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우리 임마누엘 가족 여러분에게
겨울 같지도 않은 겨울이 지나갔는가 했더니, 참 이상한 계절 코로나의 봄이 닥쳐왔습니다. 코로나의 공포가 지금 이 땅을 온통 뒤덮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신천지 집단이 매개체가 되어서 바이러스를 퍼뜨렸다고 하니 영적으로나, 병리학적으로 정말 사악한 집단이 아닌가 합니다.
덕분에 신천지라는 집단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나기는 했지만 그 피해가 실로 막대합니다. 무고한 생명들이 고통을 당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 세계에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경제적 피해는 환산할 수 없는 정도이겠지만, 무엇보다도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배고파서 죽겠다는 탄식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염려되는 것은 신천지 때문에 정상적인 교회까지도 바이러스나 옮기는 집단이라고 싸잡아서 손가락질당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신천지가 은밀하게 교회와 가정에 파고 들어서 흔들었다면 이번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려서 아예 교회를 근본부터 흔들려고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이야말로 신천지가 그토록 원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한 것은 그것 때문에 교회의 존재, 교회의 능력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믿음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예배드리고, 서로 마음과 음식과 인사를 나누며 사는 것이 얼마나 복되고 아름다운 일인데 그런 것조차도 거리를 두고 경계해야만 하다니 안타깝습니다.
우리 교회도 2주간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않기로 하고 지난 주일을 지냈습니다.
일찍이 경험해보지 않은 참으로 낯선 것이어서 저 역시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느 때보다 교회를 살펴보고, 여느 때처럼 정성껏 정리도 하고 청소도 하고 합니다만, 보는 것마다 허전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주로 아내가 작업을 하고, 김정식 로제 선생이 배려와 수고를 해주셔서 2012년부터 작년까지 우리 교회 어린이들이 부른 통일 노래와 성탄 노래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원, 동영상, 사진, 악보, 그리고 아이들 이름까지 다 기록하고 편집해서 ‘김정식 로제의 노래’카페에 <평화의 노래–전주 임마누엘교회> 코너를 만들어 올려놓았습니다. 거의 30여 곡 되는데 참 많은 노래들을 부르며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걸어온 평화와 선교와 통일의 길이 결코 작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전을 하다가 생각보다 빨간 신호가 길어질 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저에게는 지나온 길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임마누엘 가족 여러분!
교회 예배가 없는 2주간 어찌 지내시고 계신지요?
아무쪼록 건강하고 안전하시길 빕니다. 그리고 우리 임마누엘 공동체를 위해서 마음을 항상 모아주시고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교회가 수백, 수천 명이 모이는 교회도 아니고 하니 2주간 지나면 교회에 모여서 함께 예배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것은 아래에 따로 적겠습니다.
내내 주님의 평안을 기도합니다.
2020년 3월 3일 서용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