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
생터 성경사역원에서 하는 <어? 성경이 읽어지네> 강사과정을 작년 9월에 시작하여 올 2월까지 6개월 과정으로 마쳤다. 입학시험, 중간, 기말 고사, 실체성 강의, 팀티칭 강의, 수련회, 성경 통독, 독서리포트 등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다. 하지만 대전에서 열리기만 기다린 터라 너무 행복하게 시작했다. 힘에 겨운 과제물과 시험을 앞두고도 밤을 세울 수 있을 만큼의 정신력과 체력이 따랐다. 사실 새벽기도 하고 오면 자는 습관으로 아이 밥도 차려주지 못하고 남편 목사님이 차려주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놀랍게 아침에도 깨어서 숙제를 하며 아이에게 아침을 차려주게 되었다. 기적이 일어났다. “엄마 이렇게 공부 했으면 하버드 갔겠다”고 아이가 이야기 한다.시험 점수를 보며 일등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내가 아이에게 했던 잔소리를 그대로 받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구약과정을 마치고, 신약 기말 고사를 앞두고 하늘을 찌를 듯한 열정이 사라지고 하기 싫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달라진 나를 보며 내 자신이 더 놀라웠다. “이렇게 바닥을 칠 수도 있구나” 기말을 마치고 신약 수련회를 가서야 회복이 되었다. 다시금 팀티칭 강의를 준비할 수 있는 열정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나에게 몰입할 수 있는 것을 만난 건 행운이다. 내 시간과 열정을 들여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안에 잠재되어 있는 에너지로 인해 나 자신이 놀랐고 주님의 도우심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어릴 적 홀로 계신 친할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연년생 남동생과 5살밑의 여동생이 있었다. 아버지는 장남이셨다. 엄마 아빠는 일 나가시고 삼촌 고모들과 대가족에서 자랐다. 노량진 산동네에서 자랐고 “늘 네가 아들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말을 할아버지에게 많이 듣고 자랐다. 해가 지고 어두울 때 운전을 하고 집으로 갈 때면 서글픈 생각이 들고 왠지 집에 있어야만 하는 시간인데 라며 서둘러 귀가 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득 “아 내가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았구나, 부모님에게도 ,남편에게도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구나” 깨닫게 되었다. 주님의 충분한 사랑이 있음에도 그것을 바로 알지 못하여 왜곡된 사랑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누리지 못했다. 그것이 주님과 주님의 말씀에 몰입하지 못하는 방해가 됨을 알았다.
베드로는 어부였다. 예수님이 부르심으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었다. 다문화 방문 지도사로 9년 넘게 일을 하였다. 베드로를 풀타임 사역자로 부르신 그 부르심이 내 안에 도전이 되어 나도 새해부터 풀타임으로 주의 일을 감당하려고 다문화 일을 마무리 하였다. 힘도 들지만 보람도 있었기에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다. 이제 전도하며 말씀을 가르치며 교회 아이들을 돌보는 사역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교회 사역에 몰입하여 목사님을 도와 교회를 든든히 세워가려고 한다. 개척 7년차 새롭게 다짐하며 시작하는 새해이다. 가정적으로도 큰아이는 유학중에 있고, 작은 아이도 서울에서 기숙하며 학교를 다니게 되어 부부만 남게 된다. 부부만이 남아 서로를 의지하며 사랑하는 법도 배워야 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목양의 가족들과 아이들을 위해 몰입해야 할 시기이다. 바위틈에서 생수가 흘러넘치듯 나의 사역에도 올 한해 그런 생수의 강이 흘러넘치는 복된 새해가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