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한권-정득모박사의 자전적 에세이-인생 천로역정-
5류인 정치도 4차혁명시대로 혁신해야
물 때문에 밥 먹고 사는 남자의 고해성사
전기직렬이란 노비문서가 발목잡아 -누구나 승진기회 있어야
정득모박사(60년생)는 청주고 연세대,뉴욕주립대에서 환경학박사를 받고 군입대 후 일병시절에 19회 기술고시에 합격 서울시에서 서울물연구원장,상수도본부 부본부장으로 2년전 퇴임한 물환경 전문가이다.
국제적 시각이 높으면서도 상하수도기술사,행정사,정수시설관리 1급,전기기사 1급,워드1급등 서울시 공무원중 가장 많은 자격증을 소유한 인물이기도 하다.
퇴임하면 당연시 받는 홍조근정훈장은 물론 자랑스러운 것은 역시 서울시 공무원이 선정한 ‘서울시베스트간부상’ ‘물관리 달인상’이다.
그가 뜬금없이 출판기념회를 연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가 책을 받았다.
정박사는 스스로 ‘물 때문에 밥먹고 사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환갑을 지난 나이에도 술과 음란,혈기,미움,시기질투 같은 사탄마귀의 간계와 끊임없이 영적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고백한다.
사무관시절부터 그와의 만남이 물로인해 이어져 왔지만 이렇게 솔직히 자신의 민낱을 들여다 본 것은 처음이다.
정박사는 솔직하고 담백하다. 옳고 그름이 분명하다. 분노나 저항도 적절하게 살아있다.그래서 나는 정박사를 사랑한다.
저서‘ 인생 천로역정’은 솔직한 자신의 삶과 생의 주기를 가식없이 펼쳐갔다.
읽다보면 써야 할 내용이 이 한권에 다 묶기가 어려울만치 세세하게 자신의 생각,행동,사회와 적응하면서 충돌되는 수많은 이야기거리가 한치 가식없이 나열되어 있다.
한마디로 그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 하다.
고집은 왜 그리 강한지 이번 저서에서도 표지나 편집등을 지인에게 부탁하면 될성 싶었는데 자신의 고집대로 편집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비전문가의 편집이라는 속성이 그대로 표출된 저서이다.
그는 가장 간절한 남은 소원으로 ‘직장(서울시)을 1년간 휴직하고 어머니하고 단 둘이서 살고싶다.’와 가장 극심한 고통으로 탈영과 상급자를 총으로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던지려 했던 ‘ 군생활을 다시한번 재현하며 내무반의 추억을 곰씹어보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모친은 이승을 떠나 실행하기 어렵고 군생활은 언젠가 반드시 재현하겠다고 다짐을 하는 정박사이다.
‘서울시에서 기계,전기,화공직렬의 3급이상 국장은 단 1명 뿐이다. 나 혼자 뿐이다. 공업직렬 3천명이 넘는 인원에 단 한명이라니 토목은 2,300명중 3급 이상이 10명이 넘는다. 그나마 공업직 보직도 가장 최고로 한직이라는 서울물연구원장 자리다.(지난해 문래동 수질사고 이후 3급 이상에 공업직은 없지만 환경직은 3명이나 승진했다) 국장 보직중에 솔직히 누가 가라고 해도 싫어하는 자리다, 권한이나 예산도 없고 연구 업무만 하는 곳이다. 본청 실,국장들을 만나면 편한자리 꽃보직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작 본인보고 가라고 하면 한명도 지원하지 않는 자리다,’
얼마나 심적 고통과 분노가 이글대었을까.
기술고시 19기면 서울시에서 가장 선배 고시출신이다. 까마득히 아래 기수들이 국장,실장,부시장을 하는 판국이니 마음의 병이 도지지 않는것만도 신통하다.
서울시 전공무원이 참여하여 선정하는 ‘서울시베스트간부상’을 받은 인물이니 게으르거나 일을 못하거나 통솔력이 부족한 인물이 아님도 여실히 증명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1985년 서울시청에 와보니 기술직은 토목이 대장이고 그 다음이 건축이고 나머지 기계,전기,화공,임업직렬은 찬밥이다. 국장 보직은 토목이 차지한다. 토목만이 부시장까지 올라가고 나머지는 과장이 전부였다.기계,전기는 아예 국장자리가 없다.과거도 없었고 현재도 없고 미래도 불투명하다.희망이 절망이다. 폐쇄적 칸막이 인사의 전행이다.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한계가 있다. 기득권층벽이 철옹성이다,(중략) 융복합 시대 스마트화 되어가는 사회에서 전문성을 상호 보완하면 급발전 할수 있는데도 말이다...(중략) 서울시에 처음 발령 받은 초임 사무관이 자기도 부시장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가질 수 있어야 그것이 정상적인 조직이다. 그런 조직이 내부 화합단결도 잘 되고 성과 경쟁력도 강한 조직이다.(중략) 25개 구청이 있는데 구청에도 기계,전기직렬 5급 사무관 보직이 단 하나도 없다. 한 개 구청에 기계,전기직이 보통 50명 이상이 근무한다.(중략) 타 광역지자체나 중앙부처는 서울시와 다르다. 부산시 경우 기계직도 상수도본부장을 하고 부시장까지 한다. 인천시도 전기직이 해양국장도 하고 지하철건설본부장도 맡는다, 중앙부서도 직렬에 특별히 차등을 두지 않고 능력대로 심사,승진시켜 보직을 임용하는데 서울시만 유독 안 통한다. 그 구도를 타파하려고 부단히 건의를 해도 기존의 기득권 직렬들이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후배들한테 자리 빼앗겼다고 욕먹는 것이 싫어서 선뜻 나서지 못한다. 조직 내 적폐중 제일 적폐인데 기득권 논리 때문에 인사혁신이 안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정박사의 자기고백은 계속된다.
담배- 시골에서 담배 장사를 하다 보니 외상이 태반이다./나는 담배장사 하는 것이 못마땅했다./어려서부터 담배와 익숙하게 지내서 그런지 하루에 2-3갑씩 피게 되었다. 예비담배를 가지고 다녀야 안심이 되었다./담배를 14년간 피운 샘이다, 너무나 어렵게 금연에 성공하였기에 아까워서라도 다시 피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술-술은 이미 언급했지만 대주가였다. 술이 좋아서 많이 마시기보다는 술 잘먹는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였다./장차관 프로필 난에도 주량이 소주 2병, 담배 1갑등이 명기되었다. 남자는 술을 잘 마셔야 사회성도 좋고 인간관계도 넓어진다는 것이 진리 아닌 진리로 통하던 시기다.
서양의 술 문화와 우리 술 문화는 자체가 다르다.
그들은 음식을 먹기위해 술을 마시지만 우리는 술 마시는 것 하고 식사하고는 별개다, 음식은 술 안주다.
숙종이 장희빈에게 사약을 내리면서 말씀하셨다. 원샷.....
음란-기성검사,준공검사를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저녁 술자리가 마련되고 2차 룸살롱으로 이어갔다. 술의 위력이 발휘되면서 사탄의 유혹을 이기기가 어렵다. 그때는 하나님을 만나기 전이니 말할 것도 없이 육체의 쾌락을 즐기는 일이 지상 낙원이다. 죄책감도 못느낀다. 그것이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승작용을 하면서 탐닉하도록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다. 마음 한쪽에서는 향락과 짜릿함을 추구하는 선과 악의 싸움이 계속된다.
TV에 나오는 유명 목사님이 한번은‘음행하는 자들과 간음하는 자들을 하나님이 심판하신다.’라는 히브리서 내용을 가지고 열변을 토했다. 그런데 어느 모임에서 누군가 그 목사님이 예전에 강원도 어느 모텔에서 새벽에 어떤 묘령의 여인과 같이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며 비난을 퍼부었다./참으로 인간은 죄인이다,목사할 것 없이 누구나 똑같다. 나도 마찬가지다, 누가 누구를 정죄할 수 없다. 사실 음해 간음을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신다는 것을 알면서도....
술총량제와 유사하게 행복총량제, 고통총량제라는 말이 회자된다, 누구나 인생 전체를 통틀어 보년 행복총량과 고통총량은 같다, 젊어서 행복 했으면 중년이나 노년에는 또 다른 불행이 와서 똑같다. 하나님은 공평하시다는 것을 근간으로 시작된 말이다.
물 때문에 밥먹고 사는 남자
시청 치수과 근무시절 ‘우수배제펌프장’이라는 용어를 지금의 빗물펌프장으로 바꾼 사연부터 90년 서울대홍수, 송파구 풍남동 일대 침수, 노량진정수장에서의 기름띠 제거사건, 뚝도정수장의 직원 사망사건.,송수관로 사고, 6개 정수장을 통솔해야 하는 생산부장 시절 엄동설한 강북정수장 송수관로 사고등 수질사고와 시간의 한계속에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무픞을 끓고 총알 기도부터 한 이야기들은 상수도업무의 중요성과 긴박성을 심어주고 있다.
정득모박사는 다시태어나면 축구선수가 소망이라고 한다.
그는 물연구원장 재임시에는 물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문래동 수질 사고를 예언이나 하듯 연구원의 올바른 방향을 위해 노를 저었다. 연구원내 족구,테니스등 동호회도 구성하고 시합도 했다.
그리고 33년 물인생에 마지막 종점인 상수도본부장으로 재임하여 대혁신의 기조를 마련하고 싶었던 정박사다. 그러나 부시장들 모두 잘아는 사람들이고 학교 후배고 고시아래 기수다, 전기직렬이란 노비문서가 끝까지 발목을 잡아 좌절됐다. 그 아픔은 속이 불편하고 영혼이 슬프면서 화가 치밀기도 하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아쉬울 때 떠나는 것이 등 떠밀어 나가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 사퇴를 결심했다.
명예퇴직 신청을 내고 33년 서울시 공무원 생활을 정리했다.
사실 사표를 던진 것은 인사 불만이고 공업직 차별에 대한 일종의 무언의 반항이었다. 정박사는 부시장이 되면 기술직 인사 제도부터 개방하여 누구나 승진 기회만은 확실히 동등하게 주겠다고 절치부심한 그다,
사회생활 2년간의 짧은 경험도 이 책에 담았다.
글 전체가 모두 진실이고 솔직한 고해성서며 자신에 대한 또 다른 성찰이다.
정박사는 용인시 기흥구에 출마할 결심을 하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비록 정치적 술수나 협작,허풍과 거짓 약속을 밥먹듯 하는 기존 정치적 감각은 떨어지지만 국민과의 약속, 개혁해야 할 것은 반드시 개혁하고 피 터지게 싸울 강직한 인물임은 분명하다. 용인시의 하천정비와 악취제거에 대한 방향도 그의 머릿속에는 녹여 있다.
서울시베스트공무원으로 선정됐듯 용인시민의 자랑스러운 일꾼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인물이라 기대가 간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소장/환경경영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