기구 우겨서 결국 스튜디오에서 하는거면
적어두 하나씩 끊어서 가야 될거 아니예요 제가 무슨 팔이 10개씩 되요?
안그대루 사닥다리 타구 올라가서 써커스 하구 있는데, 잠깐씩 끊어만 가주면 무지하게
쉽구 간단할걸 가지구 굳이 그걸 도대체 왜 그렇게 그냥 꼭 붙여가야 되는거예요
그러니까 자꾸만 NG가 나죠! 그게 내가 조종을 못해서 NG가 나요?
감독님 이렇게 힘들어 안되는걸 번번히 억지 쓰시면 제가 힘들어서 일을 어떻게 해요 감독님하구
피디 : 번번히 힘들어서 그동안 어떻게 했어 그럼
유라 : 이왕 일하는거 즐겁구 기분좋게 하는게 서로 좋지 않아요 나 녹화 하면서 감독님 그 짜증내는
목소리 듣기 싫어서 일부러 (귀 가리키며) 인터컴두 안 듣구 하는거 모르세요
그런데, 누가 조종하는지 빤히 알면서 그거 그렇게 마이크까지 열구 밑에다 짜증 꼭 내셔야 되요?
제가 그렇게 욕까지 먹어 가면서 일할만큼 제 인형이 그렇게 엉망인줄 아세요
피디 :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만 녹화 좀 합시다
유라 : 전 분명히 말씀 드렸어요. 다음주부터 다른 사람 구하세요 (휙 나가려는데)
피디 : 김유라! 너 정말 이럴래? (TD 들어오고)
유라 : 내가 감독님 딸이예요?
피디 : 우와.. 내 마누라 말구 성질 너처럼 불같은 거 첨본다 내가
유라 : 제 성질이 붙 같았으면 감독님하구 이만큼 오래 같이 일 못했어요.
그래두 지금까지 일해 온거 보면 절대 불이라구 볼 수는 없습니다 (확 나가는)
피디 : 어유.. 도대체 왜저래는 거야
TD : 일 잘하는 여자들 팍팍한거 처음 봐
피디 : 어우.... 어우...
씬 12 스튜디오
탕탕탕탕 계단을 내려온 유라
마지막 계단에 멈춰서 화를 삭히느라. 후.. 한숨 토하고,
오늘 녹화는 잘 해보자는 듯이 스튜디오 안쪽으로 또박 또박 간다
씬 13 뮤직 비디오 현장
쉬는 시간
수빈에게 오는 진수
수빈 : 알아봐써
진수 : 힘들겠는대
수빈 : 그럼 어떡해
진수 : 계속 부탁은 하는 중인데, 잘 모르겠다
수빈 : 편집실 거기 말구 딴데 좀 쑤셔봐라 너
진수 : 다들 마찬가지야 요즘 어쨌던 내가 잡아 볼께
수빈 : 잘 좀 해 너. 그쪽 편집실 번번히 스케줄루 우리 골탕 먹이는데, 우리라구 손해본 볼 순 없잖아
진수 : 예! 분부대루 잘 하겠습니다
수빈 : 챠! (웃는)
진수 : 참! 아침 댓바람부터 작업실루 윤주가 전활 했드라
수진 : (일부러 대스롭지 않다는 듯) 그래
진수 : 너 찾든대
수빈 : 응
진수 : 걔가 웬일이냐
수빈 : 뭐가
진수 : 니들 여행가서 무슨일 있었냐
수빈 : 언제쩍 얘길 하냐 넌
진수 : 아니, 전혀 생각을 못했었는데, 통 작업실루 전화 같은거 안하든 애가 갑자기 전화해서
널 찾으니까, 나 또 예민하거든 그쪽으룬
수빈 : 야야. (사람들쪽 가리키며) 저기 너 부른다. 가봐라 (휙 가버리는)
진수 : (휙 돌아보니 아무도 부르는 사람 없고)...!? (소리친다) 야! 나의 생각으로 빽빽한 유라보다는
윤주가 더 여자답지 싶어
수빈 : (윤주 생각에 표정 없이 가고 있는)..
씬 14 방송국 주차장
트렁크 탕! 닫고는 생각할수록 분한 유라
잠깐 생각하더니 시계보고 다시 방송국쪽으로 걸어 들어간다
씬 15 방송국 공중전화
씩씩 분해서 신호를 기다리는 유라
씬 16 진수, 수빈의 작업실
전화벨만 울리고 아무도 없다
씬 17 방송국 공중전화
속상해서 탕...! 끊어버린 유라
다시 동전 넣더니 빠른 목소리로 수빈의 삐삐에 녹음한다
유라 : 어 수빈아 나 유라. 너 어딨어 지금. 아우... 나 있지 너무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지금 막 속이 부글 부글 끓거든 너랑 차타구 나가서 뭐 와작 와작 씹는것 좀 사먹었음 좋겠는데,
너 어디서 일하구 있는 모양이구나. 그래 알았어. 나 지금 홍대앞에 약속 있어서 가는 길이니까
나중에 작업실루 다시 전화해 볼께. 끊는다....(전화 끊고 한숨) 후우...
(무심코 시계를 보더니 깜짝 놀라서) 어머! (뛰어 가나는 유라)
씬 18 카페 근처
차문 탕! 닫고 급하게 뛰어가는 유라
씬 19 카페
예의는 갖추지만, 발랄함이 죽어 있는 지친 목소리와 유라 대사톤
유라 : (뛰어 와서 급히 앉으며) 아우. 죄송해요. 제가 너무 늦었죠
민석 : (유라 머리핀 반쯤 빠진 것 보고 웃으며) 왜 뛰구 그래요. 천천히 오지
유라 : (시계보며) 한시간이나 늦었네,. 생각보다 녹화가 늦게 끝났거든요
민석 : 저기...(곤란한)
유라 : 네
민석 : 머리핀...(웃으며) 빠졌어요
유라 : (기운 없이 머리 만져 보더니 피식 웃으며 핀을 다시 빼서 꽂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민석 : (웃어주는)....
유라 : (어색한 미소)... 참! 영화는요
민석 : 다음에 봅시다. 시간이 좀 지났네요
유라 : 죄송해요. 그거 표까지 예매 해두신건대..
민석 : 대신, 우리가 찍읍시다 영화
유라 : 네?
민석 : 유라씨하구 나하구 경치 좋은데 가서 손 딱 잡구 걸어가면, 그게 바루 영화죠 뭐
(계산서 들고 일어나는)
유라 : (황당) 아니 저 잠깐만요
민석 : 네?
유라 : 저 뭐 좀 마실께요 우선 (무표정)
민석 : (미안) 아... 예 예 예 아우 죄송해요. 뭐 좀 시원한것 좀 드세요
유라 : (무표정으로 종업원을 찾는 눈길)
민석 : (이상하네...?)
약간의 시간 경과
마실것을 쭉 다마시고 테이블에 내려 놓는 유라
민석 : (이상하다는 듯 본다)
유라 : (민석을 의식 안하고 팔뚝이 아픈지 주먹으로 두드리는)..
민석 : 방송국에서 힘들었어요?
유라 : 아니예요
민석 : 기분이 별루 안좋아 보이는대
유라 : 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요
민석 : 어제두 일하느라 밤샜어요
유라 : 그냥.. 쫌 잤어요
민석 : 많이 지쳐 보여요
유라 : (어색한 미소) 괜찮아요
민석 : 뭐 스트레스, 받은거 있으면 수다 떨고 다 풀어 버려요. 누구 때문인지 내가 같이 흉봐 줄께요
유라 : 아니예요 그런거 없어요
민석 : 녹화한 날은 그냥 바루 집에 가서 쉬게 해드려야 되는데, 제가 괜히 만나자구 했나봐요.
유라 : 아뇨. 신경 쓰지 마시래니까요
민석 : ....(걱정스런).......
유라 : 민석씨야 말루 많이 바쁘실텐데, 저때문에 이렇게 시간을 쓰셔두 되는지 모르겠네요
민석 : 이상해요. 유라씨를 만나 이후엔 일처리가 빨라졌어요
빨리 일 끝내구 얼른 유라씨를 만나구 싶어서 그런거겠죠
유라 : 전에는 누구 만났던 적 없었어요?
민석 : ...! 예전에 공부하러 가기전에 잠깐 있었어요 그리구는 쭉 없었죠 뭐
유라 : 그럼.. 홍대 앞에서 작업실하는 그분은.
민석 : 아! 진희? 친구예요! 대학 동창이기두 하구, 시카고 있을 때, 거기와서 2년 동안 공부했어요.
그친구두
유라 : (끄덕 끄덕)..
민석 : 신경 썼어요 그 친구?
유라 : 아, 아뇨. 그냥..
민석 : 아우, 그래두 유라씨가 저보다 나은대요? 전 사실, 물어보구 싶어두 꾹 참구 있었는대
유라 : 아.. 수빈이요?
민석 : 가까워보였거든요
유라 : 가까워요
민석 : 친구?
유라 : (피식 웃는)...(생각하는)
민석 : 사귀던 남자?
유라 : (피식 웃는)..
민석 : 이상하네? 왜 말을 못해요?
유라 : 친구보다 더 가깝구 사귀는 남자보다 더 좋아하구 (민석, 엥? 싶은 표정이고)
늘 내 옆에 있어줬음 좋겠구... 흐흐. 글쎄요? 이해가 잘 안되시죠?
민석 : 알거 같애요. 하지만 질투는 나요. 이젠 내가 유라씨 옆에 있구 싶은대
유라 : (보는)
민석 : 뭐 특별히 먹구 싶은 거 있어요? 맛있는거 먹을까요 우리?
유라 : 그래요. 차라리 그게 낫겠어요 (계산서 가지고 일어나는) 차값은 제가 계산할께요 (먼저 나가는)
민석 : (이상하다... 싶어서 잠깐 보고 있다가 갸우뚱하며 일어서 나온다)
씬 20 카페 밖
기다리고 있는 민석
나오는 유라
유라 : (기운 없이) 뭐 먹을까요?
민석 : 오늘 전 유라씨가 참 낯설게 느껴지네요
유라 : (피식 웃는) 그래요
민석 : 무슨일이 있긴 있었던거 같은대, 아 물론 꼬치 꼬치 묻구 싶진 않아요.
그치만, 만약 지금 저하구 이렇게 같이 있는게 혹시 부담스러우면
아니 편하게 혼자 들어가서 좀 쉬구 싶으면 그렇게 해요
유라 : .......
민석 : 애써서 같이 시간 보내줄 필요는 없어요
유라 : 제가 그렇게 어색해요 지금
민석 : 어색한거 보다, 분명히 뭔가에 스트레스를 받아있는데,
지금의 나로서는 그걸 해결해 줄 수는 없는거 같구, 그런 나하구 같이 있어줘야 하는 유라씨,
아마 더 스트레스 받을거예요
유라 : 이해심이 많으시네요
민석 : 이해심일수두 있구, 이기심일 수두 있어요
유라 : 아! 저 때문에 지금 불편하시구나
민석 : 내가 어떻게 해 줄 수 없다는게, 그게 불편한거지.
유라씨 기분이 납짝해서 때문에 재미가 없어서 불편한건 아니예요
유라 : (생각)
민석 : 괜찮아요. 유라씨 편한대루 해요
유라 : 그럼 저.. 이해를 해 주신다니까 오늘은 이만갈께요
민석 : 거봐요. 진작에 그렇게 얘기하지. 그래요. 들어가서 아무 생각 말구 편안하게 쉬어요
유라 : 고마워요
민석 : 아직 저한테 유라씨 속 마음이 다 안 열린다니까 조금은 섭섭합니다
유라 : 미안해요
민석 : (미소).......
유라 : 제차는 한참 더 밑에 있는데. 저 혼자 걸어 갈께요
민석 : 오케이! 전화는 해두 되죠
유라 : 그럼요
민석 : 갑니다 (다른 방향으로 가는)
유라 : (보고 있다가 다른 방향으로 걸어 가는)
씬 21 길거리 공중전화
유라 : 수빈아, 아직 내 삐삐 확인 못했구나? 너 어딧는지 내 삐삐에 녹음 좀 해 줬음 좋겠어
여기 홍대 앞인데, 기다리구 있을께, 삐삐 좀 남겨줘. (끊고 어디로 갈까.. 생각하는)
씬 22 뮤직 비디오 현장
가수들 스텝들과 모여서 모니터를 보고있는 수빈
건성으로 삐삐를 꺼내서 건성으로 보는데, 옆에 있던 매니져 핸드폰을 권하자 됐다고 사양하고는
삐삐 그냥 다시 주머니에 집어 넣는 수빈
다시 한번 찍자며 다들 원위치로 돌아가고 열심히 일하는 수빈과 진수
씬 23 학교 캠퍼스
혼자 앉아 있는 유라
조용히 다가온 윤주, 옆에 앉는다
윤주 : 여긴 갑자기 웬일이니?
유라 : 어, 왔어?
윤주 : 학교에 뭐 볼 일 있었니
유라 : 아니. 그냥 무심코 학교 앞을 지나가다 옛날 생각두 나구... 들어와 봤어 그냥
윤주 : 하긴, 나두 맨날 요앞으루 지나만 다녔지. 졸업하구는 통 들어와 본 적이 없네
유라 : 하다 못해, 졸업하구 나니까 말두 홍대 앞 홍대 앞 하잖니
윤주 : 맞어. 우리 맨날 학교 앞이라 그랬잖아
유라 : 요즘 좀 어때? 화실에 애들 많어
윤주 : 그런대루. 겨울에 입시 끝나구 확 몰렸다가, 여름되면 슬슬 빠지잖니
유라 : 사람들하구 부딪히는거 없어서 좋겠다
윤주 : 왜, 방송국에서 무슨일 있었어
유라 : 아니 그냥
윤주 : 참! 너 그 얘기 좀 해봐. 그차, 그 남자
유라 : 아......
윤주 : 사귀는 거야
유라 : 뭐 그런셈이야
윤주 : 어때? 좋아?
유라 : 응 좋아. 사람이, 참 좋은 사람이야.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이해심두 많구, 양보할 줄두 알구
또... 응! 그런거 있지 왜. 뭐 탁 준비해서 쨘 하는 뭐 그런거. 자신감두 있구
윤주 : 잘됐다. 좋은 사람이네 진짜
유라 : 근데 참 이상하지? 설레이구, 만나구 싶구, 그런건 있는데, 막상 만나면 마음이 탁 풀어지구
그렇지 않아. 응! 수빈이 만나면, 난 코두 풀구 울구 짜구 그러잖니.
근데, 이사람한테는 쉽게 마음이 열리지는 않드라
윤주 : (수빈이 말에)....
유라 : (? 보는) 왜
윤주 : 아니, 그냥 생각했어. 왜 그런가
유라 : 아직 만난지 얼마 안되서 그렇겠지 뭐
윤주 : (시계보며) 우리 화실루 들거 갈까
유라 : 어머! 너 바쁜대 나왔구나
윤주 : 입시생들은 내가 직접 봐야 되잖아
유라 : 그래! 그만 일어나자
윤주 : 너 수빈이네 작업실에 가있든지 (해놓고도 좀 그런....)
유라 : 수빈이 없어. 전화 해 봤어 (하는데 삐삐 오는) 어! 삐삐 왔다! (꺼내며)
수빈일거야 내가 삐삐했거든 (보는)
윤주 : 수빈이니
유라 : 모르겠네? 번호는 안찍혔어. (전화 찾듯 두리번 대다가) 일단 나가자. 넌 화실루 올라가구,
난 이거부터 확인 해보구 돌아다니면서 옷구경이나 좀 할래 (먼저 걸어가는)
윤주 : (조용히 따라가는)
씬 24 길거리 공중전화
삐삐를 듣는 유라
민석 : (목소리) 유라씨! 저 백민석입니다.
생각해 보니까 울적한 사람을 혼자 버려두구 온게 마음이 쓰이네요
씬 25 민석의 차안
운전하고 있는 민석
민석 : (목소리) 저 지금 사무실루 가는 중이니까,
제가 다시 필요하다 생각 되시면 핸드폰으루 연락 주세요
씬 26 길거리
옷가게 밖에서 구경하며 다니는 유라
씬 27 진수, 수빈의 작업실
들어오는 두사람
수빈은 맥이 빠져서 털퍽 앉는다
진수 : 짜식 (수빈의 등을 툭툭 두드려주며) 힘드냐
수빈 : 아냐. 괜찮아
진수 : (이상하네? 슬쩍 눈치보더니) 유라, 오라 그래. 밥이나 먹자
수빈 : 유라 바쁘다 요즘
진수 : 의미심장하다
수진 : 남자 만나
진수 : 그렇치 그렇치! 내 그럴 줄 알았지! 거봐! 내 뭐래디! 어제까지 부숭부숭하던애가
살짝 복숭아 냄새 풍기기 시작하면, 그건 바로 생겼다는 얘기지
수빈 : 흐 그래 너 도사다
진수 : 야, 너 유라 좋아했던 모양인대, 그건 또 그렇지가 않아요.
여자는 적당히 신비로운 여자, 알고 싶은 여자, 어? 무슨말인지 알겠냐
그런 여자를 하나씩 하나씩 벗겨 가면서
수빈 : 야
진수 : 비밀을 벗기란 얘기지. 너 뭐 딴 생각했냐
수진 : 짜장면이나 시켜 봐
진수 : 자씩 애매한 상황에서 먹는 얘길 해요. 꼭 여자 얘기 하구 있는데, (전화 수화기 드는데)
수빈 : 야 관둬라! 나 갈랜다
진수 : 난 그럼 짜장면 혼자 먹냐
수빈 : 너 같이 먹을 여자 많잖아. 뭐가 걱정이야
진수 : 여자하구 먹으면 돈이 많이 들거든
수빈 : 많이 벌잖아 (가려는데 삐삐 오고)
진수 : 삐삐다! (하면서 얼른 자기 삐삐꺼내는데)
수빈 : 내꺼얌마, (확인하며 전화를 끌어 당기는 무표정)
진수 : 거 참, 내껀 번호두 외우기 쉬운데, 어째 그렇게 삐삐가 안오냐?
중간에서 이동통신 회사가 짤라 먹는거 아냐 이거
수빈 : 어? 3개나 있네? (확인)
진수 : 너 며칠째 안지운거 아냐
수빈 : 아 시끄럼마 조용해봐.
진수 : (투덜 투덜 투덜 투덜)...
수빈 : (듣는 표정이 점점 밝아지더니) 유라다 유라 (얼른 유라에게 삐삐치는) 어! 유라야!
나 일 끝내구 지금 작업실이야! 이쪽으로 와라! (끊는다)
진수 : 유라
수빈 : 그래
진수 : 아이구.. 재미없는 등장이다 (나가는)
수빈 : 너 어디가
진수 : 야, 7년째 콧구멍까지 외우구 있는 동창들하고 여기서 짜장면이나 먹기에는
이 오진수의 청춘이 너무도 빳빳하지 않냐
수빈 : (웃는)......
진수 : (얼굴 들이들며) 나 없다구 둘이 이상한짓 하지 말구
수빈 : (앞머리 끝 하나를 잡아 당기며) 너 머리에 무스 좀 줄여. 이게 뭐야 니게 촌스럽게.
진수 : 아아아
씬 28 편의점
맥주캔 10개쯤을 냉장고에서 꺼내 싸안고 싱글 벙글 계산대로 가는 유라
우루루루 쏟아 놓는 신난 유라
씬 29 진수, 수빈의 작업실
수빈, 유라, 각자 옆눈으로 경쟁하며 맥주캔 하나를 쭉 들이키고 캔을 확 구겨 버리는
유라 : (확 구기면서 얼른) 나가 빠르지! (수빈이 구기는 것이 한발 늦음)
수빈 : (캔을 뺏으며) 야 너 이리 줘봐 이리 줘봐 그거 줘봐. (하는데)
유라 : (안뺏기려고) 아 왜애! (웃으며)
수빈 : 이 줘봐 글쎄. (화 뺏더니 거꾸로 따르는데 쭈르르르륵 나오는 맥주) 야! 너!!
유라 : 거품이쟎아
수빈 : 거품 좋아하시네
유라 : (맥주 캔 하나 들며) 오케이 좋아 다시 한번
수빈 : (뺏으며) 야! 너 왜이래
유라 : 다시 한번 해! (캔을 도로 뺏으며) 정정당당하게
수빈 : (뺏으며) 너 뭐 술마시다 체하구 싶어? 취하기두 전에 체하겠다
유라 : 왜? 또 질 거 같애서
수빈 : 오케이 오케이! 졌어 졌어! 됐지
유라 : 아아 시시해
수빈 : 시시해두 할 수 없어. 너처럼 벌컥 벌컥 술 개걸스럽게 마시는 애한테는 시시한게 차라리 나
유라 : (한숨) 후..
수빈 : (캣슈넛츠 하나 집더니) 야, 너 입 좀 벌려봐
유라 : (집으며) 아 싫어. 그냥 먹을래. (먹는)
수빈 : 아 한번만 벌려 봐
유라 : 넌 어렸을 때부터 땅콩만 보면 꼭 그러드라
수빈 : 아 해 봐 얼른
유라 : 으! 으으!!! (입 벌려 주는) 아아..
수빈 : (쏙! 던져서 집어 넣고) YES
유라 : (절겅 절겅 씹으면서 못마땅히 보는)
수빈 : 야! 고렇게 먹으면 더 맛있지 않냐? 하나 더 줄까
유라 : ......
씬 30 윤주의 화실 (밤)
빈 화실
어두운 창밖을 바라보는 윤주
씬 31 길거리 (밤)
걸어가는 윤주
씬 32 진수, 수빈의 작업실 앞 (밤)
수빈과 유라의 차가 나란히 세워져 있고
왔다가 차를 보고 돌아 가는 윤주
씬 33 진수, 수빈의 작업실
술이 취한 수빈과 유라
수빈 : 야! 거 거 거 뭐냐 그 PD
유라 : 장감독
수빈 : 그래 장감독! 야! 거 뭐 누구 남 안하는 일 하자 한대냐 그인간은?
일하다 보면 누구나 신경이 예민해지지! 뭐 PD만 예민해? 스튜디오 바닥 쓸어 주시는
아주머니도! ꡒ아이구 참 오늘은 영 빗자루가 뻣뻣하니 내 맘대루 비질이 잘 안되네 그려!ꡓ
예민해질 수 있는거거든
유라 : 그렇치 그렇치
수빈 : 그렇다구 그렇게 너한테 화풀이를 하냐 그인간은
유라 : 내말이 그말이지. 게다가! 내가 밖에서 찍자는걸 굳이 안에서 찍느라구 그런거 아냐 그게
수빈 : 저두 지금 엄청 후회할거다
유라 : 당연하지! 나만한 사람 어디서 구하냐? 개편 때두 아닌데
수빈 : 정말 그만 둘거야?
유라 : 녹화 끝나면 그사람두 웬만큼 제정신이 들어오거든. 싹싹 빌드라? 다시 해 주기루 했어
수빈 : 어쩐지! 니가 큰소리 치드라니. 고거까지 다 생각했구만
유라 : 솔직히 그건 아니다
수빈 : 아니긴 뭐가 아냐. 너 그 프로 맡구서 무지 좋아했었쟎아
유라 : 야 가만. 진수 왜 안오냐
수빈 : 밖에서 자는 일은 없으니까 오긴 올거다
유라 : 우리가 지금 몇개냐 마셨지 맥주
수빈 : 참! 너 운전 어떡해
유라 : 운전? 어떡하지
수빈 : 넌 왜 대책두 없이 마시냐
유라 : 넌 무슨 대책 있어
수빈 : 나야 여기서 수빈이랑, 아이 수빈이란다. 내가 수빈이지 참. 진수랑 자믄 되지만, 너는 어떡할려구
유라 : 글쎄? 어떡하지
수빈 : 할 수 없지 뭐. (시계보며) 더 늦기 전에 전철타구 가. 차는 내일 와서 가져가구
유라 : 야! 아가씨가 술이 벌게가지구 챙피하게 전철을 어떻게 타냐
수빈 : 그런가 참? 지금 시간에 일산까지 가는 택시 많이 비쌀텐데
유라 : 나 지금 돈두 없어
수빈 : 어떡하지? 나두 지금 얼마 없는대
유라 : (졸듯이) 어떡하지
수빈 : (졸듯이) 어떡하지
유라 : (그런 수빈을 보고 깔깔깔 웃는)
수빈 : (역시 그런 유라와 함께 우하하하 웃다가 박수 딱! 치며) 재희한테 전화하자
유라 : 그러자! 깔깔깔깔
수빈 : 낄낄낄낄. (전화 휘청 휘청 돌리며 하품하는 아움..)
씬 34 수빈의 집 전경 (밤)
전화벨
씬 35 재희의 방
자다가 비몽 사몽 전화 받는 재희
재희 : 네에..
수빈 : (필터) 오빠다
재희 : 네에..
수빈 : (필터) 너 자냐
재희 : 어.
수빈 : (필터) 너 지금 오빠 작업실루 좀 와라. 운동 좀 하게
재희 : 아우, 나 자야 돼. 어젯밤에 시험 공부하구 밤샜단말야
수빈 : (필터) 돈있으믄 택시 타구 오구, 없으믄 아버지 차 타구 오구
재희 : 아음... (조는)
수빈 : (필터) 12시까지는 와야돼 너. 유라는 꼭 집에 가야되니까
재희 : 으음... (조는)
수빈 : (필터) 빨리 와라
재희 : 으음... (끊고 자는 비몽 사몽)
씬 36 진수, 수빈의 작업실
진수의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는 유라
테이블에 엎드려서 자고 있던 수빈, 비몽 사몽간에 침대에 가서 유라와 반대 방향
(유라 발쪽에 얼굴을 두고)으로 누워 잠든다
시계는 새벽 2시
씬 37 진수, 수빈A 작업실 밖
약간 취한 여자가 약간 취한 진수의 팔짱을 끼고 오면서
여자 : 그냥 술만 마시기다? 다른 생각하믄 나 얼른 나올거다
진수 : 걱정마 걱정마. 넌 제발 딴생각 좀 해달라 그래두 전혀 딴생각이 안난다 너한테는.
(하다가 유라와 수빈의 차를 보고는) 어?
여자 : 어디야
진수 : 가만! 이게 어떻게 된거야
여자 : 왜? 집이 없어졌어
진수 : 야! 너 여기 잠깐만 있어봐. 잠깐만. 잠깐만 있어봐!
(하며 여자를 수빈의 차에 기대 세워두고 작업실로 들어가는)
씬 38 진수, 수빈의 작업실
들어온 진수. 눈을 비벼서 정신차리듯 보더니 깜짝 놀란다
서로 거꾸로 누워 자고 있는 유라와 수빈
진수 : 아니! 이것들이! 나의 신성한 침대에서
수빈 : (자느라) 푸우...
유라 : (자느라) 푸우...
씬 39 진수, 수빈의 작업실 밖
나온 진수
차에 기대어 졸고 있는 여자에게 가서
진수 : 야! 안되겠다. 우리 다른대루 가자. (하고 가는)
여자 : 왜? 집이 없어졌어?
진수 : 시끄러. 집에 뭐가 있어
씬 40 유라네 집 거실 (밤)
초조해서 왔다 갔다 하는 민주
씬 41 수빈네 집 전경 (이른 아침)
씬 42 수빈네 거실
화가 난 채 서 있는 영희
당근 쥬스를 들고 서 있는 충주댁
신문 보고 있는 건영
영희 : 확실해요 아줌마? (내러오는 재희)
충주댁 : 글씨, 외박이 확실헌지 안헌지 몰러도, 내가 문을 안따준것만은 확실허니께유
재희 : 누구 얘기예요? 오빠 어제 안들어왔어요?
건영 : 쥬스 주시구 들어가 일 보세요 아줌마
충주댁 : 예에. (주고 들어가는)
재희 : 아! 어제 밤에 오빠한테 전화 왔다 참
영희 : 뭐라그래
재희 : 세상에... 어쩜 까맣게 잊구 있었네
건영 : 촬영 있대든
재희 : 가만...? 어? 유라 언니랑 같이 있다구 했던거 같은대
영희 : 유라하구? 어디서
씬 43 진수, 수빈의 작업실
유라, 수빈, 아직도 자고 있는데 울리는 전화벨
유라, 한참을 졸려하다가 조는 채 일어나서 전화를 받고
유라 : (졸면서) 네, 여보세요
영희 : (필터) 니들 제정신이 아니구나
유라 : (너무 놀라는).....
영희 : (필터) 거기 당장 수빈이 바꿔
유라 : (당황해서) 네 네 네 잠깐만요. (수빈을 마구 흔들며 위급한 목소리) 야 정수빈, 정수비인
수빈 : 아음..
유라 : 큰일났어 너 지금
수빈 : (한쪽눈만 뜨고) 뭐야? 무슨일이야. (하다가) 어?
(벌떡 일어나더니 놀라서 옷부터 보고 입고 있자, 약간은 안심. 그러나 다시) 너 여기서 뭐해
유라 : 전화부터 받아 보래니까
수빈 : 누군대
유라 : 엄마
수빈 : (놀라서) 우리 엄마
유라 : 받어 빨리
수빈 : (죽겠다) ...여, 여보세요
영희 : (필터) 너 지금 거기서 유라하구 뭐하는거야?
수빈 : 아니 엄마 그게 아니구요
영희 : (필터) 당장 들어와! 당장! 유라하구 같이 집으루 오란말야! (끊는)
수빈 : (한숨... 전화 끊고) 어떡하지
유라 : 너 어떻게 된거야
수빈 : 재희가 분명히 온다구 그랬던거 같은대
유라 : 너 이제 어떻게 할거야
수빈 : 뭘 어떻게
유라 : 느이 엄마한테 뭐라 그럴거냐구
수빈 : (걱정)....
씬 44 수빈네 거실
초조하게 앉아 있는 민주
기막혀서 허! 허! (생각할수록 어이 없다는 듯) 혼자 그러고 있는 영희
건영 : 들어오는 차가 좀 막히는 모양인데, 둘이 알아서 하구려.
난 저녁 때 수빈이 데리구 따루 얘기 할테니까. (일어나는)
영희 : 당신 무슨 그런 말두 안되는 말씀을 하세요
건영 : (앉으며) 당신하구 나 병원을 둘 다 비울 순 없쟎아
영희 : 지금 병원이 문제에요 당신은
건영 : 수빈이 녀석 그렇게 지각 없지 않아. 사정을 들어보면 뭔가 이유가 있었겠지
영희 : 그래두 당신은 계셔야 되요
건영 : 여보
영희 : 아버지가 있는거하구 없는거하구 같은 줄 알아요? 아버지의 존재! 그게 괜한거냐구요
민주 : (영희를 보는)....
건영 : (민주 눈치를 얼른 보며) 여보
영희 : 당신이 딱 한말씀만 하셔두, 내 열마디보다 따끔할겁니다. 그게 바로 아버지예요.
유라한테두 아 물론 당신이 아버지 역할까지 대신해 줄 수 없겠지만
그래두 즈이 엄마가 감싸고 도는것보다야 당신이 냉정하게 한마디 해주시면 좀 낫겠죠
민주 : 내가 지금 느이집에 아버지 역할 도움 받자고 불려 와 있는거니?
영희 : 너는 어떻게 딸 자식을 볼수록 그렇게 한심하게 키우니?
건영 : 여! 보
영희 : 아무리 그렇게 아버지 무서운거 모르구 막 자랐어두, 유라 걔가 지금 나이가 몇인데,
너 이렇게 잠자리 함부로 대하도록! 그건 아니지
민주 : 넌 니자식을 그렇게두 못 믿니?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
영희 :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대쟎니
민주 : 그래서 넌 지금 무슨 상상을 하는거니
건영 : 닥터 김. 왜 닥터 김까지 그래. 이사람 지금 흥분해서 이러는거야
영희 : 닥터김까지라니요? 당신 그속에 무슨 뜻이 들어 있는거예요
민주 : (일어나며) 안되겠다! 자식 교육 그거, 우리 각자 나름대루 시키자.
난 니가 우리 유라한테 근본적으루 깔구 있는 생각, 정말 마음에 안들어. (하는데)
현관벨
영희 : 이왕 왔는데, 뭐래는지 같이 좀 들어보자
씬 45 수빈네 집 정원
유라 : 사실대루 얘기해 너. 아무것두 보태지두 빼지두 말구
수빈 : 시켜두 못하는게 거짓말이다. (들어가는)
씬 46 수빈네 거실
입을 딱 벌리고 있는 영희
속상한 민주
착찹해서 한숨쉬는 건영
수빈 : 죄송해요
유라 : 저두요
영희 : 니들 그게 지금 말이라구! 어우 세상에
민주 : 유라 집으루 가자. (일어서려는데)
영희 : 내 말 좀 듣구 가라 유라야. (민주에게) 너두 상황을 다 들었으니까
내가 유라한테 한마디 한다구 영 억울하진 않겠지
민주 : 얘기 해
영희 : 너 아주 정말 못 쓰겠구나
유라 : (속상한)... (놀라는 민주!)
영희 : 아니 어떻게 여자애가, 그래! 방송국에서 일거리를 잃었건 어쨌건
유라 : 잃은건 아니구, (그냥 안좋았다구요. 하는데)
영희 : (O.L) 으른 말씀 중에 톡톡 뛰어 들래?
유라 : 죄송합니다
영희 : 여자애가! 술을 사서! 그것두 남자애한테! 세상에... 얘! 순결이라는거는
건영 : 쓸데 없는 소리
영희 : (O.L) 난 정말 산부인과 25년에 별별꼴 다 보구 지내왔다
민주 : 우리 유라, 그점에 대해서는 못지않게 잘 알고 있어.
다들 있는자리에서 우리 거북한 얘긴 생략하기루 하자
영희 : (민주에게) 마인드가 중요한거야 얘! 결과두 결과지만, 애초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
순결에 대한 생각이 어떠냐! 마인드
수빈 : 엄마아..
건영 : 니들두 이미 사회 생활 하는 성인이구, 술을 마신것까진 뭐랄 순 없겠지
영희 : 여보
건영 : 하지만 수빈아. 난 남녀에 차이를 두구 싶진 않다만, 어제 같은 경우,
유라는 뮤척 속이 상한 상태였고, 자연히 감정에 치우칠 수 밖에 없지 않니?
그렇다면 친구된 니가 유라를 잘 돌봐 줬어야지. 널 그만큼 믿으니까 널 찾아 왔을거 아냐.
(유라, 감동스레 건영의 말을 듣고 있고)
수빈 : 예. 제가 어제 들 똑똑했어요 아버지
유라 : (미안하고 속상한 마음...으로 건영과 민주를 본다)...
민주 : (한숨) 후..
씬 47 골목
유라의 차 도착하고 아무말 없이 유라의 차에 가만히 앉아 있는 민주와 유라
민주, 먼저 내려서 말없이 먼저 들어가려는데
유라 : (내리며, 미안해서) 엄마..
민주 : 엄마가 널 믿는만큼 니가 잘 해 줬음 좋겠다 (쓸쓸하게 들어가는)
유라 : (속상해서 보고 있는데)
다가 오는 현우
개의 입에는 파가 나와 있는 수퍼 봉투가 몰려져 있다
현우 : 어디 다녀오세요?
유라 : (돌아보는)
씬 48 현우의 방
창 넘어로 유라의 방을 바라보고 있는 유라
머그컵 두개 들고 들어오는 현우
유라 : 정말 여기서 내 방이 보이니까 기분이 이상하네요 (머그컵 받는)
현우 : 그거 말구두 기분 이상한 일이 있는거 같은데요
유라 : 그래 보여요? (앉는)
현우 : 밖에서부터 그랬어요. (앉는)
유라 : 여태까지 난 늘 재미있게 살아왔어요. 근데 요즘은 두려움, 걱정, 혼돈, 속상함,
그런것들이 점점 더 많아져요. 그게 나이 드는건가
현우 : ....
유라 : (일어나며) 그만 가야겠어요.밖에서 보는 내가 궁금하기두 하구,
여기서 한번 내방을 보구 싶었는대, 이젠 봤으니까 됐어요
현우 : 밖에서 보는 자신을 궁금해할 필요는 없어요. 다른 사람이 날 어떻게 보든.
내가 나한테 부끄럽지 않으면 부끄러움은 없는거예요
유라 : 나... 현우씨 시집 하나 줄래요
현우 : 유라씨 만나기 전, 세상하구 한동안 말없이 살았어요 주로 그때 썼던시라서 아름답지 못해요.
말두 글두 다른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걸 요즘 깨달았거든요
유라 : 요즘 쓰는 시에는 그럼 나두 등장해요?
현우 : (끄덕 끄덕)..
유라 : (창가로 가서 내다보며) 여기서 이렇게 내다보면서 날 시속에 잡아 넣는군요
현우 : (웃는) ....
씬 49 수빈네 집 전경 (낮)
씬 50 수빈네 집 거실
과일 먹으며 소파에 누워 비디오 보고 있는 재희
나오는 수빈
재희 : (일어나며) 오빠 어디가는대
수빈 : 너 나한테 오빠라구 부르지두 마
재희 : 왜 나한테 그래! 잘 못한건 오빠면서
수빈 : 그러니까 내가, 남자 형제가 있어야 된다구 진작부터 생각해 왔다.
너처럼 의리 없구, 얄팍한 여동생을 어디다 써먹냐
재희 : 운전해 줄까? 나가는 길에 나 좀 시장에 내려줄래
수빈 : 너 앞으루 내 차는 다 탄 줄 알어! (휙 가는)
재희 : 으! 괜히 나한테 그래
씬 51 편집실
편집하는 수빈
일이 손에 잘 안잡힌다
테입 서너개 가지고 들어와서 틱 놓고 그냥 나가려는 진수
수빈 : 야
진수 : 왜
수빈 : 너 왜그래
진수 : 뭐가
수빈 : 사람을 왜 본체 만체야
진수 : 봤어. (나가려는)
수빈 : 오진수
진수 : 왜그래
수빈 : 너야말루 왜그래? 말을 해
진수 : 말 해?
수빈 : 말 해
진수 : (마주 앉더니) 너 말이지? 그러는거 아냐
수빈 : 뭐가
진수 : 난 말이지, 아무리 여자애들을 좋아하구 그래두 여태 내 침대위에 그렇게 올려 놓구
그러는 여자는 없거든. 무슨말이냐 하면, 밤새두룩 같이 술마시구 춤추구! 대화루!
놀 수는 있어도, 침대 위에 그렇게 텀벙텀벙 여자를 재우구 그러진 않는단 말이지
수빈 : 너 그거 오해야 너
진수 : 오해?
수빈 : 당연히 오해지 그럼
진수 : 내가 이 두눈으루 똑바루 봤는대두
수빈 : 허! 그래. 맘대루 생각해라. 맘대루
진수 : 짜식말야, 얌전한 고양이가 부뚝막을 깔구 앉는다구, 너 그럼 못 써 임마. 것두 유라를
수빈 : (어이 없는) .....! 너 좀 나가라. 나 편집 좀 하자
씬 52 유라의 방
만들기 일하고 있는 유라
만들다가 생각에 젖는다
씬 53 김민주 산부인과
원장실에 혼자 앉아 시름에 젖어 있는 민주
차를 가지고 들어오는 난영
난영 : 어디 편챦으세요
민주 : 아냐. 괜챦아. 박선생은
난영 : 소파 수술 들어가셨어요
민주 : 박선생한테 여러번 미안하네
난영 : 박선생님 보내주시는 저쪽 정건영 원장님이 더 고맙죠 뭐
민주 : 하긴 그래, 참! 지금 수술 받는 환자, 젊은이야?
난영 : 저기는 결혼했다는데, 제가 딱보면 알죠 뭐. 미혼인거
민주 : 생명은 소중한건데..
난여 : 그렇다구 미혼모 되는거보다야 낫죠! (하다가) 히익! 죄송합니다
민주 : (웃으며) 괜챦아. 다 아는 사정인대 뭐
난영 : 입이 방정이야 입이 (슬금 슬금 나가는)
민주 : (생각하는)...
씬 54 노을진 하늘
씬 55 유라의 방
다 만든 줄 인형 조정해 보고 있는데 전화벨
유라 : 네 여보세요
민석 : (필터) 겨우 통화가 되네요? 바빠요 지금?
유라 : 아뇨, 일 끝났어요
민석 : (필터) 벌써 일산까지 들어왔는데, 잠깐 나와줄수 있어요
유라 : 여기 오셨어요?
씬 56 공원
노을이 아름답다
민석 : 추억이란게 바루 이런거겠죠? 유라씨하구 같이 노을을 본 뒤부터는 이시간 무렵 하늘을 보면
유라씨한테 벌써 달려가구 있는거
유라 : 어제는 죄송했어요. 연락두 못드리구
민석 : 미안하면 갚아줘요
유라 : (웃으며) 그럴께요. 어떻게 갚을까요
민석 : 두가지면 되요. 첫째! 내가 유라씨를 좋아하는 만큼 유라씨두 나를 좋아해 줄 것
유라 : (웃으며) 둘째는요
민석 : (양복 가슴께를 잡으며) 지금 여기 내 가슴 속에 있는 걸 받아 줄 것
유라 : (웃으며) 둘 다 확인이 안되는거쟎아요
민석 : 여기 지금 내 가슴 속에 뭐가 있는지 알아요? (마음인줄 알지? 라는 뜻. 그거 아냐)
유라 : 네
민석 : 우선, 받아 준다구 약속해요
유라 : ....
민석 : 약속했어요
유라 : ....
민석 : (제주행 비행기 표를 꺼내어 보이는) 이거 뭔줄은 알죠
유라 : 아니 갑자기..
민석 : 갑자기 제주도 갑시다
유라 : 민석씨
민석 : 유라씨하구 짧게 만나서 밥 먹구 금방 헤어지는거 며칠만이라두 안하구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유라 : 전 안되요 민석씨
민석 : 무조건 안된다구 생각하지 말구, 나하구 같이 생각만 하면 되요. 살면서 처음으루 참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끼를 같이 먹어가면서 노을두 보구 별도 보구
아침에 뜨는 해두 보구... 그러구 싶다. 그 생각이면 되요
유라 : 아뇨 민석씨. 전 그럴 수 없어요. 그리구 우리 만난지구 얼마 안됐구
민석 : (O.L) 그러니까 서로를 더 많이 알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한거 아니겠어요
유라 : 나가서 공부하셨다더니 여기 사람들하구는 생각이 많이 틀리신가봐요
민석 : 아직 나한테는 친구같은 유라씨가 어서 사랑하는 여자로 느껴졌음 좋겠어요
유라 : ....
민석 : (보는)...
유라 : 저한테 이런 부담 주시면 전 민석씨 만날 수 없어요. 전 지금 이대로가 아직 좋아요.
저한테 지금 친구같다고 말씀하셨지만 꼭 그런건 아니거든요 저는. 친구한테서 느낄수 없는 느낌,
전 충분히 느껴요. 하지만, (표를 가리키며) 이런 여행은 저한테는 너무 큰 부담이예요
민석 :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표를 내밀며) 전 비행기에서 기다릴거구, 유리씨는 선택할 수 있어요
유라 : 민석씨, 이러지 마세요
민석 : 날 오해만 하지 않으면 되요. 내 뜻은 아까 말 한 그대루예요 좋은 곳에서 시간 걱정 않구
오래 오래 유라씨하구 말하구 싶은거, 그래서 얼른 더 빨리 친해지구 싶은거
유라 : (보는)...
민석 : 걱정이나 고민은 충분히 하십시요. 우선 이 표를 받으시구요. (표를 손에 쥐어 주는)
유라 : (어정쩡... 받아 쥐고는 걱정스레 민석을 보는)..
씬 57 유라의 집 전경 (밤)
씬 58 유라의 방 (밤)
고민하며 왔다 갔다 하는 유라
책상 위에 놓인 비행기 표를 보고 고민하다가 전화를 거는
씬 59 편집실
피곤해서 고개를 젖히고 있던 수빈
핸드폰이 울리자 피곤한 목소리로 받는다
수빈 : 네 여보세요
유라 : (필터) 수빈이니
수빈 : (얼른 기운내서 앉으며) 어! 유라구나! 어디니
유라 : (필터) 집이지
수빈 : 너 그런데 목소리에 왜 그렇게 기운이 없어. 엄마한테 많이 혼났니
씬 60 유라의 방
유라 : (비행기 표를 손에 들고 보면서) 아니. 너두 우리 엄마 잘 알쟎아
수빈 : (필터) 그럼 왜그래? 술병 낫냐
유라 : 아이고 제발. (그런말 말라는 뜻)
수빈 : (필터) 다 끝났어. 힘들어서 앉아 있는 중이었어
유라 : 집에 오는 길에 잠깐 들를래
수빈 : (필터) 그래. 지금 출발할께
씬 61 민석의 사무실 (밤)
열심히 일하고 있는 민석
전화중
민석 : 네. 어! 진희구나? 강남? 지금? 그런데 어쩌지 나 며칠 좀 쉴려구 일을 몰아서 하는 중이거든
그래? 준영이두 있어? 오... 그래 그럼. 일 끝내 놓고. 핸드폰으루 전화할께. 오케이! 어! (끊고)
일을 계속 하다가 뿌듯한 마음으로 책상위에 꽂아 둔 비행기 표를 본다
씬 62 유라네 집 앞 (밤)
수빈의 차안, 유라와 수빈
수빈 : 말해 봐 뭔데
유라 : 너.. 윤주하구 여행가서 아무일두 없었니
수빈 : (당황) 어? 왜?
유라 : 아니 널 의심해서가 아니라, 그냥... 분위기가 궁금해서 어땠어
수빈 : 어떻긴 뭐 어때. 그냥 그랬지
유라 : 방은 당연히 따루 잤지 니들
수빈 : (화내듯) 당연하지 야
유라 : (놀라서) 왜그래
수빈 : 뭐 그런 말두 안되는걸 물어봐
유라 : (뿌우..)
수빈 : 너 그거 묻자구 나 오라그런거야
유라 : 그냥, 아무일두 없었음 아무일두 없었다구 그럼 되쟎아
수빈 : 그래! 아무일 없었다 왜
유라 : 기분두 아무렇지두 않구
수빈 : 너 자꾸 이럴래 정말
유라 : 너 혹시 무슨 일 있었니 왜이렇게 예민해
수빈 : 야! 너 내려
유라 : 수빈아
수빈 : (선서하듯 손 들고) 자! 이렇게 맹세를 하는데 우린 그저 친구로서 얘기 몇마디하구!
술 몇 잔 마시구! 각자 방에서 고요히 잤다! 됐냐
유라 : (의아해 하면서도 고개는 끄덕 끄덕)
수빈 : 믿어?
유라 : 믿어
수빈 : 됐어 그럼 내려
유라 : 알았어. 내릴께. 잘가. (내리는)
수빈 : (붕...! 가는)
유라 : (갸우뚱? 들어가는)
씬 63 유라의 방 (밤)
비행기 표를 보며 고민에 빠진 유라..
씬 64 민석의 아파트 (아침)
아파트 현관에서 짐을 들고 나오는 민석
모범택시 와서 대기하고 서 있고 짐을 싣고 택시에 타고 택시 출발
씬 65 공항 로비
공항으로 들어오는 민석
씬 66 비행기 기내
자리에 앉는 민석
애써 여유로운 척 하려 하지만 기다려 지는 마음.. 으로 입구쪽을 본다
좌석표를 다시 확인해 보는 민석
씬 67 공항 입구
택시에서 급히 내린 유라
기사에게 소리친다
유라 : 감사합니다
택시 문을 탕! 닫고 공항을 보는 야무진 얼굴의 유라 스톱 모션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