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꽃 / 서형오]
은사님을 따라
열차를 타고
양산 원동으로
매화꽃을 보러 갔다
꽃길을 따라 걷는데
얼마 전에
사위가 세상을 떴네
꽃향내에 섞여 건너온
한마디 말에
나는 귀가 젖었고
매화 꽃잎들은
살포시 흔들렸다
해가 지고
꽃길을 등지고 와
숱하디숱한 사람들이
왔다 떠난 대합실에서
열차를 기다릴 때
내가 이제 매화꽃을
몇 번이나 더 보겠나?
또 건너온 한마디 말을
돌아오는 열차 속에서
나는 자꾸 만지작거렸다
꽃 보러 갔다가
피었다 지고
졌다가 피고 하는
꽃의 일 사이에
피었다 져 버리는
사람의 일이 있음을
감상의 부록으로
새로이 달고 왔다
l해설l
고전 "순자(荀子)"에 "사람의 운명은 하늘에 달려 있고, 나라의 운명은 예의에 달려 있다(故人之命在天, 國之命在禮)"에서 유래된 말이 인명재천(人命在天) 입니다. , 바다 터널 속으로 자동차가 다니며 로봇이 음식을 가져다 주고, 청소및 세탁부터 건조까지 자동으로 되어지는 시대.
감성적인 시를 쓰고, 로봇 수술을 통해 인간의 생명은 연장선에 놓이지만, 여전히 진시황제가 찾던 불로초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설사 불로초가 있다 해도 불로초 또한 피고 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그래서 서형오 선생님은 벌써 지고 만 매화꽃을 시제로 가져왔습니다. 생과 사는 계절성 연령성 지역성 등등 모든 것을 무너뜨린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계절성을 무너뜨린 좋은 작품이라 사유해봅니다.
-맹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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