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th] 28 - 정유정 저
도서명: 28
저자 : 정유정
출판사 : 은행나무
선정자 : 가을햇볕
모임일 : 2019-11-23 (토) 오후 5시 30분
장소 : 스테이스터디카페(목동역 근처)
작성자 : 크로
참석자 : 가을햇볕, 여름숲, 강철, 크로
[가을햇볕]
나는 책을 구입할때 가끔 작가 단위로 한꺼번에 산다. 최근에 정유정 작가의 책들을 일괄 구입하게 되어 이 책을 선정하게 되었다.
이 책은 가독성이 뛰어나며 개인적으로 작가의 전작인 '7년의 밤'보다도 좋았다. 작가의 책중에서 가장 괜찮았다.
책의 재목인 '28'이란 숫자가 궁금했다. 특히 좀비영화 '28일','28주'를 떠올리게 한다. 점염병으로 인한 사람들의 패닉과 공포에 처한 모습이 유사하며 영화 '감기'도 생각나게 했다.
주요내용은 화양이라는 도시에서 인수공통 점염병이 발생하여 도시전체가 격리되고 그 혼란에 처한 인간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책을 전개해나가는 구성방식이나 시점이 독특하다는 것이다. 특별히 주인공도 없으며 개와 사람들 각각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어서 사실감과 디테일이 살아있다.
극한 사항에 처한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리고 실제 점염병보다 사회혼란과 인간들의 폭력성이나 이기심으로 죽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2가지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첫째 사이코패스의 무서움을 알 수 있다. 끔찍함과 잔인함 그리고 집요함으로 부모조차 가리지 않고 살해하는 잔혹성을 느낄 수 있다. 둘째 점염병이 개와 관련 있다고 하자 사람들이 그동안 애지중지 키우던 개를 버리는 인간 본연의 이기심과 잔인함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인간이 생존의 위기에 처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지를 잘 보여준다.
[여름숲]
정유정 작가는 일반적인 작가의 글과는 많이 다른걸 알 수 있다.
문체가 전문적이면서 강렬하며 거침없는데 작가가 간호사출신이고 남편이 소방관이라 사회 경험이 많고 그것을 기반으로 한다.
작가는 인간 본성을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날것을 보여주는데 재능이 있다.
인수공통 점염병이라는 설정은 지위고하, 남녀노소, 인간, 동물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 동물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는 설정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기준의 아내를 죽인 개는 생존을 위해서 먹이를 공격하고 죽이지만 수진을 성폭행한 불량배들은 단지 쾌락을 위해 악행을 저지른다. 과연 인간이 동물보다 나은지 묻고 있는 듯하다.
작가가 구제역으로 가축을 생매장하는 것에 영감을 받았다고 했는데 책에서 등장하는 주요인물은 그 누구도 병으로 인해서 죽는 것이 아니라 사회혼란과 사람들의 공격으로 죽는데 이는 우리가 동물을 전부 살 처분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절박한 사항에 처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인간의 가장 밑바닥 본성이 어떠한지 통제 불가능한 점염병이라는 소재를 도입하여 보여준다.
화양이라는 도시의 군대 봉쇄는 마치 5.18광주를 생각나게 하며 작가의 고향과 활동지가 전라도 광주라 거기서 영감을 받았으리라 생각된다. 이는 또한 최근의 홍콩의 처지도 생각나게 하여 마음이 아팠다.
정유정작가 특유의 직설적인 표현이 몰입감을 높이고 리얼리티를 높여서 등장인물 마음상태를 잘 이해할 수 있게 한다.
p355) '그들이 떠난 후 더 충격적인 깨달음이 왔다. 자신은 아버지를 진정으로 찾으려 한 적이 없었다. 단 한 번도 그녀는 아버지와 현진이 죽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눈앞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데도 가능성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알고 있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유의 일이었다. 몸에 이상이 있다는걸 알면서도 건강검진을 받지 않으려는 심리와도 비슷한 것이었다.' 는 수진이 아버지에 대한 애절한 마음과 차마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을 잘 표현한 문장이다.
책에 화양봉쇄는 많은 생각들을 들게 하는데 수천만을 살리기 위해 수십만을 희생한 것이 공리주의 관점에서 합당할 수 있겠지만 과연 올바른 것인지 묻는다. 극한의 공포의 사항에서 외부 사람들은 차라리 화양의 모든 사람들이 죽어버렸으면 하는 마음 또한 엿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건 개의 이름을 '링고'와 '스타'로 지은건 가수 비틀즈 맴버 이름에서 차용한 것이다.
[강철]
지난주 대만여행으로 인하여 2주전에 읽어서 세부 내용에 대한 기억이 뚜렷하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역량이 뛰어나며 책의 내용전개가 아주 집요하며 치밀하게 전개해 나가는걸.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개'와 '겨울' 2가지가 이 책에서 계속 나와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책의 구성이나 내용을 볼 때 작가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이야기가 너무 혹독하고 삭막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희망 없이 끔찍한 상항이 계속되어 읽어나가기 힘들었다.
사랑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부분적으로 조금 나오는데 연애 관련 스토리도 좀 더 많고 밝은 내용도 많았으며 좋을 것 같다. 특히 사이코패스 '동해'를 등장시켜 더 잔인하고 끔직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다.
여름숲님이 말했듯이 5.18광주와 구제역의 가축생매장 같은 것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특히 구제역때 동물을 격리, 패기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구제역 가축과 마찬가지로 화양에 갇힌 인간도 똑같이 격리 폐기되는 사항을 맞게 된다.
책은 잘 구성되어 있고 읽을 가치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희망 없이 우울하고 암울하게 진행되는 건 그다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크로]
정유정 작가의 작품은 늘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이번 작품도 작가 특유의 강렬한 글의 전개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작가를 모르고 읽어도 정유정 작가가 생각나게 하는 글이었다.
이번 작품은 기존 '7년의 밤', '종의기원' 보다도 더 원초적이고 거침없이 힘 있게 주저함없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게 보였다. 하지만 나는 '7년의 밤'이 좀 더 완결성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이전 책보다 더 스케일이 크고 인물들의 다양성, 동물의 심리까지 작가의 상상력의 힘과 이야기의 범위가 더커진 느낌이었다.
이번에도 느꼈지만 정유정 작가는 세밀한 자료조사와 전문분야의 학습을 통하여 이야기를 더 사실감 나게 한다. 책의 마지막에 수많은 감수자에 대한 감사의 말만 보아도 사실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작가의 노력을 볼 수 있다. 특히 책의 시작부분의 알래스카 개썰매 시합에 관한 묘사는 너무나 생동감 있게 묘사하여 작가의 뛰어난 역량을 드러낸다.
첫댓글 수고하셨어요^^
신속 정확한 후기
감사합니다 ㅎㅎ
수고하셨습니다. 두서없이 말한 것이 잘 정리되었네요!
감기 영화를 보았는데 설정과 구성이 이 책과 똑 같았다. 이 책이 나오기 전에 미리 각색한 것 같다.