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자 회 견 문
1.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윤영규)은 산별총파업 2일째인
6월 11일 오늘 다시 한번 병원사용자측이 지금이라도 성실하게
교섭하여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
2. 우리는 어제 새벽 4시까지 파업돌입전 막판교섭에서 타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병원사용자측의 무성의하고 불성실한 교섭태도 때문에
불가피하게 파업에 돌입할 수 밖에 없었다. 파업 첫날에도 우리는
대화와 교섭의 문을 열어놓고 조속하고 원만한 타결을 위해 오전
2시부터 집중교섭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병원사용자측이 오후
7시에 교섭하자고 수정제의하여 산별총파업 후 처음으로 어제 오후 7시
교섭이 진행되었다.
3. 우리는 산별총파업투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파국이 아닌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자세로 교섭에 응한 병원사용자측의 태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의 정당하고 절박한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시간끌기로 일관하고 있는 병원사용자측의
교섭태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산별총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전조합원의 이름으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4. 병원사용자측은 줄기차게 주6일제를 주장하고 있다. 주5일제는
노동자에게 인간다운 노동을 보장하고, 환자들에게 질높은
의료서비스를 보장하며, 사회적으로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우리의
핵심요구이며,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요구이다. 주6일제에는 병원인력을
충원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근무조건만 후퇴시키려는 병원사용자측의
음모가 숨어있다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경고한다. 병원사용자측은 더
이상 주6일제를 고집하지 말고 주5일제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하라!
5. 주5일제 실시의 핵심은 인력확보이다.
우리나라 병상당 보건의료노동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병원노동자들은
OECD국가 병원노동자 세 사람이 할 일을 한 사람이 떠맡고 있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노동자는 친절할래야 친절할 수 없을 정도의
격무에 시달리고 있고, 가족 중에 누구 한사람이라도 아프면 가족들이
만사를 다 제쳐놓고 병간호를 떠맡아야 하는 기형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병원사용자측은 경영부담만 핑계대지 말고 인간다운 노동을 보장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주5일제가 정착될 수 있도록 우리의 요구를
전향적으로 수용하라!
6. 의료공공성 요구와 비정규직 철폐 요구 또한 병원사용자측이 거부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
환자권리장전을 채택하여 환자중심의 병원을 만들자는 요구를
수용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너무나 비싼 병원비 때문에 아파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고, 환자들을 돈벌이대상으로
노동자를 돈벌이기계로 내모는 지금의 의료제도를 개혁하기 위해
노사가 힘을 합쳐 정부의 의료정책을 바꾸어내자는 요구를 거부할
명분이 어디 있는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곳이라 전문성과 책임성이 필요한
병원에서 비정규직은 의료서비스의 질을 떨어떠리고 의료사고의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정규직화하자는데 이것을
거부할 이유는 또 어디에 있는가?
7. 우리의 요구는 너무나 정당하기 때문에 국민적 지지와 공감대를
얻고 있다.
우리의 요구는 실현불가능한 과도한 요구가 아니기 때문에
병원사용자측이 결단하면 지금이라도 즉시 타결할 수 있다.
이번 파업이 유도되고, 파업이 장기화되는 것은 전적으로
병원사용자측의 책임이다.
우리의 정당한 투쟁을 왜곡하고, 불성실한 교섭태도로 시간끌기하면서
우리의 투쟁을 와해시키려한다면 우리는 더욱 강도 높은
산별총파업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으며, 대국민 여론에 호소하는 장외
거리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
8. 우리는 보건의료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전개하는 산별총파업과
관련하여 중앙노동위원회가 직권중재에 회부하지 않고 합법파업의 길을
열어준 데 대해 환영한다. 사용자측의 불성실교섭을 조장하고,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권을 박탈하는 악법중의 악법이자, 노사관계를
파탄으로 몰아붙이는 주범노릇을 해온 직권중재를 무력화시킨 것은
우리 보건의료노조의 투쟁이 정당했음을 확인받는 또 하나의
승리이다.
이제 병원사용자는 직권중재에 의존하여 사태를 파국으로
몰아붙이려던 망상을 버리고, 지금이라도 원만한 타결을 위한
성실교섭에 나서라!
9.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노무현정부에 촉구한다.
주5일제 실시, 의료공공성 강화, 비정규직 철폐, 산별교섭 정착 등
보건의료노조의 요구는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핵심과제들이고, 정부가
법적·제도적·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노동개혁과제들이다.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를 표방하고, 새로운 노사정 교섭구조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노무현정부가 산별총파업사태로까지 확산된
보건의료노조의 요구들을 외면하고 수수방관한다면, 이는 정부의
책임방기행위이며,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붙이는 병원사용자측의
노조탄압을 방조하는 행위이다.
정부는 보건의료산업의 주5일제를 조기 정착시키기 위해 필요한
병원인력에 대한 예산지원대책을 마련하고, 토요일과 일요일
진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응급의료체계를 마련하라!
돈벌이중심의 의료제도를 바꾸어내고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보건의료노조의 요구들을 전면적으로 수용하라!
우리는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대환 노동부장관이 ILO 총회
참석차 출국했다가 돌아오는 오늘을 기점으로 노무현정부가
불성실교섭으로 시간을 끌고 장기파업을 유도하려는 병원사용자측의
태도에 쐐기를 박고, 보건의료노조의 산별총파업투쟁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10. 이번 보건의료노조의 산별총파업투쟁은 많은 국민들로부터 지지와
공감대를 얻고 있다.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의 우리의 정당한
파업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주고 있다.
우리는 또한 산별총파업투쟁을 전개하면서도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응급실과 중환자실, 신생아실 등 특수부서에는
필수인력을 배치하여 정상운영하고, 응급상황에 대비한
응급구조반·현장대책반을 편성하여 운영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지지받는 파업투쟁을 성공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후 파업투쟁이 장기화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특수부서에
필수인력을 배치하고 응급상황 대비책을 마련함으로써 환자불편을
최소화하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받는 인도적·평화적 투쟁을 계속할
것이다.
11. 병원사용자측의 불성실교섭으로 불가피하게 산별총파업투쟁에 나선
우리의 소망은 하루라도 빨리 산별교섭을 원만하게 타결하여
환자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집중교섭을 제안해놓고
있다.
만약 병원사용자측이 우리의 이러한 제안을 거부하고, 불성실교섭으로
장기파업을 유도하고, 이를 빌미로 노조를 탄압하려 한다면, 우리는 전
조직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결사항전할 것을 선언한다.
12. 우리는 6월 9일 파업전야제와 6월 10일 파업첫날을 고려대
노천극장에서 전국 1만명의 조합원들이 상경한 가운데 평화적으로
보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투쟁에도 불구하고 교섭은 열리고
있으나 진전은 더디다. 병원사용자측은 우리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지금 현장에서는 중간관리자들이 파업에 나가지 못하도록
조합원들을 괴롭히고, 조합원들을 분열시키기 위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가 하면,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한 협박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에 우리는 산별총파업 이틀째인 오늘 6월 11일 병원사용자측의
무성의한 교섭태도에 항의하고, 현장탄압을 응징하기 위해 오늘
오후부터 몇몇개 병원에 1천여명 규모의 파업조합원을 각각 파견하여
병원항의농성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또한, 우리 보건의료노조의 요구와 투쟁의 정당성을 국민들에게
알려내고, 조속한 타결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오늘 6월
11일 광화문에서 1차 장외거리투쟁에 나서고, 6월 12일부터 대규모
파업조합원이 참가하는 위력적인 거리행진을 전개할 것이다.
13. 그 어떠한 어려움과 탄압도 우리의 행진을 멈출 수 없다.
우리는 인간다운 노동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의료의 공공성 강화투쟁, 노동자 사이의 차별을 철폐하고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투쟁, 산별노조시대를 활짝 열어젖히는 이
역사적인 투쟁에서 기필코 승리를 쟁취할 것이다.
2004년 6월 11일 산별총파업투쟁 2일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