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천기 교수<가톨릭의대 안과학교실>
원인바이러스 따라 유행성·인후·급성출혈성 분류
특효약 없어 합병증 예방이 치료 목표
전염성 높아 신체접촉·매개물 피해야
■ 유행성결막염 원인
유행성결막염은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나는 눈병으로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유행성결막염, 인후결막염, 급성출혈성결막염(일명: 아폴로눈병)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유행성결막염은 주로 아데노바이러스 8, 19, 37형에 의해 발생하며, 인후결막염은 3, 7, 11형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고, 아폴로눈병은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 유행성결막염 종류
유행성결막염 중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유행성 각결막염은 전염성이 대단히 강하고 직접 및 간접 접촉에 의해서 전염되기도 하지만, 감기와 함께 걸리기도 한다. 또한 주로 여름에 유행한다지만 요즈음은 일년 내내 볼 수 있는 질환이며, 병원균에 접촉하게 된다고 증상이 즉시 나타나지 않고 약 4~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 유행성결막염 환자의 결막충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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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된 증상은 충혈되고 동통을 느끼면서 눈이 심하게 붓고 눈곱이 많이 끼게 되는데 일단 전염이 되면 대개 3~4주간 증상이 지속되는 등 치료기간이 매우 긴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질환은 심한 경우 각막표면의 상피세포의 손상으로 빛을 보면 눈이 시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이때 각막혼탁이 남게 되면 수년간 흔적이 지속되기도 한다.
인후결막염은 어린아이에서 흔하게 발생하며, 직접적인 신체접촉 이외에도 감기와 마찬가지로 호흡기를 통하여 전염된다.
급성출혈성결막염은 1969년 아폴로11호 우주선이 달에 착륙하던 해에 처음으로 발생하였으며, 이해에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을 하여 '아폴로눈병'이라고 불리게 되었는데 최근에는 드물게 발생한다. 발병 후 24시간 이내에 결막(흰자)에 작은 출혈이 생기면서 점점 커져서 결막하출혈의 양상을 나타내며, 다른 증상은 유행성결막염과 비슷한데 회복기간이 보다 짧다. 흰자위에 출혈이 되어 피가 고이기 때문에 주위사람들을 매우 놀라게 하는 등 보기에는 끔찍한 형태를 띄지만 유행성결막염에 비해 잠복기가 짧고 증상도 1~2주 내에 치료된다. 유행성결막염과 마찬가지로 직접적인 신체접촉, 매개물, 수영장을 통해서 전염되며 전염성이 아주 높다.
■ 유행성결막염 증상
원인 질환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유행성결막염은 잠복기가 1주일 정도이며, 보통 양안에 발병하나 한 쪽만 발병할 수도 있으며, 양안에 발병한 경우 대개 먼저 발병한 눈에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두 번째 눈의 증상이 처음 발병한 눈보다 증상이 덜하지만 처음 발병한 눈은 2주, 두 번째 눈은 18일에서 21일 정도 오래 지속된다. 눈물, 충혈, 이물감, 눈부심,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생기며, 귀 앞쪽과 턱밑에 림프선이 커지기도 한다. 증상 시작 후 3~4일 이후에 각막(검은 동자)에 염증이 생기면 증상이 더욱 심해지고, 각막염에 의해 각막에 부옇게 혼탁이 생기면 시력이 떨어지게 된다. 각막혼탁은 대부분 몇 달 이내에 저절로 없어지지만 수 년 이상 없어지지 않고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 유행성결막염 후 각막혼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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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후결막염은 주로 아이들에게서 발생하며, 급성결막염과 인후염(목감기)이 같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며, 림프선이 붓고 열이 나게 된다. 인후결막염은 대개 한쪽 눈에만 나타나며 콧물, 가래 등의 분비물에 의해 전염되며 유행성결막염에 비해 비교적 가벼운 경과를 가지게 된다.
급성출혈결막염은 발병 후 24시간 이내에 결막(흰자)에 작은 출혈이 생기면서 점점 커져서 결막하출혈의 양상을 나타내며, 다른 증상은 유행성결막염과 비슷한데 회복기간이 보다 짧다. 발병 초기에는 눈의 충혈, 중등도의 통증이 있고 눈물 및 눈곱이 많이 나온다.
각막 표면의 상피 세포의 손상으로 수명(빛을 보면 눈이 아픈 것)이 나타나기도 하며, 이때의 손상이 각막 상피하 혼탁(subepitelial opacity)을 남겨 수 년간 지속되기도 한다. 이 결막염은 대개 3~4주간 지속된다. 어린 아이에서는 두통, 오한, 인두통, 설사 등이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 유행성결막염 진단
유행성결막염의 진단은 기본적인 안과적 검사(세극 등 검사)와 환자의 증상으로 진단할 수 있다. 눈물, 충혈, 눈곱 증가, 이물감, 눈부심, 눈꺼풀 부종, 시력저하 등의 증상과 안과적 검사상 결막에 여포, 증식, 부종, 충혈, 점상출혈, 눈꺼풀판에 유두, 여포 등의 소견이 보이면 유행성결막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은 바이러스 배양이나 효소면역분석 등이 있으나 다른 감별진단을 하기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상적으로 거의 시행하지 않는다.
■ 유행성결막염 치료
현재까지는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 특효약이 없기 때문에 증상을 완화시키고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 주된 치료이다. 2차적인 세균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항생제를 사용하고 증상이 심할 때는 냉찜질, 혈관수축제, 소염제 등으로 증상을 완화하고, 색안경 등을 이용하여 눈부심과 햇빛을 차단하도록 하며 드물게 시력장애가 심하거나 병의 정도가 심하면 스테로이드 점안제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결막에 심한 상처가 남거나 안구와 눈꺼풀이 유착되는 합병증이 발생할 것 같은 경우에는 이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환자는 급성출혈성결막염은 2~3주, 유행성결막염은 3~4주 이내에 특별한 합병증 없이 치료된다. 그러나 각막(검은 동자)에 염증이 생긴 후 각막혼탁이 생기면 시력이 감소하고, 눈부심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각막혼탁은 대부분 몇 달 이내에 저절로 없어지지만 수 년 이상 없어지지 않고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각막혼탁이나 각막침윤이 수년간 없어지지 않으면 각막표면을 절제하거나 경우에 따라서 근시를 가진 환자에게는 치료적 엑시머레이저수술을 할 수도 있다.
■ 유행성결막염 예방
유행성결막염은 직접적인 신체접촉, 매개물, 수영장을 통해서 전염되므로 환자가 사용하는 물건(수건, 세면도구 등)은 다른 사람이 같이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환자가 사용하는 물건은 가능한 한 끓이거나 삶아서 소독하며, 환자를 포함하여 모든 가족은 가급적 눈을 만지지 말고 만진 전후에는 반드시 흐르는 수돗물에 손을 잘 씻어야 한다.
또한 가족간에는 수건, 대야를 따로 사용해야 하며 공공장소에서는 가능한 사물을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유행성결막염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수영장 물을 통해서 아주 쉽게 전염되기 때문에 수영장 출입을 삼가야 한다. 특히 증상 발현 후 2주간 전염력이 강하므로 이 시기에 전파방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